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청산인
작품명 : 청 검
출판사 : 창작아카데미
책을 고르던중 아무생각없이 집어들었다. 처음들어보는 작가명 청산인과 신무협 블록버스터란 겉표지에 의구심을 품었다. 작가 소개나 봐볼까하고 표지를 넘겨 보았다. 작가 소개 첫머리에 1984라는 숫자가 나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고 뒷글은 읽어보지도 않은 채 아무미련없이 책을 덮고 있던곳에 꽃아놓았다. 그리고 쭉 훓어본 후 김한승이란 이름만 보고 효우1권을 집고 카운터로 갔다. 나흘 후 효우를 반납하고 다른 책을 고르던중 아무이유없이 청검을 다시 집게 되었다. 그후 1984는 작가의 생년이 아닌 데뷔년도 라는것을 알았고 22년간 무협등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왔다라는 글은 그동안 갖고 있었던 나의 의구심을 한방에 날려보냈다.
소설의 전개에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과정이 있는데 장장 50권에 이르는 초특급 대하 소설의 분량만 놓고 따져봤을때 발단은 몇권까지가.. 전개는 몇권부터, 그리고 위기와 절정은 어디쯤 놓고 설정하는게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청검은 현재 5권까지 나온바 왠만한 장편소설을 놓고 따져보았을때는 위기나 절정 혹은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을 시점에 청검은 아직 핵심 등장인물의 소개도 채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중이라는 것을 보면 50부 무협 블록버스터란 말을 실감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다.
청검의 주인공은 청검이다.그러나 청검 혼자만은 아니다. 말인 즉슨, 50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려면 간단한 이야기의 단순구성만으론 (한작품빼곤) 절대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장편소설에는 복잡한 내용의 산만구성을 이용하는데 이 청검이란 작품에선 다양한 핵심 주변 인물들의 성장과정, 애틋한 사연이나 러브 스토리 등이 액자 소설방식으로 요소 곳곳마다 들어가 있어 그 내용에 한해선 그들이 주인공인 것이다. 주인공 청검과 무명노인의 이야기서부터 빙혼과 6인의 소년소녀 이야기, 히로인 사라자드와 담소옥의 이야기나 천독문주 화불세와 무천추의 사랑 이야기.. 마지막으로 천하무림을 양분하고 있는 흑도의 제왕 하후만승과 그의 아들 하후명의 이야기까지.. 전체적인 큰 물줄기는 주인공 청검한테로 흘러들기 마련이지만 그러기까지 그들의 겪었던 경험과 애뜻하고 가슴 절절한 사연과 사정은 액자 소설화 되어 독자로 하여금 인물들의 행위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하고 1권부터 5권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원래 감상문쓸때 미리니름은 잘 안하지만 눈물을 흘린 이유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거 같기에 -미리니름이지만 미리니름이 아닌-, 청검에 나오는 2편의 액자 소설의 대강줄거리로서 이유를 설명하겠다.
1. 청검은 18세 정도의 욕 없이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뒷골목에서 알아주는 무적의 생 날건달이다. 어느날 자기보다 덩치센 녀석에서 흠씬 두들겨 맞은 후 기절해 있었는데 어느 무명노인에게 도움을 받은 후 무공을 전혀 모르던 그 노인에게 적응하는 법, 집중하는 법, 자신을 믿는 법을 배우고 그것을 싸움에 응용해 자신을 패주었던 녀석에게 복수를 성공한다. 아무리 입이 걸지고 파락호에다 누구에게도 정을 주지 못했던 청검이지만 노인에게 가르침을 받는동안 그 노인에게만은 정을 느끼고 아버지라 부르고 싶지만 행동으론 옮기진 못하는데... 하루는 청검이 맹독의 칠점사에게 물려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 그 무명노인은 자신의 안위도 돌보지 않은채 천독문의 보물 천독환으로 청검을 구하고 오히려 자신은 독에 중독돼 폭포 밑으로 떨어져 생사를 알 수 없게 된다. 청검은 그가 죽지 않았다고 확신을 하곤 그를 찾아서 아버지라 불러보는 것만이 자신의 존재의 이유라 생각하며 천하를 떠돌며 그의 행방을 수소문 하며.. 파락호짓을 하고 댕긴다..
