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기구이 통닭 트럭이 있는 것을 보았다. 트럭 옆 잘 안보이는 곳에 발전기로 보이는 기계가 요란하게 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를 낸다. 차종은 알 수 없는, 1톤 트럭으로 보이는 그 트럭의 짐칸에 전기구이 통닭 기계가 움직이고 있었다. 기계 위로 ‘전기구이 통닭’이라는 말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간판 한 쪽에 한 마리 얼마 두 마리 얼마라는 가격이 조금 작게 붙어 있다.
통닭은 전기 구이 기계 안에 있었다. 여남은개 되어보이는 막대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통닭을 굽는다. 어떤 막대에는 네 마리, 어떤 막대에는 세 마리가 꿰여있다. 꿰여있는 모양새를 보니 몇 마리는 팔린 것이리라. 구워지며 통닭에서는 기름이 배어나오는지 기계의 불빛 아래 통닭은 번지르르한 윤기를 남들에게 내보인다. 크지 않은 닭. 그러나 배채우려 먹는 것이 아님에야 너무 크면 오히려 부담스럽다. 닭 구워지는 모양에 한 마리 살까 하는 생각을 하며 트럭을 향하는 방향으로 걸음을 두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간다.
트럭에 가까워지는데 닭 구워지는 냄새 대신 기름 타는 냄새가 먼저 코에 들어온다. 발전기 같던 그 기계에서 석유를 태우는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기름 타는 냄새에 닭 구워지는 냄새를 느낄 수가 없다. 결국 닭을 사려는 마음을 접고 온전히 트럭을 향하던 걸음의 방향을 트럭을 지나치는 방향으로 조금 바꾸고야 만다. 트럭을 지나치고 점점 멀어지자 바람 한 자락이 얼굴을 지난다. 뒤에서 나던 석유 타는 냄새가 사라진다. 몇 걸음 더 걸어가며 얼마 전 들었던 전기구이 차장수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그 차장수는 전기구이 통닭만 파는 것이 아니라 전기구이 통삼겹살도 판다고 했던가. 언제 눈에 보이면 한 번 사먹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 닭은 뼈때문에 분주할 일이 있지만 삼겹살은 그럴 일이 없으니 그것이 낫겠다 하는 생각을 덧붙이면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는 점점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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