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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제 철권에 얽힌 추억.

작성자
Lv.89 네크로드
작성
12.07.18 20:31
조회
1,048

전 버츄어 파이터에 매료되었었군요.

실제 물리 엔진을 이용한 3d격투 게임의 등장은...

정말 기술적으로 엄청난 진보였거든요.

그림이 움직여서 싸우는 2d격투 게임과 달리...

오브젝트가 움직인다는 것은 감동이었지요.

주로 잭키와 사라를 하면서, 버파에 몰입했었군요.

그리고 2의 등장과 철권의 등장.

전 철권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3d게임인데 카메라 연출이 꽝이라 2d게임 아닐까 싶을 정도로

허접했고...

두팔, 두다리라는 방식도 마음에 안들었고, 10단콤보란 시대착오적인 기술까지 들어있었거든요.

그게 되려 먹힌 듯도 싶지만.

수려한 그래픽에 타격감 좋은 버파2에 비하면 철권은 쓰레기다 하면서 한두번 해보고 외면해버렸습니다.

그런데 버파 2의 성공이 애를 망친걸까요. 스즈키 유라는 꼬꼬마가 삽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기 도취라고 해야 하나...

온갖 개드립을 토하면서 신작을 제대로 내주질 않는 겁니다.

(아주 콧대가 하늘을 찔러서 세가 직원들이 혀를 내둘렀다고 하더군요. 업무방해에 말바꾸기, 다른 직원들 무시하기 등)

결국 버파 3는 제대로 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철권은 차근차근 신작을 발표합니다.

음...이야기가 좀 애매하게 흘렀나요.

수원 역앞에 꽤 큰 오락실이 있었는데, 어느날 가보니 거기에 철권3가 있는 겁니다. 막 나온 따끈따끈한 놈이었지요.

'젠장. 또 철권이냐. 짜증나게.'

내심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나가려는데 아주 특이한 캐릭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에디였지요. 카포엘라 캐릭터.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시 근방의 철권 매니아들이 갓나온 철권3 하겠다고 잔뜩 모여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다렸다가 돈을 넣고, 에디를 골랐습니다.

신캐릭들이 좀 많았던 탓인지, 로테이션은 꽤 빨랐군요. 아니면 실력 좋은 사람이 많아서 연승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오, 발버튼 두개만 대충 누르는데도 기술이 계속 이어지더군요.

미칠듯한 발공격의 폭풍. 상대는 속수무책으로 두들겨 맞다가 게임 오버.

기술을 외울 생각도 안하고 적당히 레버를 흔들면서 발버튼을 연타했기 때문에 상대는 제 공격 패턴을 읽지 못했습니다.(있어야 말이지)

그리고 순식간에 10연승을 넘어섰고, 사람들의 감탄성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연승을 지났나? 약간 못미쳤나..그럴 무렵...

상대가 폴을 골랐습니다. 붕권 캐릭터.

첫판 그냥 발랐습니다. 붕권쓰면서 접근해 오다가 하단 중단이 마구 섞인 발차기 공격에 날라갔군요.

두번째 판도 거의 피를 다 깎아가는데, 갑자기 폴이 좀 떨어진 곳에서 붕권 폼을 잡는데 붉은 오라가 퍼져 나오더군요.

엄청 딜레이가 긴 기술이었습니다만, 제 에디는 제가 마구 눌러놓은 버튼들 덕택에 폴 근처에도 못간 상태에서 혼자 춤을 추며 발광하고 있었습니다.

작렬한 가드 불능기.

오락실 내가 갑자기 썰렁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세번째 판.

상대 폴이 제게 10단 콤보를 쓰더군요. 그거 한방도 안남기고 다맞아 줬습니다. 그리고 게임 셋.

20연승 안팎의 연승이 순식간에 날아갔습니다.

사람들이 절 보는 눈빛이 좀 이상하더군요.

다음날 다시 그 오락실에 갔습니다.

에디를 골랐습니다.

상대는 시작하자마자 십단 콤보를 썼습니다. 다맞고 죽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락실에서 철권을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아니, 그 오락실을 다신 안갔습니다.)

왠지 뿌듯하면서도 쪽팔린 기억이라고 해야 할까요.

비기너스 럭이라는 것은 확실히 있는 듯.

전 철권 아직도 싫어합니다.

버파 3보다는 차라리 데드 오어 얼라이브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격투 게임같은 건 하지 않습니다만...

폴리곤 게임들의 대두는 올드 게임 매니아에겐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었다고 생각되는군요.

실피드같은 게임은 정말 뚝떨어지는 듯한 충격적인 화면 연출이..

이제 와서야 다들 익숙해져서 폴리곤 그래픽으로 입체감 잘 못느끼겠습니다만...

플스용 초기 게임들 같은 경우에 점핑 게임으로 아찔함을 제공하기도 했었지요. 점핑 플래시 같은 게임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려나.


Comment ' 4

  • 작성자
    Lv.65 거울의길
    작성일
    12.07.18 20:33
    No. 1

    우으.. 남가지몽은... ㅠ_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일
    12.07.18 21:14
    No. 2

    제 기억으로는 버파는 실전고수용
    철권은 대중성 지향. 게임이었던거 같아요 데드오어 얼라이브도
    좋아하시는걸 보니 난이도 있는 게임을 즐기시는거 같아요

    버파는 초기에 그 네모난...각진 폴리곤...ㅋ..
    (그런데 제게는 그게 오히려 묘한 매력이었음.)
    과 공격리듬이나 그런게 왠지 마니아를 위한 쪽이었죠
    기술만 봐도 그렇죠 주인공 아키라 기술이 솔직히 입문자들에게는
    그 기술 다 쓸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지...;;;
    하지만 그게 어필했던듯..
    그 현실감..

