작가명 : 한백림
작품명 : 무당마검, 화산질풍검, 천잠비룡포.
이건 한백무림서를 두고 쓴 글이 아닙니다. 그 작품을 읽는 독자들의 태도를 '감상'한 것이며, 사실 제가 생각해도 감상란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고는 생각하지만, 한백무림서를 즐겨 읽고, 천잠비룡포 다음 권을 기다리는 독자 중 하나로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에 올리는 것이니 문피아 네티즌 분들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천잠비룡포 신권의 등장과 함께 감상란에 천잠비룡포, 나아가서 한백무림서 열풍이 불어닥쳤습니다. 한 페이지에 대여섯 개 이상이 천잠비룡포나 한백무림서에 대한 내용을 가진 글이 올라오는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죠. 뭐, 나쁘지 않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좀 도배되는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죠.
하지만, 문제는 댓글입니다.
한백무림서에 관한 얘기가 떴다, 하면 댓글이 폭주합니다. 예전부터 이런 경향이 있어서 눈살을 찌푸릴 일이 많았는데, 이번엔 그게 좀 심해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오랫만에 신권이 나왔기 때문에, 그 흥분을 주체 할 수 없는 거겠지만... 그게 심해지면 문제가 되죠.
"아니 댓글이 많은 게 무슨 죄인가요?"
라고 말씀하시면 댓글들을 읽어보세요. 거의 반 이상은 청풍이 쌔다, 명경이 쌔다, 단운룡이 쌔다. 십익은 동등하다. 가위바위보 관계다. 누가 더 우위에 있다. 이런 얘기고, 가끔은 자기의 주장만을 내세우다가 심한 말이 나오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전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무언가가 겹쳐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불안합니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월희.
타입문.
길가메쉬가 짱 먹는다, 알퀘이드가 쌔다, 직사의 마안이면 죄다 죽인다, 오르트가 짱이다, 시키만 있으면 뭐든 죽인다, 무한의 검제가 최고다, 신비도 때문에 왕의 군세에 먹힌다, 등등등.
........
아실 분은 아시겠지만 타입 문은 엄청난 수의 극성팬(일명 달빠)과 그에 준하는 안티팬(일명 달까)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감히 일본 야겜 따위에 한백무림서를 비교하는가?'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유치 할 정도로 순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건 타입 문 팬이나 한백무림서 팬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한백무림서를 거의 신앙시(...)하며, 최고의 무협이다, 더는 나올 수 없는 대작이다 평가하는 분까지 본 적이 있습니다.
뭐, 논쟁 자체로는 그리 나쁘지 않겠지요. 저도 가끔 논쟁하는 걸 보다 보면 재밌고, 저도 모르게 빠져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한백림 작가의 세계관이 탄탄하고, 매력적이라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걱정하는 것은 그 이후의 일입니다.
대다수의 아이돌 그룹의 안티가 왜 생겨나는지 아십니까?
그룹 자체에 반감을 갖고, "아 쟤는 얼굴이 못생겨서 싫어." "노래가 병맛나" "그냥 이유 없이 싫어"라고 생각하고, 안티가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실 분은 다 아시겠지만 안티를 만드는 건 극성팬입니다. 극성팬(빠)이, 자기 딴에 열심히 활동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 반감을 갖는 안티가 늘어나게 됩니다. 안티 역시 나름 활동을 할 것이고, 극성팬들은 더 심하게 활동을 하게 되죠. 이게 무한한 악순환이 되는 겁니다.
한백무림서의 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글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과 흥분을 못이기고 글을 쓰고, 논쟁을 벌인다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정과 흥분이 도가 지나치게 되면, 한백무림서를 별로 재미있게 읽지 않았거나.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갖고 있는 작품 전체에 인상이 나빠지게 됩니다.
진정한 팬이라면, 진정으로 한백무림서라는 작품을 아낀다면. 자신들이 쓴 게시글 한 장, 댓글 한 줄이 작품에 어떤 나쁜 인상을 주진 않을까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숭배하고, 신앙시하다가 오히려 작품의 이미지를 망쳐버린다면 그건 그 작품의 팬이라고 말하기 힘들겠죠. 오히려 고도의 안티로 비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뭐, 그냥 아쉬운 마음에 끄적인 두서 없는 잡담이였습니다. 이미 말했지만, 저 역시 한백무림서를 사랑하는 독자 중에 한 명입니다. 천잠비룡포 다음 권, 그리고 소림신권, 그리고 다른 십익들의 이야기까지.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백무림서 팬분들은, 한백빠라든지, 한덕후라고 낮춰 불려지지 않을 수 있도록 저와 함께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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