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하지은
작품명 : 얼음나무 숲
출판사 : 로크
얼음나무 숲은 연재 당시 나를 꽤나 달뜨게 했던 작품 중 하나이다. 초반에 나는 이 소설을 보면서 영화 아마데우스가 전혀 다른 캐릭터들로 전개되는 색다른 아마데우스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점점 갈수록 얼음나무 숲은 전혀 다른 매력으로 나를 사로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출판을 고대했던 작품이었고, 우연찮게 들른 서점에서 책을 발견한 순간 주저없이 손을 뻗었다.
얼음나무 숲의 이야기에는 얼음나무 숲이라는 낭만적으로 보이는 전설을 배경으로 한, 인간들의 처절한 집착의 섬뜩함이 있다. 그 집착은 음악에 관한, 그리고 사람에 관한, 그 밖의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분야에 대한 집착들이다. 게다가 작중 인물들의 외곬적인 집착들은 대부분 양방향이 아닌 일방적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집착은 더 끈적거리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 하고 나니 얼음나무 숲이 무슨 무거운 분위기의 호러물인 것처럼 표현된 것 같다. 그러나, 얼음나무 숲의 매력은 이런 무겁고 질려버릴 수 있는 이야기를 몽환적이고 부드럽게 표현하여 마치 환타지 영화나, 환타지 동화를 보고 난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작중 인물들의 내면, 특히 주 이야기 진행자인 고요의 갈등과 성장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갈등의 마무리와 나름의 해답을 무리없이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도 한 몫을 한다.
또한 이야기의 긴장의 고조와 적절한 갈등의 해소, 작중 인물들간의 관계의 깔끔한 정리 또한 매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또 몇가지 미스테리들을 적절히 은닉함으로써 상상의 여지와 이야기의 여운, 여백이 있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책을 덮고 난뒤 까지도 묘한 가슴떨림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 쓰고 나니 책을 분석해 놓은 듯한 감상이다. 이러한 글을 쓰는데 익숙하지 않은지라 글이 두서없이 딱딱하고, 얼음나무 숲의 이미지를 망쳐놓은 듯 하여 안따깝지만, 책을 덮는 순간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넘쳐 흘러 글을 쓰게 되어버렸다.
조금 많은 듯한 이야기를 한권에 담으려고 한 탓인지, 아니면 출판사의 방침 탓인지 책이 조금 빡빡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는 결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글쎄, 나는 지금 내 책꽂이에 꽂혀있는 얼음나무 숲을 보면서 다시 펼쳐볼 날을 고대하며 뿌듯해 하고 있다. 저 책을 다시 읽었을 때, 나는 또 어떤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모쪼록 졸필로서 얼음나무 숲을 읽을 다른 분들께 괜한 선입관을 심어드리지 않았기를 가슴조리며 이만,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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