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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
13.11.08 20:54
조회
1,685

가끔은 대항해시대의 환상에 잠겨볼 때가 있습니다.


직접 해볼 때는 더욱 그랬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 의문은 대항해시대의 무역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을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그 부분에 흥미를 가져보았습니다.


18세기까지의 세계 무역은 대부분 현금 거래, 즉 은이나 금을 대금으로 지급받는 관행에 놓여 있었습니다.


19세기에 들어와서야 백지어음과 같은 사실상의 수표 거래가 정착되기 시작하므로, 사실 그 이전의 무역이라는 것은 대부분 금이나 은을 배에 꽉꽉 채워와 특산물을 사가는 형태에 꽤 가까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 대서양 무역 이외의 무역 부분, 즉 인도양이나 태평양 무역은 전 세계 물동량의 10% 남짓한 수준에 머무른 것이 대항해시대의 실상이었습니다.


그나마 경제 규모가 거대한 중국이나 일본은 일구통상 정책으로 항구를 하나만 열어 무역 규모를 인위적으로 축소하였으니, 사정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대서양을 벗어난 무역을 어렵게 만든 것은 현지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없었던 유럽인 스스로의 한계도 있었습니다.


본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질적인 풍토와 기후에 노출된 유럽인들은 생존율이 매우 극악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본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무역에 나서는 유럽인은 매우 적었고, 때문에 그들의 급여는 매우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동인도회사가 중국에 파견한 대반(일종의 파견직 지사장격)들은 실제 전체 이익률의 3% 이상을 제 수입으로 챙길 수 있는 특혜를 받을 정도였습니다(급여를 그만큼 주기보다는 배에 장사할 수 있는 쿼터량을 배분해주는 성격입니다).


급여가 세다보니, 거꾸로 다수를 고용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식민지 네트워크가 구축된 동남아에서도 유럽인의 경제적 역할은 매우 미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지처를 두고 그를 경제적 파트너로 둔 유럽인이 사망하면 그 전재산이 홀랑 현지인에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고, 현지의 관습법을 유럽 표준의 법률이 제어하지 못하는 면도 나타났습니다.


대항해시대가 문자 그대로의 ‘대항해시대’였다면.. 그러기는 어려웠을 것이지요.


당시의 유럽인들에게 인식된 세계는 목숨을 내놓고 고수익을 보장받는, 일종의 사자 이빨닦는 아르바이트같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항해시대라는 용어에 진정 걸맞은 세계 무역은 아편 전쟁 이후에나 성립되는 개념이 아닌가 하는 짧은 생각을 품어보고 있습니다.



저의 짧은 단견이고 개인적인 생각이오니.. 깊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주시오소서!


Comment ' 8

  • 작성자
    Personacon 二月
    작성일
    13.11.08 21:22
    No. 1

    대항해시대 온라인 게임을 추천합니다. 밤새소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1.09 00:23
    No. 2

    .........................................................

    이월님께 게임을 이월해드리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이설理雪
    작성일
    13.11.09 17:20
    No. 3

    어차피 불면증이시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초아재
    작성일
    13.11.08 21:23
    No. 4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네덜란드 선적의 모리스호가 1616년에 동인도(인도네시아)에서 싣고온 화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디고(암청색 도료) - 354포
    생사 - 40상자
    도자기 - 2만 3023개
    후추 - 1600포대
    절인 생강 - 60항아리
    정향나무 꽃 - 39680kg

    이걸 고스란히 유럽까지 갖고온 상인이나 선장들은 때돈을 벌었겠지요.
    지금에 비교하자면 당시의 해외무역은 벤처 사업보다 더 위험하고 빡신 사업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500톤도 안 되는 나무 범선에 화물을 꾸역꾸역 실어서 산같은 폭풍우와 해적을 피해서 목적지까지 도달해야 했으니...

    더구나 당시 서인도 제도 왕복은 500~600일, 브라질은 1년, 필리핀의 경우는 대략 5~6년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물론 이보다 빠를 때도 있었습니다만...
    중간에 기착항 마다 며칠씩 머물기도 하고, 폭풍이 불 때는 출항 못하고 죽치고 있는 때도 있으며, 해적들 피해 다니다 보니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네요.

