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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4.03.01 23:36
조회
1,798

미치겠다.

글이 도무지 안 써진다.

남들은 하루에 스무 장, 서른 장씩 글이 쏟아지는 모양인데 난 하루에 문장 대여섯 줄이 고작이다.

간신히 만들어낸 그 문장들조차 읽어 보면 김빠진 사이다처럼 밍숭밍숭하기만 하다.

내 글은 매력이 없다.



한숨이 나온다.

글쓴 본인이 이렇게 재미없어 하는 글을 누가 재미있게 읽어 줄까.

글장이의 길을 선택한 것이 아무래도 어리석었던 듯하다.

내가 글에 재능이 있다고 믿었던 게 아무래도 과대망상이었지 싶다.



글쓰는 사람의 삶은 단순하다.

글이 잘 써지면 살 맛이 나고 안 써지면 죽고 싶어진다.

아무튼 난 그렇다.

글이 안 써지는 지금 난 그저 죽고 싶은 마음뿐이다.

내가 잘하는 건 글쓰는 일밖에 없는데 그 글이 안 써지니 나 같은 못난 인간도 살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도 글이 안 써지길래 지금까지 써 두었던 분량을 주욱 훑어보았다.

어라? 이거, 꽤 재미있잖아.

그러고 보니 이 완성분의 글도 쓸 당시에는 한 줄 한 줄마다 문장이 안 떠오르지고 기껏 만들어낸 문장도 마음에 안 들어 번번이 낙심하였던 일이 생각났다.

조금 기운이 돌아온다.

지금은 이렇게 지리멸렬하게만 보이는 글도 장 하나를 마무리짓고 나면 괜찮게 여겨질 거야....



글 때문에 사기가 저하되었다가 글로 인해 사기가 회복되었다.





Comment ' 3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3.02 00:49
    No. 1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자고 나면 초라해 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가득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렇게 철저하게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불행하게 살다 간 고흐라는 사나이도 있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르웨느
    작성일
    14.03.02 16:50
    No. 2

    흠, 못난 인간은 살아도 되지만 일하지 않는 인간은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나가서 딱히 전문직을 하지 않는 이상, 잘 하는 거 하나 없어도 됩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평균치만 하면 되는 거지요~.
    헌데 김송현님께서 하고자 하는 말씀은 저 얘기가 아닐 테고, 그저 하고 싶은 것을 잘 하지 못하니 큰 상심과 자괴감을 느끼는 것 같네요. 송현님이 생각하는 만큼 본인이 무능한 인간인 것은 아닙니다. (이것저것 해보지도 않고 자기 자신을 그렇게 평가하면 안 되요! 환경미화원이 일을 잘 했다면 쓰레기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지점을 치운 것뿐일 텐데, 그런 것도 못하는 인간이라고 주장하진 않으시겠죠.)
    ....글은..... Aㅏ.... 뭐, 일단 김송현님 글을 읽어보지 않았으니 뭐라 드릴 말씀은 없네요. 한다면 주제 넘은 거죠. 다만 그런 슬럼프를 겪은 동류계로서 말씀드리자면. 몇 줄 가지고 자기 글 평가하지 마십시오. 글의 집필 분량 가지고 평가하지 마십시오. 그런 미완성품인 결과물로 얼마나 자기 자신을 잴 수 있단 말입니까.
    어차피 글 쓰기로 했다면 완결이 날 때까지 밀고 나가십시오. (피드백 없이 하고자 한다면 이게 가장 힘들겠지만.) 남의 글 쓰는 속도는 그야말로 남의 일입니다. 내게 맞는 연재 시간을 준수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외롭게 참으며 눈물 감추고 쓰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힘들면 힘들다고 외치고 응원이 필요하면 필요하다고 말해요. 독자들한테 그걸 요구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왜 프로는 건강 관리도 프로급으로 해야 한다잖아요. 저는 그 건강 관리에 정신적 건강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가 포기하지 않도록, 절망하지 않도록, (관심도 응원도 없는 이 순간에) 스스로를 관리해나가며 글을 써야 합니다.
    ....뭐랄까 굉장히 두서 없네요. 무튼 요약하자면 응원합니다. 건필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3.04 21:15
    No. 3

    댓글에 진심이 담겨 있네요. 고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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