2. 천독문주 화불세는 자타공인 천하제일인이다. 소싯적에 그에게는 주근깨 많은 못난이 사저 한명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무천추. 무공과 재질은 화불세를 능가하지만 화불세를 좋아하고 있던 그녀는 그것(자신의 속마음과 무공실력)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안으로 속앓이만 하다 사부의 죽음으로 화불세는 그녀의 곁을 떠나 천독문을 창시하고 음지에서 천하를 조종하는 실력가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를 너무나 보고 싶었던 무천추는 남장을 하고 화불세와 1년에 한번씩10년에 걸친 비무를 했다. 그당시 기혼이였던 화불세는 2,3번 싸우는 동안 상대가 여자란 것을 알았고 그도 그녀에게 좋은 감정이 싹트는 것을 알게됬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랬는데 화불세는 끝내 상대가 무천추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깨끗하게 모든걸 밝히고 죽기로 결심한 11년째 비무의 날 많은 양의 일때문에 늦는 그를 북풍한설에서 20일동안 꼼짝도 않고 기다리다 얼어죽은 그녀을 발견한 화불세는 그녀가 자신의 사저인 무천추 임을 알게되었다. 그후에 화불세의 부인은 딸을 낳게 되는데 아기의 주근깨를 보고 아기가 무천추의 화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아기는 무공에 대하여 무천추의 천부적인 재질을 타고났지만 20살까지 밖에 살수 없는 기이한 천형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그것의 치료법을 찾다가 그동안 천하제일인 화불세와 그의 천독문에 기죽어 지내던 중원 무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백도맹의 사악한 음모에 걸려 치료법을 알아내는 대신 백도맹 소속 9파1방의 수뇌들에게 사지가 잘리고 무공을 폐지당하게 된다.
두 편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청검이 찾아해멘 무명 노인이 천독문과 연관이 돼 있던것은 애초부터 알았지만 무공을 전혀 몰랐던 무명노인하고 천하제일인 화불세하고 동일인 이라는 생각은 전혀 해볼수 없었기에 5권말미에 밝혀지는 두사람과의 상관관계에서 청검이 그렇게 애타게 찾고 애틋하게 그리워 하던 무명노인이 과거에 천하를 암묵적으로 호령하던 천하제일인에서 두팔과 두다리가 잘린체 벌레처럼 생을 유지하고 있는 화불세이다는 것을 암시하는 글을 읽는 순간 갑자기 내 눈의 시력이 급속도로 저하돼 다음글을 읽기가 힘들게 되었고 나의 볼에는 한줄기 물방울을 흐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청검을 5권까지 보신분은 이쯤에서 저 위에서 말한 -미리니름이지만 미리니름이 아닌- 이유를 알것이다.
청검을 읽은분들 중에 개중은 주인공의 대사에 욕설이 난무하고, 남녀간에 '응응'하는 하는 장면도 많이 묘사돼 있어서 보기 불편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검이 나중에 과거의 말없고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했던 '하나'였을 때의 기억을 찾는다면 그 걸걸한 껄쩍지근 했던 청검의 입담과 독자를 포복 절도케 했던 그의 일자무식은 다시는 볼 수 없을 지도 모르고, 순수문학에도 가끔씩 등장하는 '응응'씬도 청검 1권 이후에는 대폭 줄어들어(ㅠㅠ) 1권만 넘기면 책장을 넘기는데 전혀 무리가 없을것으로 생각해본다.
청검... 내 생애 최고의 무협이 되지 않을까하며 조심스레 설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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