    1600년대 초 네덜란드 화물선들은 튼튼하기로 정평이 나 있어서 북해와 대서양에서 활발히 활약했습니다. 한자동맹에 기항하는 4000척의 선박 중에 3000척이 네덜란드 선적이었지요.
    이러다 보니 영국에서 나중에 항해조례를 터트리게 되는데, 본격적으로 네덜란드와 한딱가리 치르기 전에 영국 사나포선들은 16세기 보다도 스페인 선박들을 더 많이 괴롭혔습니다.(...)
    이걸 보고 프랑스의 리슐리외 추기경과 그의 후임인 콜베르도 '질 수 없뜸!'...이라며 사나포선을 장려하여 스페인을 많이 털어먹었다는군요.(공인 금셔틀 스페인)

    이렇게 활발한 해상진출(?)에 매진하던 유럽의 국가들은 재정이 튼실해지고 번창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민중들의 삶은 시궁창이었습니다.
    고기와 설탕은 평생 몇 번 밖에 구경하지 못했고, 삶을 연명해주는 빵을 매우 귀하고 신성하게 여겼습니다.(그래서 지금도 식사 전에 기도를 하는 풍습이 남아 있습죠.) 평균 수명은 20~25세 정도였고, 아이들의 30%가 청년이 되기도 전에 죽었습니다.
    중세 말에 악명을 떨친 페스트는 이 시기에도 유행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몰아 넣었지요.
    여기에 종교전쟁의 폭풍에서 민중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후대 벨 에포크 시대도 그렇지만, 나름 화려하게 보이는 시대의 이면에는 밝은 만큼 어둠도 짙습니다.
    그것은 이 시대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겠지요. 특히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극심한 생활수준 차이를 생각하면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1.08 21:31
    No. 5

    물론 그렇사옵니다. 보통 동아시아 무역에 가면 이익률이 2,000%까지도 가는 경우가 있어 유럽인들이 위험 부담을 많이 무릎쓰는 경우를 볼 수 있었사옵니다.

    항해 기간은 시대별로 조금씩 다르다고 알고 있사옵니다. 쾌속 범선 시대 이전만 하더라도 유럽에서 중국까지 200일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평균 수명의 경우에는 함정이 숨은 것이 영유아의 높은 사망률이 포함된 것이라.. 실제 5세 이상으로 올라가면 평균 수명은 45세 이상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스페인 보물선 약탈건은... 본문과 상관없지만 말씀을 하오셨으니.. 저도 리플을 달아드리오면.. 은 호송선단 플로테가 역사에서 털린 경우는 4차례 정도로 알고 있사옵니다.

    영국 해적에 1번, 영국 해군에 1번, 네덜란드에 2번 말이옵니다. 플로테 자체의 방어력은 유럽 넘사벽급이라.. 공인 금셔틀 수준은 절대 아닌 것으로 아옵니다.

    동인도 무역은 약간의 예외가 있사오나, 그 지역 최대 무역국인 중국을 상대로는 멕시코 마제은의 유출이 심각했다고 알고 있사옵니다. 아예 유럽산 상품이 안먹혀서 밸러스트까지 은으로 채워갈 단계로 알고 있사옵니다.

    좋은 의견 감사드리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안양산형
    작성일
    13.11.08 22:56
    No. 6

    항해술이나 의학이 훨씬 발단한 19세기 중반까지도, 본토에서만 근무하던 인사를 서인도제도나 아시아로 파견하는 것은 '너 거기서 죽어라' 라는 의미가 있었죠. 실제로 유배 비슷하게 받아들이고, 또 대부분은 귀환하지 못하고 항해도중이나 현지에서 역병으로 죽었고요.

    게임에서야 물과 식량만 잘 채워두면 알아서 목적지에 가지만, 현실은 시궁창...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1.09 00:26
    No. 7

    말씀처럼 현지의 풍토병도 엄청난 레벨로 알고 있사옵니다. 서인도 제도의 경우에는 유럽인에게 치사율 90%에 달하는 댕기열과 황열병이 횡행하다보니.. 2만 단위의 군대를 보내도 1년도 안되서 전염병에 붕괴되는 사례도 속출하더군요.

    유럽인들이 그나마 제대로 된 무역 시스템을 가동하게 되려면 쾌속 범선, 더 나아가 증기선이 등장하는 19세기 초중반부터가 아닌가 싶사옵니다.

    그때에 가야 '거리'를 극복하고, 또 '의학'이 뒷받침되어 생존율이 크게 올라가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이설理雪
    작성일
    13.11.09 17:20
    No. 8

    게임은 게임으로 보셔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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