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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전종횡기 5권을 읽고

작성자
Lv.2 환인
작성
04.02.28 13:16
조회
1,764

이렇게 재밌는 판타스틱 전쟁소설이 있을 수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사라전 종횡기는 기존의 무협과는 좀 다르지만, 출간된 무협소설의 책 표지에 흔히 쓰이는 ‘ 오리엔탈 판타지’ 의 의미에 아주 충실한 책이다. 좀 미안한 말이지만 작가의 전작인 ‘도둑 전설’은 읽다말고 포기했는데, 같은 작가의 작품인데도 어쩌면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이해가 안될 지경이었다.

사라전 종횡기는 5권 6권에서 본격적인 전략전술 전쟁 스토리가 이어진다. 좀 허황된 듯 싶지만, 전쟁의 대의명분과 삶의 철학을 바탕에 깔고, 이야기 구석구석에 전쟁에 임하는 자들의 명분을 그럴듯하게 묘사해주기 때문에 진지함도 묻어나고, 가공의 내용이지만 현실감이 배어 있다.

서양 판타지 소설중에 전쟁을 소재로 한 것이 많고, 유명작가가 쓴 책도 다수 있다. 반지의 제왕도 그렇다. 전쟁이란 인간의 원초적 살육본능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인간이 가장 피해야할 그 무엇이지만 역사이래로 전쟁이 없었던 시절이 없었고, 우리나라도 항상 전쟁의 위협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작가는 기존의 무협에서 무력과 협의에 대한 것을 아예 통째로 들어내어 본격적으로 역사이야기를 하려는 듯 하다. 이 책은 삼국지나 초한지에 못지않은 대하역사전쟁 드라마이다. 큰 줄기도 그럴듯하지만 자잘한 에피소드와 전투씬도 몹시 흥미롭다. 특히 오십조에 대한 묘사는 굉장히 환상적이라서 주인공과 그들의 격돌장면은 저절로 흥분이 일정도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토록 조마조마하고 박력있게 읽은 적도 드물었다.

굳이 장르적 구분을 말하자면 이 책은 대체역사소설 이다. 작가가 너무 나가버린 것인가 걱정이 될정도로 역사적 시대상에 대한 패러디가 심하다. 그런데도 아주 적절하게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다.

이제 피튀기는 전략의 싸움이 점점 절정기로 치닫고, 소열을 비롯한 독수리 오형제의 활약이 빛을 뿜어면서 전쟁은 지략가의 대결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는다. 곽필과 손저의 대립. 이 얼마나 흥미진진한가. 놀라운 것은 이 대전략의 설계가 오직 작가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혹시 작가야말로 바둑고수가 아닐까. 아니면 군사전략가라도.

독자들중에는 책내용중의 전술무기에 대해 반감을 가질 사람도 있겠지만, 또 달리 생각해보면 중세시대에 그정도 기술발전은 가능할듯도 싶다. 좀 관대하게 봐서 17세기쯤 서구라파의 전쟁씬을 차용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겠다. 총포와 칼을 조합하여 싸우던 역사도 한 몇백년쯤 되니까 스토리상의 큰 무리가 없는 이상 너그러이 봐줘도 될 듯하다.

이 책의 결말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없지만, 깔끔한 大尾만 지을 수 있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동서양 판타지 전쟁소설중에서 으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어떤 면에서는 삼국지보다 더 재밌다.


Comment ' 16

  • 작성자
    작성일
    04.02.28 13:21
    No. 1

    5권일걸요..ㅡ.ㅡ?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9 남양군
    작성일
    04.02.28 13:45
    No. 2

    헉, 5권이 나왔습니까.
    제가 인정하는 몇안되는 무협소설중의 하나지요.
    요즘 바뻐서 몰랐습니다.
    즉시 보러 가야겠습니다 -휙-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앨류
    작성일
    04.02.28 13:53
    No. 3

    제가 봐왔던 소설중에 저정도의 스케일을 지닌 소설들..
    (삼국지 같은 소설은 제외하고 '무협'이란 범위내의 소설들)
    이 여럿 있었습니다. "태양의 검 바람의 노래" 가 그렇고
    "묵향"의 무림편과 "강호 전쟁사"가 그렇고
    지금은 "청천백일"도 약간은 그런냄새를 풍깁니다..
    또 기억이 나지 않는게 몇권더 있을수도 있습니다만..
    한가지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건 '사라전종횡기'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겁니다..작가의 필력도 발군이지만 제가 더더욱
    마음에 들어하는것은 커다란 이야기의 흐름뿐만 아니라 거기에
    나오는 인물의 사상에 작가의 철학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기 다른 해석을 할수 있겠지만 전 적어도 주인공 소열에게
    남자의 뜨거움 뿐만 아니라 주체가된 판단을 하겠다라는 사상을
    느꼈고 거기서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를 봤습니다.
    다른 소설에 그러한 요소가 없지는 않으나 이상하게 사라전종횡기는
    너무나 애착이 갑니다. 쟁선계 만큼이나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앨류
    작성일
    04.02.28 13:54
    No. 4