    반면에 철권은 약간 비현실적인 (곰이 나오는 쿠마 라던가..
    사이보그 잭...2에선 악마까지 나오죠..)컨셉이었죠
    왕주먹만 봐도 알수가 있었음..
    그런데 접근성이 용이했어요 그당시 십단콤보도 사실 어렵진
    않았음..버튼 누르는 연습만 하면 거진다 쓸수 있었고..
    그때 기술들도 한창 주가를 올리던 킹오파의 커맨드와
    별다를게 없었음... 그러니 대중적으로 먹힌듯..
    게다가 스토리 또한 개성이 있었던듯.

    아들을 절벽? 화산에서 내던지는 아버지.
    카즈야가 헤이하치를 엔딩에서 내던지는 참신함(..)이라니
    충격이었던듯..

    전 버파 키즈를 재미있게 했었네요
    그냥 버파도 참 좋아했지만.(아아 듀랄..)
    그후 게임시디로 사서도 했긴 해요..

    버파가 그 자체로서 닌자 가이덴처럼 아예 고수 유저를 원하는
    게임이라면
    철권은 그 폭이 넓은 접근성으로서 (그걸 노려서인지
    케릭터도 나라별로 좋아하게 만들었음... 레이븐은 누가봐도
    미국의 유명흑인영화배우고 레이우롱은 성룡.이런식임...
    스타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빠질듯.)
    많은 사람들을 몰려들게 해서
    그속에서 경쟁이든 뭐든지 해서 나타나기 마련인 수준높은 고수를
    많이 확보하는 게임이랄까..
    이런 인상을 받았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일
    12.07.18 21:28
    No. 3

    에디는 좋긴한데 사실 제어가 어렵죠
    에디는 브라이언처럼 제대로 하면 짱인데(하긴 철권에서 안그런 케릭이
    어디있겠냐만은...)처음엔 오히려 힘듬..
    요행을 많이 바랄수 있긴 하지만...

    오히려
    킹이 기본 능력도 좋아서 접근성이 더 좋고
    그다음은 브라이언이나 요시미츠가...


    그리고 폴이라니....
    하필 상극을 만나셨군요...;;;
    폴은 기술중에 중단이 많아서 에디를 잘 잡고 결정적으로
    띄우며 3. 앞으로 두번 4 같은 에디에게 쥐약인 띄우고 연속기.
    판정강한 구르면서 다리로 때리기...도 있기에 힘듬..
    게다가 결정기 붕권이 중단 판정임...
    에디가 자주 숙이고 있어도 중단은 잘 들어가니까요

    더더욱 비극은 폴의 앞으로 두번 3.4 아니면 그냥 제자리에서
    위로 살짝 띄우며 3 4같은 쌍비천각은
    판정도 좋음...에디 띄우기가 좋아요...

    폴이 그래서 레이우롱이나 에디에게 그나마 잘 먹히죠...
    자주 눕는 레이나 에디에게 다운공격 할게 폴에겐 많음..
    그리고 폴의 기술들 판정이 약한게 거의 없어요
    하긴 카즈야와도 같은 주인공격이니까요
    오히려 카즈야보다 폴이 에디에 더 적합함.
    뇌신권은 상단이고..
    에디가 누우면 사실 빨리 대처할수 있는게 나락쓸기 밖에 없으니
    거기에 다가가서 다운공격이나 풍차처럼 공중에서 돌아 때리기엔
    시간이 좀 걸리니..

    이것도 고수들끼리 하다보면 어차피 하단 잘막고 반격기가 필수지만.

    십단콤보는...;;;
    그냥 익숙하셨다면 절대 안걸리셨을거에요
    게다가 그당시 폴의 10단은 지금도 그런면도 있지만
    대개 정직해서...;;
    다 막기 쉬움 그리고 2부터는 반격기의 밥이엇던가..
    그냥 반격해 주세요...라는 말밖에;;어차피 대개 상단 공격부터 오기에
    몰라도 그냥 앉아서 때리면 맞는...

    폴은 초창기에 정말 재수없었던게
    밑으로 하면서 4.2 인 낙엽이었죠. 다리로 하단 걸고 팔꿈치로
    째리는건데 이게 다운도 시키면서 묘하게 얍삽함...
    아마 십단콤보말고 이걸로 죽으셨다면 정말 열받으셨을거임;;

    제가 폴을 1부터 많이 써서 이것도 주력기니까 많이 썼는데
    한번은 건너편에서 죽은 깡패가 얍삽하다고
    열받아서 달려오기도..

    그당시 전 중딩..;;;ㄷㄷ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일
    12.07.18 21:38
    No. 4

    아 맞다...
    그냥 폴의 내려치기 붕권 하나면 거진 다 정리되는거구나..
    밑으로 하면서 1.2인데 이게 3에선 사기였음
    초보자도 이것만 계속 하면 3 끝판 깼음.
    판정도 강하고 내려치고 중단으로 붕권하기에..대개의 케릭터들에겐..
    정말이지...아님 내리치고 바로 엽앵...

    폴은 참..판정도 좋고 빠르고..상중하 다 있고...
    그런데 정말 계속 철권하다보면 풍신류도 엄청 좋다는걸 알게 되죠
    하긴 안좋은 케릭이 어디있겠어요..

    전 버파에서 아키라와 사라를 좋아햇네요..
    버타의 묘한 타격감과
    때려도 철권처럼 불꽃이 없고 뒤로 밀려나는 폴리곤이
    맞았다는 타격감을 묘하게 줘서
    이상하게 그 타격감이 너무 마음에 들었던게 생각이 나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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