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최동환
작품명 : 알버크의 작은 영주
출판사 :
영지발전물의 대표로 꼽히는 작품이기에
수준이하라는 세간의 평에도 불구하고 14권을 완독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작업이었습니다-_-
이번엔 소문은 역시 믿을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잘 쓴 글이더군요.
양산형의 거의 모든 설정이 짜집기 되긴 했지만
양판소라고 하기엔 필력이 뛰어났습니다.
작가님의 꼼꼼한 성격이 묻어나더군요.
주인공인 크리스티안 알버크는 죽었으나 이세계의
9서클 대마법사 프레드릭 알버크에 의해 환생하게 됩니다.
그는 생전에 배웠던 단전호흡;; 과 프레드릭의 유산을 발판으로
유래없는 검사, 대마법사, 정령사;; 로 성장하며
대륙을 지배하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차원이동을 하여
원래 세계에서 다시 살아나게 됩니다.
요약하면 간단하지만 정말 지리할 정도로 세밀한
전쟁묘사가 압권입니다. 어찌보면 전쟁소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세월이 지남에 따라 군이 어떤 요구에 어떤 형식으로
개편이 되고 적을 어떻게 무찌르고 점령지를 제압하는지에
대한 설명만으로 7권은 넘어갑니다.
작가님이 40세를 넘기셔서 그런지 세상에 대한 이해가
남다른 것도 이색적이었습니다. 주인공은 하는 일에 거의 실패
없이 프레드릭의 유산을 이용하여 승승장구합니다.
전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국가관을 수립하고
부하들을 단속하며, 자신의 이상향을 펼치기 위해 전력투구합니다.
재밌는 건 작가님께서 이런 크리스티안의 행보에
비판적인 시각이라는 것입니다.
크리스티안은 자신의 이상이라는 명목하에 솔직히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잔악한 행동을 서슴치 않으며 자식조차도
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작가 또한 마찬가지죠.
막판엔 상대 제국을 와해시키기 위해 수백만의 오크대군을
조련하여 침공합니다. 이로 인해 수백만의 인간들이 죽고
수백만이 또 피난을 가게 됩니다. 고향을 잃고...
이건 뭐, 권력투쟁을 떠나서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범죄입니다.
주인공이 인간인 한 이런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잔혹할까요?
스스로에 대한 넘치는 자신감과 지배자에 걸맞은 과단성,
인간으로서는 지나치게 강한 힘이 그런 비극을 촉발케 했습니다.
작 중에도 언급되지만 주인공이 비교적 똑똑한 회색 오크에게
문명을 전수한 것은 망중한의 장난이었습니다.
근야 어디까지 발전하는지 궁금해서죠.
나중에는 그것이 자신의 손을 떠나 수백만의 대군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명백한 주인공의 실수입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합니다. 오크 대군에 대한 지배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적인 인간들을 친 것이죠.
즉 지나치게 강하고 독선적인 주인공은 실상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주인공을 비웃듯, 세상이 안정된 이후 자신만의
수련을 위해 칩거하던 중에 소정의 성과를 이루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그가 남긴 모든 것들이 잊혀져 버립니다.
그리고 고향을 가기 위해 차원이동을 시도하죠.
결국 실상 14권에 이르는 주인공의 노력은 막판 몇 장을
남겨두고 물거품이 돼 버립니다.
저는 이것에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아마 작가의 인생관이겠죠. 욕망의 폭풍속에서 살아가던
인간의 의의는 무엇인지, 양판소라고 보기엔
의미심장한 그 무엇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단점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지만 기대하지 않고
보신다면 의외의 작품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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