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심심한 하루였습니다. 이리저리 감상글을 뒤적이던 중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감상란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글을 읽어봤습니다. 그리고 추천 수 10개 이상 되는 글들을 정리해 봤지요. 그리고 어느 작가에 대한 감상인지 세어 봤습니다. 감상문 전체를 세는 것은 아무리 시간이 남아돈다고 해도 힘들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방법이 더 의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말이죠.
추천 제도가 생긴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좌백이나 진산과 같은 분들은 포함이 되질 않더군요. 아무래도 최근에 작품을 내신 분들이 월등히 유리하겠지요. 그래도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정리를 해 봤습니다. 감상글의 추천 수 상위 글을 추려서, 작가 6분으로 줄였습니다.
추천 수 10개를 기준으로 했으며, 비추의 뉘앙스가 섞인 글은 제외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간편하게 평어로 가기로 하죠.
1.임준욱
진가소전으로 데뷔한 작가 임준욱. 그야말로 무협계의 국민작가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정(情)의 작가'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의 글은 항상 따스하다. 민초들을 사랑하고, 지인들을 사랑할 줄 안다. 슬프면 목 놓아 울기도 하고, 화가 나면 거침없이 화를 내기도 하는 평범한 주인공. 어디서든지 볼 수 있음직한 청년들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때로는 형제와 같고, 때로는 아들과 같은 그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입가에 맺혀있는 미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2권짜리 작품인 '촌검무인'은 짧은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무협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평가된다.
대표작) 진가소전, 촌검무인, 건곤불이기, 농풍답정록, 괴선, 쟁천구패
2.장경
작가 장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묵직한 분위기와 비정한 주인공이다. 또 그의 작품은 강렬하고 투박하며, 애잔하다. 주인공은 항상 고뇌하며, 진지하다. 고전 무협의 향취가 가득한 그의 글에서는 수많은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추악한 욕망과, 섬칫한 애증. 인간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의 근작 철산호는 1인칭 시점으로, 무협의 문학적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작) 철검무정,천산검로, 장풍파랑, 암왕, 벽호, 빙하탄, 성라대연, 황금인형, 마군자, 철산호
3.용대운
한국 무협의 살아있는 증인. 그의 글에서는 연륜이 묻어난다. 그의 글에서는 강호의 낭만과, 강인한 의지가 돋보인다. 아무리 고난이 닥쳐 와도 항상 낙관적, 능동적인 자세로 헤쳐 나간다. 현실을 비틀어서 비판하기보다, 사회에 적응하고자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그의 글이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 태극문은 신무협의 효시라 일컬어지며, 독보건곤의 노독행은 특유의 사내다움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대표작) 마검패검, 냉혈무정, 강호무뢰한, 태극문, 독보건곤, 군림천하(집필중)
4.풍종호
수많은 광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풍종호.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작가 풍종호는 성숙한 시각으로 세상을 관조한다. 그로 인하여, 우리는 잊고 있던 무협의 품격을 느끼게 된다. 그의 글을 읽을 때는 반드시 정독을 하길 바란다. 문장 하나하나 빼먹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첫 권부터 다시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작가와의 신명나는 두뇌싸움을 원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뛰어들라. "풍종호 월드"로...
대표작) 일대마도, 광혼록, 화정냉월, 호접몽, <경혼기> 지존록(집필중), 검신무(집필중)
5.한상운
그에게는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한상운의 글에는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의 글에서 주인공은 독자들의 감정 이입 대상이 아니다. 단지 현실에 대한 풍자의 도구일 뿐. 서글픈 현실주의일까? 그러나 그의 발상은 독특하다 못해 자지러진다. 같은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이 어떻게 저렇게 이질적일 수 있을까? 세련된 블랙유머를 보고 싶은 분은 한상운을 찾기 바란다. 촌철살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으리라.
새로운 작품 무림사계에서는 과연 어떤 변신을 할 것인지 기대해 본다.
대표작) 양각양, 무림맹연쇄살인사건, 독비객, 비정강호, 특공무림, 무림사계(집필중)
6. 수담.옥
출판된 작품이 다른 대가들에 비해서 많지 않음에도 주목을 받고 있는 수담.옥. 그의 작품 사라전종횡기에서 그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무협 사상 초유의 대규모 혈전의 막이 오른다. 그 엄청난 전투의 스케일에 우리들은 압도되고 만다. 그리고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 여기서 한 번 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주인공 이외에 이렇게 많은 인물들이 기억되는 무협소설을 본 적이 있는가? 그야말로 파닥파닥 살아 숨쉬는 강호를 그려낸다. 작가 수담.옥이 그리는 세계로 빠져들어보자.
대표작) 도둑전설, 사라전종횡기, 청조만리성(집필중)
마무리를 하기 전에, 본인이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가가 또 하나 있다.
7. 금시조(박성진)
무협에서 '반전의 대가' 금시조를 빼놓고 갈 수는 없다. 그리고 그의 글은 하나의 역사를 이룬다. 청무량에서 적군양을 지나, 유정생을 거쳐 적무한으로 흘러가는 '금시조 월드'. 아주 다양한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대라신선이 와도 구하지 못할 악인에서부터, 당당한 대협에 이르기까지. 뒤통수치는 반전과 교묘한 복선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은 도전해 보시길 바란다. '풍종호 월드'와 쌍벽을 이루는 '금시조 월드'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라 장담한다.
대표작) 환환전기, 무림천추, 난지사, 겁난유세, 실혼전기, 광오천하, 북궁남가, 절대무적, 약골무적, 쾌도무적, 천뢰무한, 광마(집필중), 광신광세(집필중)
여기까지입니다. 생각보다 힘들군요. 왜 6명만 추린거냐? 이거 다 네 개인적인 의견 아니냐? 등등의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정 이상하게 보이시면 개인적인 추천이라고 보셔도 하등의 상관이 없겠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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