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좌백
작품명 : 혈기린외전
출판사 :
수년 전 이 작품이 네 권만 나와 있었을 때 보고 흠뻑 젖어버렸지요. 좀 쌈 잘 하는 사냥꾼이 무림의 고수들을 상대하여 이기는 모습이, 발상은 그럴듯하지만 제대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칫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끝날 수 있습니다만, 이 작품에서는 설득력있고 박진감 넘치게 묘사되었기 때문이죠. 주인공 왕일이 남만의 전쟁에서 돌아와 복수하는 1부와 천하제일고수 혈기린을 찾아가는 도정을 그린 2부까지가 제가 과거에 읽은 내용이라면 3부는 앞과는 조금 다른 내용과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혈기린의 진전을 이어받은 주인공 왕일이 무림 양대 세력의 전쟁에 뛰어들어 싸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1, 2부와는 달리 영화의 컷처럼 수시로 이루어지는 장면의 전환과 시점의 이동이 본래의 의도처럼 긴박하고 짜임새있지가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작가의 새로운 기법 실험이 여기서는 역효과를 낸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무협 목록의 상위에 랭크될 만큼 뛰어난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생사박, 대도오, 야광충, 금전표 등등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 좌백은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로 변주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의 비급이 고갈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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