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명탐정 코난'을 볼 때마다 납득이 안 갔던 사실ㅡ
고교생이던 코난이 적이 놓은 약물 주사에 의해 초등학생의 몸으로 바뀐 채로 탐정 활동을 계속한다는 설정도, 마지막 순간에 사건의 진상을 공개하는 자리에서는 무능한 탐정인 여자친구 아빠에게 마취제를 놓고 그 사람 목소리로 진범을 지목하곤 한다는 설정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음성 조절 반지로 감쪽같이 ‘잠자는 탐정 모리’의 목소리를 흉내낼 수 있다 하더라도 사람이 말을 하려면 입술을 움직여야 할 것 아닌가.
그저 마취제를 맞고 의식을 잃었을 뿐인 모리의 꼼짝도 않는 입술에서 사건의 진상이 술술 밝혀지는 일을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고 믿는다는 것을 나로서는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 자체가 정지된 그림인 만화를 볼 때는 그나마 덜 어색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코난’에서는 그 대목이 기괴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한낱 만화를 갖고 뭘 그렇게 진지한 소리를 하느냐고?
그렇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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