    리플이 굉장히 길군요..-0-;; 새글쓰기로 쓸걸 그랬나요..내공도 10이나 주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Mr.케이
    작성일
    04.02.28 13:59
    No. 5

    사라전.. 크윽.. 일부로 안 보고 있는데(5권까지 봤나?)...
    완결나면 전권 구매해서 보유하려고 인내에 인내를 발휘하고 있네요.
    아수라, 천봉도 마찬가지.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남양군
    작성일
    04.02.28 14:12
    No. 6

    저는 쟁선계를 보지 않고 꾹 참고 있습니다.
    남훈님은 쟁선계 양장본 나오기전 구입하고 무지 후회하더군요.
    중간에 양장본 살수도 없고 그 심정 이해 가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설유화
    작성일
    04.02.28 15:04
    No. 7

    사라전종횡기의 가장 큰재미는 물론 소열이라는
    매력적인 주인공도 한몫 하지만
    곽필과 손저의 두뇌싸움역시 너무나도 흥미진진하죠
    5권까지는 아직 손저의 활약이 없었지만
    6권부터는 본격적으로 곽필과 손저의 두뇌싸움이 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마디로 더욱더 흥미진진 해지는거죠^^
    전쟁소설이라는게 정말 읽히기도 힘들뿐더러
    쓰기도 힘든데.. 사라전종횡기는 정말 잘쓰셨더군요^^
    저역시도 도둑전설은 좀 아니다 싶었는데
    이번 사라전종횡기는 대작중에 대작이 아닌가싶네요
    저역시 본래 스케일이 큰 무협보다는 이우형님의 작품처럼
    잔잔하고 여운이 남는 소설을 좋아하는편이나 요즘들어 나온 전쟁소설
    인 사라전종횡기와 무당마검을 정말 흥미롭게 보고있어요
    6권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북천권사
    작성일
    04.02.28 17:48
    No. 8

    굉장히 관심이 가는 작품이군요.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ca*****
    작성일
    04.02.28 18:49
    No. 9

    정말 기대되고 재미있는 무협입니다.(개인의 이야기에서 단체의 이야기로의 전환이 무지하게 깔끔하죠...)
    소열의 활약상외에도 각 조연들의 캐릭터가 정말 독특하게 살아있는 글이죠...정말 마무리만 깔끔하게 된다면 명작의 반열에 충분히 오를 무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남양군
    작성일
    04.02.28 19:36
    No. 10

    북천권사님 사라전종횡기를 아직 보지 않으셨다니......
    까다로운(?) 남양군이 적극 추천합니다.
    빨리 예약하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북천권사
    작성일
    04.02.28 19:43
    No. 11

    안그래도 관심이가는 가장 큰 이유가 남양군님 말씀 때문입니다. ^^

    아직 쟁선계를 안 보셨군요. 그렇게 완결될 때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남양군님의 평이 참 듣고 싶거든요... 제가 첫 손가락에 주저 없이 꼽는 작품이 쟁선계라서요...-알고 계실테지만..^^-

    사라전종횡기...ㅎㅎ 기대되는데요. 정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남양군
    작성일
    04.02.28 19:51
    No. 12

    북천권사님이 또 불을 지르시네.
    쟁선계 정말 고민입니다.
    최후의 만찬으로 남겨둘것이냐, 남은물 털어 마시고 사막을 방황하느냐 이것이 문제입니다.
    아들놈이 지난번에 모아둔 용돈으로 사주겠다는 것도 거절했거던요.
    제가 예전에 묘왕동주 읽고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이재일 ! 이 인간이 문제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북천권사
    작성일
    04.02.28 19:59
    No. 13

    예... 그 양반이 문제긴 문제입니다. -_-+;;
    다 마음에 들지만 도대체 내놓을 생각을 잘 안하시니...
    남양군님께서 묘왕동주의 가치를 알아보는 분이시니 쟁선계는 더 말할 것도 없겠군요. ㅎㅎ 그렇게까지 고민하시는 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왠지 그러실수록 청개구리처럼 불을 지르고 싶지만... 그만하지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88골드
    작성일
    04.02.28 22:27
    No. 14

    오다 노부나가가 개발한 집단총포전술을 작중에 써먹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나쁘다는 의미 아님.)
    개인적인 바램으론 2권 에 오십조 이름 적은 목록을 다음권에도 계속해서 삽입시켜줬으면....
    볼때마다 캐릭터가 헷갈리거든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jbsk
    작성일
    04.02.28 22:57
    No. 15

    요즘들어 가장 즐거이 읽은...
    5권도 재밌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무사도』
    작성일
    04.03.19 22:32
    No. 16

    역시 사라전종횡기네요 ^^ㅋㅋ
    6권을 빨리 보고 싶넹..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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