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인들은 용을 두려워하는가? - 어슐라 K. 르 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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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국인들이 용을 두려워하는지 생각 중에 나는 많은 미국인들이 반환상주의(Anti-Fantasy)일 뿐만 아니라 반소설주의(Anti-Fiction)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미국인들은 모든 상상의 작품들을 의심스럽게 때로는 경멸스럽게 간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 마누라는 소설을 읽습니다. 그러나 나는 시간이 없어요."
"내가 10대였을 때, 나는 SF 나부렁이를 보았지요. 물론 나는 지금은 보지 않아요."
"옛날이야기는 아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나는 현실에서 살고 있어요."
누가 이렇게 말하는가? 누가 [전쟁과 평화], [타임머신]과 [한여름밤의 꿈]을 이런 완벽한 자기 확신으로 퇴짜를 놓는가? 내가 두려운 것은 이 사람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30살 이상의 미국 남성들, 바로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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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삭제된, ‘판타지와 무협지는 독서량으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요지의 글을 보고 생각나서 링크합니다. “어스시”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의 판타지/SF 작가 어슐라 K. 르 귄의 1970년대 칼럼입니다.
미국도 한때 문화의 보수성이 꽤나 컸지요. 던젼 앤 드래곤 같은 경우, 악마를 숭배하는 매체라고 종교권에서 공격한 적도 있을 정도니. 해리포터 시리즈만 해도 근본주의 기독교 세력이 강한 곳에서는 도서관 취급 금지로 되어 있다고 하던가요.
뭐, 결과는? 엄청난 팬덤을 생성하고, 문화적, 시장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책에 대한 엄숙주의는 책과의 거리를 더욱 떨어트릴 뿐입니다. 책을 읽고 꼭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는 믿음은, 무언가 얻을게 없으면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을 만들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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