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책도 출간했고, 유료로 연재도 하고. 그래도 먹고 살 정도로는 충분히 벌고있는 작가입니다만. 돈을 아끼고자 집에 부대껴서 살고 있는 게 문제가 될 줄은 몰랐네요. 오늘 어머니께서 밥을 먹는데 그러십디다. 운동 좀 하라고. 그래서 그냥 알겠다고 넘기려 했는데, 전에 계약직 알아보라는 건 어떻게 됐냐고 물으시더군요.
제가 글을 쓰고 있다는 건 원래부터 아셨기에 걍 편안하게 대답했습니다. 일하지 않아도 그만큼의 돈을 벌고 있는만큼, 집에서 좀 더 이것저것 공부하고 싶다고요. 그러니 대뜸, 눈물을 보이시더군요. 물론 펑펑 울거나, 흘리시진 않았습니다만 제게 그러셨습니다. 집에만 있는 엄마들과 그래도 밖에 나가 사람들과 부대끼는 엄마들이 다르다. 밖에 나가있는 엄마가 훨씬 더 활동적이고, 보기에도 좋다. 시야도 더 넓다, 라고요.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가만히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네가 얼마를 버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설령 천만원을 벌어와도 저 바닥에 굴러다니는 먼지만큼이나 상관이 없다면서, 제발 단 세 시간만 알바라도 하라고 하시더군요. 지금은 젊기에 힘으로 버티는 거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생기가 없어진다고. 사람들하고 부딪치지 않으면 결국 힘이 다 빠져 안되니, 알바라도 해서 애들 생기라도 빼앗아 오라고.
음. 그 말듣고 도무지 대꾸할 말이 없어 알겠다고만 했습니다. 그리고 정신차려 보니 어느새 집 주변에 음식점에 문자를 보내고 있네요. 29살 먹고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괜히 내 신세가 처량해 보이기도 하고. 홧김에 밖을 나오자니 진심으로 걱정해주신 어머니에게 결례인 것도 같고. 이야. 덕분에 연재 한 회분 올릴 거 다 날려버렸습니다. 이해해줄 수 있는 가족을 만나도 확실히 글쟁이는 힘들군요. 아무래도 3월은 운동 플러스 알바의 달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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