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정찬하
작품명 : 대마도사 디트
출판사 : 어울림
안녕하십니까... 군바리 슈바입니다.
이등병 주제에 백일 휴가 나와서 보게 된 소설이여서 감상평을 올리게 됬네요.
대마도사 디트는 취향을 굉장히 타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정확히는 게임 판타지이지요. 차원이동을 한 마법사의 영혼 '메스메란', 십수년간 의식만이 활동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갈고닦은 청년 '주현', 그리고 '우연'으로 태어나 '사랑'을 중심으로 가상 현실세계의 어머니가 된 인공지능 '아프로디테', 이 세가지가 어울려서 하나의 존재, 세계를 이루고 그 속에서 마법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을 다룬 소설입니다.
다소 대사를 어렵게 하고, 의도적인 감동을 주기 위해 어려운 단어를 쓰는 면도 있지만 이 소설의 장점은 다름 아닌 '순수한 마법'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이란 허무할 것인데, 허무마저 뛰어 넘은 이 사랑이여"
근육이 퇴화하고 장기가 망가져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의 주현을 위해 주현의 할아버지는 비록 듣지도, 느끼지도 못할지라도 주현에게 책을 읽어주고, 경전을 읽어줍니다. 십수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말이죠.
의식만이 활동하는 주현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의식 세계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말합니다. 자신의 고통, 그 무한한 고통과 그 고통을 넘어서는 무념무상, 그리하여 스스로 달처럼 고적하고 물처럼 담담히 그 고통을 넘으면서도 단 하나 그 사랑 때문에 그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리석은 자에게 죽음은 당연하다"
여자로 태어나 암흑의 주문으로 자신이 모시던 주인의 지식과 기억, 마법과 육신을 강탈한 성노 메스메란, 그녀, 아니 그는 잔인하고 교활하며 탐욕스럽게 그 모든 마도의 비원을 모아 진실된 마법을 얻고자 합니다. 그 모든 행동이 오히려 그, 혹은 그녀를 진실된 마법에 오를 수 없게 만듬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사악하지만 위대하고, 위대한만큼 오만했던 마도왕국 최후의 마법사 메스메란은 그 영혼만이 이계로 추방되면서 주현과 만나게 됩니다. 과연 그, 혹은 그녀는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요.
"마법은 비밀에 감싸여 있다."
우연으로 태어나 인간을 배우며 성장한 인공지능 아프로디테, 그녀는 그녀의 이름을 딴 가상현실세계의 주신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녀가 순진하면서도 지혜로운, 마법의 비원을 추구해나가는 디트를 보게 되지요. 그녀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시스템의 창조자이자 관리자인 그녀의 지식과 인지를 넘어서는 주문을 다루고 사용하는 디트를 보면서 아프로디테는 고민에 휩싸입니다. 과연 그녀는 디트를 통해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일까요?
1권은 다소 어렵고, 지루해보일 수도 있는 글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글의 조판 양식이나 표지 때문에 더더욱 그래 보이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1권은 대마도사 디트의 전개, 그리고 디트만의 독특한 스토리라인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권이고, 대마도사 디트라는 존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나가는지를 설명해 주는 이정표와 같은 권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일반적인, 혹은 너무나 뻔해 보이는 낡디 낡은 마법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이롭고 아름다우며 그 생명을 영혼을 거는 것을.
사악하고 선하고 지혜롭고 교활하고 어리석고 둔할지라도 단 하나 순수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마법의 비원을 이루는 것이겠지요.
13살에서 성장이 멈추어버린, 그러나 오랜 사색과 지혜로 동시에 20대 중반의 현자라고 할 수 있는, 마도 왕국의 비전을 품고 있는 디트.
과연 그가 걸어갈 길에는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까요? 흥미진진하게 기다려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