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금질. 열처리라하죠.
날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하는 작업입니다.
열처리 하지 않은 쇠도 충분히 튼튼하긴 합니다만 도구로서의 쓰임을 제대로 하려면 열처리가 필요합니다.
이 열처리는 쇠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에 생긴 방법입니다.
쇠는 일정 온도에 다르면 분자의 배열에 변화가 생긴다고 합니다. 이 배열이 바뀌면 구조상 더 튼튼해지는 거죠. 그런데 다시 식는 과정에서 배열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 배열이 바뀔 정도로 달군 후, 물이나 기름에 급속히 담가 배열이 바뀔 시간을 주지 않고 식혀 튼튼한 배열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그런데 과거에는 온도계가 없었으므로 정확한 온도와 열처리하는 타이밍을 감과 경험에 의해서만 의존해야했습니다. 그러니 노을빛이 될 때 까지 달구라는 둥(실제 온도에 따라 달군 쇠의 색이 바뀌긴 합니다.)의 말이 전설처럼 내려오는 것이죠.
하지만 현대에선 철강회사에서 이 철을 어떤 용도로 쓰려면 어떻게 열처리 하세요하고 매뉴얼을 모두 알려주기 때문에 회사에서 말한 그대로 열처리 하면 됩니다.
심지어 가열로도 센서가 붙어 있어 원하는 만큼의 온도를 올릴 수 있죠.
그래서 현대에는 도구만 있으면 과거의 신검을 초보자도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그냥 강판 사다가 모양 따내고, 벨트샌더로 모양 잡고, 센서가 달린 가열로에 넣어 매뉴얼 대로 열처리하면 끝이니까요.
물론 전통방식 제작 자체는 문화라는 측면에서 아직도 좋게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날물이 도구를 떠나 수공 예술품으로서 남아있으니까요. 미싱질한 것 보단 손바느질이 아무래도 정성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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