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양우종
작품명 : 아리우스 전기
출판사 : 황금가지
출판사가 가진 브랜드의 힘을 믿고 빌린 책, 5권이라는 적절한 분량의 소설, 여러가지 요소가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기에 주저없이 책을 뽑았다. 결과는? 신선했지만, 아쉬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용두사미라고 느낀 글이다.
2002년 출간된 <아리우스 전기>는 한편으론 진부해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굉장히 신선했고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초반부의 간결하고도 깔끔한 스타트. 물론 그 내용은 처절하기 그지없는 것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시작은 '아리우스의 환타지 세계'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끔 만들었다.
<아리우스 전기>는 그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잘 구축해놓았다. 일련의 판타지소설이 가지는 비스무리한 설정이 아니라, 신들의 세계를 비롯한 종족의 개념까지 새로이 서술함으로서 적지않은 신선함과 놀라움을 선사했다고 보여진다. 물론 꽤나 복잡하게 느껴지는 세계관 때문에 다소 몰입에 방해가 된 점도 있었지만 이러한 점은 충분히 감안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소설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 중 하나는 주연급 캐릭터의 살아 숨쉬는 듯한 생동감이었다. 노기사와 레인보우 이 두 캐릭터는 말 그대로 '환타지' 그 자체다. 작가의 필력은 이 두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는데, 그 힘이 생생하기 그지없었다. 아마 이 두 캐릭터는 여지껏 본 어떤 환타지소설의 캐릭터보다 독특하고 개성있게 그려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아리우스 전기>는 점차 뒤로 가면서 그 특유의 긴밀한 전개와 설정이 조금씩 헐거워지는 것 같았다. 특히 마지막 권인 5권에서 그랬는데, 굳이 그렇게 마무리를 지었어야 했는지는 매우 아쉽다. 긴밀한 세계관과 설정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오히려 그게 독이 되어 감당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고.. 겹겹이 둘러싸인 음모의 끝은 너무도 허무하게 마무리되었다. 특히 키에라에 대한 결말 부분은 허무 그 자체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생략)
오히려 그 때문에 주인공인 아리우스만 중간에서 어정쩡하게 되어버렸다고 느낀건 읽은 독자 중 나 하나 뿐이려나. 한두권 정도의 분량이 좀 더 확보되었다면 이야기는 아마 좀 더 짜임새있고 화려하게 마무리되었을지도 모르겠다.
5년 전에 나온 (나름 오래된)책이지만, 앞서 언급한 아쉬운 부분을 제외한다면 <아리우스 전기>는 꽤나 잘 쓴 책이란 생각이 든다. 뭐, 읽는 독자분에 따라 느끼는 거는 다르기 때문에 또 어떤 느낌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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