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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농도 미리니름 약간 포함되어 있습니다 *
능력자 배틀물 + 리셋물 + 미스터리. 상당히 복합적인 체계를 갖춘 신선한 소설이다. 여러모로 흥미진진한 것이 요즘 읽은 무협 가운데 세손가락 안에 꼽을 만 하다.
주인공은 사대마경 중 하나, 탈혼경을 익힌 성연이다. 이 탈혼경이란 것은 일종의 리셋라이프 티켓 같은 것이라 성연은 몇번의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탈혼경에는 수많은 비밀이 있고, 이번 생의 성연은 그 전대 성연의 기억을 완벽하게 이어받지 못한 별개의 인격이며 영혼이다. 반복되는 삶 속에 약간의 차이로 인해 분기가 생겨 미래에 변화가 오며, 그 속에서 탈혼경의 비밀을 하나하나 벗겨가는 재미가 기대 이상이다.
팔색안이나 사대마경 등 무협에서 쉬이 찾아보기 힘든 기이한 능력의 소유자들이 벌이는 쟁투는 독특한 풍미가 있다. 전반적인 무공설정도 전통적인 그것을 따르기보다는 특수능력 개념인 것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흥미를 끈다. 판타지로 치면 쥬논님 작품, 그 중에서도 천마선과 유사한 분위기를 떠올리면 되겠다.
아쉬운 것은 그렇게 독창적인 설정을 많이 쓰면서도 왜 '찰향적'이니 '규화보전'이니 하는 원전이 뚜렷한 무공을 차용해서 쓰고 있나 하는 것이다. 내 기억에 (애매하긴 하지만) 찰향적은 고룡인지 양우생 작품 중에 나왔던 무공이고, 규화보전이야 뭐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한글자만 바꿔도 다른 것이 되거늘 굳이 타 작가의 무공명을 빌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마이너스만 될 뿐인데..
작품 내 무위 설정, 특히 성연의 무위가 오락가락 하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귀검자는 구패천의 반이 덤벼야 맞먹을 수 있는 고수고, 그 귀검자를 백초만에 잡는 것이 칠대마인이고, 주인공은 그 칠대마인 중의 하나와 사십여 초나 겨루는데, 구패천의 어중이떠중이 몇명에게는 쩔쩔 맨다. 천하에서 삼십 위 안에 들 거라는 이야기도 듣는데 실제로 작품 중에 나온 초강자들만 다 꼽아봐도 오십 명은 가뿐히 넘을 거다. 여러모로 일관성이 부족한 느낌.
이러니저러니 해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많은 듯 하다. 특히 비밀에 조금씩 다가가는 느낌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다음 권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요즘 장르소설 중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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