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대가가 연재되기 시작했을 때 이렇게 추측했죠.
‘처음엔 재미가 있는데 출판되면 늘어지거나 산으로 가겠다.’
이런 추측이 가능한 것은 그간 출판된 회귀물들의 대부분(99%)이
이미 히말라야 등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억지 춘향 격으로 보기는 보는데 종결이 가까울수록 고역이 됩니다.
계획 없이, 고민 없이, 일순간의 한줄기 아이디어에 따라 쓰기 시작하면
대부분 산으로 가버립니다.
아이디어 좋고, 계획이 좋아도 널부러진 사건들을 개연성 있게 배치하지
않으면 획일화 되거나 오리무중이 되더군요.
중 후반부에 가면 치고 박고 싸우는 것만 나와 넌더리가 나는 소설들 등.
독자의 흥미를 계속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현재 10권 출간 중인 경영의 대가
일단 짜임새가 있습니다. 세계관이나 인물 등이 눈에 확 들어오면서
소설 전반이 독자들의 흥미를 끊임없이 유발합니다.
적절한 사건을 통해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고, 꽉 짜인 국가간의 대치 상황이
절묘하여 이후의 전개를 더더욱 기대하게 합니다.
군더더기가 거의 없어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커피향을 맡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칭찬하면 경영의 대가가 무슨 불후의 명작이냐고 꼬집을텐데 그건 아닙니다.
경대도 비판을 하려고 작정하면 여러 개의 약점이 드러나죠.
주인공이 회귀를 한 당위성이 없어 의문.
하다못해 무슨 목걸이에 마법이 걸려서라도 회귀를 하던지 해야지
아무 이유없이 나이 먹어 죽었더니 어린시절로 돌아가 있더라하면 납득이 안되죠 납득이--.
정령친화력은 무슨 장마 뒤 죽순 자라듯 그렇게 쑥쑥 자랄 수 았겠습니까?
20대에 주인공은 벌써 상급정령사이면서 최상급을 바라보는 경지.
역사상 단 한명만 존재한다는 최상급 정령사.
그런데 정령은 정령사의 취향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데, 정령을 사랑하고 아끼면
늘어난다는 친화력을 그동안 여타의 정령사가 이루지 못했다는 내용은 어폐가 있죠.
자기가 좋아하는 새끈한 여인네(?)가 나타나 정령력을 마르고 닳도록 사용하여 친화력 만땅이 되겠죠. 상급 최상급 문제가 되나요?
만사형통 사통팔달의 전개도 재미는 있는데 따지고보면 좋은 소설의 금기죠.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경대는 회귀물 가운데 기린아라 할 수 있습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쉴 새 없이 흥미를 유발하는 능력.
이것 하나만으로도 장르소설의 본분을 다한 소설이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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