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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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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재능이 아닙니다...

작성자
Personacon 데이토스
작성
13.11.09 14:10
조회
7,951

 

  대부분 사람들이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공부도 잘하는 방법이 있는 것처럼, 그림도 그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무슨 특별한 비법 같은 것은 아니고요. 생각보다 단순해요. 그림 한장을 보면 일단, 관찰을 합니다. 그리고는 저 캐릭터의 경우는 이런 각도에서 저렇게 하는 게 좀 더 괜찮구나, 생각 되는 걸 자기가 그릴 때 써먹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어려워 보이는데 좀 쉽게 말하면.

 

  상대가 그림 그림 중에서 가져오고 싶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그려서 내걸로 만드는 겁니다. 물론 한 두번의 노력으로는 절대 안 되고요. 그렇게 그리다보면 나중에는 어떤 걸 보완하면 좋을지, 어떤 그림으로 그리는 게 좋을지, 알아서 감이 오게 됩니다.

 

  제가 3년동안 그리면서 2년은 놀았지만 그림을 그린 1년은 아마 5천장? 그 정도 그렸을 겁니다. 넘을 지도 모르고요. 사실 이것도 알고보면 많이 그린 편은 아니고요. 만화나 캐릭터 쪽은 아니고 저기, 미대는 1년이면 엄청나게 많이 그릴 겁니다.

 

  근데 잡설을 많이 늘어놓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자기가 재능이 없다고 하는 큰 이유가 형태력이 안 잡혀있기 때문이에요. 이건 작년에도 여기에 올렸습니다. 근데 이 형태력이라는 놈은 키우고 싶다고 단번에 키워지는 게 아니라. 학습능력이 필요해서 시간이 걸립니다.

 

  그림을 처음부터 잘 그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이 형태력이 남들보다 유달리 좋은 것이고요. 그림을 잘 그리고 싶으면 이 형태력을 키워야합니다. 근데 이 형태력은 많이 그릴수록 늘어요. 그래서 가장 쉬운 방법은 많이 그리는 거죠.

 

  그렇다고 진짜 많이 그리기만 하면 안됩니다. 어떻게 그리는 게 더 효율적인지, 생각하면서 그려야 늘어요. 그냥 많이 그리기만 하는 건 제일 무식한 짓이고, 실력이 느는 속도가 더딥니다. 무협을 보면 강해지기 위해서 더 좋은 초식을 갈고 닦는 것처럼요.

 

  게임회사 입사한 프로분들한테 가서 물어보면 하시는 말이 항상, 많이 그리세요. 그럼 늘어요 또는 관찰을 많이 하세요, 라고 합니다. 아래에 적었을지 모르겠는데, 실제로 제가 게임 회사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가라고 한 탓에 갑작스럽게 간 거라, 포토폴리오가 있을리가 없었고. 실력도 없었을 적이었습니다. 거기서 면접을 볼 때, 제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려야 잘 그릴수가 있나요?”

  제말에 돌아온 답은 단순하게 하나였습니다.

  “2년만 열심히 그리세요. 그 정도면, 어느 정도는 그릴 수 있으실 거예요.”

 

  근데 보통 들으면... 아니, 2년으로 어떻게 프로가 될 수 있을 만큼 그릴수 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하네. 라고 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저게 아마 학원을 다니면서 아주 열심히 그렸을 적 가정일 겁니다. 그것도 캐릭터 계열쪽 학원요. 미술학원 아닙니다.

 

  제가 오프라인 상에서 만난 적은 없고, 온라인 상에서 아는 프로 분은 몇 분 계십니다. 그분들 이야기를 여기다 하기엔 그렇고... 여튼 그분들의 말씀은, 재능이란 건 지어낸 말이고. 자기들도 처음에는 진짜 못 그렸으니까. 매일 그림을 달고 살면 자기보다 더 잘 그릴 수 있으니까 조급해 하지 말라는 말 자주했어요. 농담 아니고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관찰 50. 그리기 50.

  그릴 때는 최대한 머리굴리면서 그리기.

  잠자기 전에도 어떻게 그릴지 생각하고, 학교에서도 그림 그리는 생각만 하기.

  프로들 그림 자주보기. 잘 그린 그림만 계속해서 관찰하기. 두 번 관찰하기. 세번 관찰하기. 가끔 따라 그려보기.

  3d 온라인 게임을 할 땐, 캐릭터를 360도 굴려가면서 구도를 관찰하기.

  (상체가 이 각도에서는 이러고 하체가 이 각도에서는 저러구나. 얼굴 각도는 저 쯤인가? 좋아 기억해놨다가 써먹자. 이런 식.)

  길가다가 지나가는 사람들 모습 관찰해보기. 가끔 지하철에서 사람 크로키하기.

 

 대충 이정도 입니다. 근데 하나만 말하면... 어느 정도 그림 개념만 잡히게 되면요.

 그냥 안 그리고 관찰만 자주해주면. 굳이 안 그려도 실력이 늡니다. 관찰만 계속 해주고 그냥 게임하거나, 밖에서 놀거나, 티비보거나, 하다가 그림 좀 그려볼까? 하고 그려보면 많이 달라져있게 됩니다.

 

  노력은 거짓말 안 합니다.


Comment ' 14

  • 작성자
    Personacon 조원종
    작성일
    13.11.09 14:14
    No. 1

    픽시브에서였나 유아수준의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 몇년만에 일러스트레이터급 그림을 그리게되었죠. 노력의 결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데이토스
    작성일
    13.11.09 14:28
    No. 2

    그림도 무공처럼 벽이라는 개념이랄까, 그런 게 있어요. 그냥 그리다보면 어느 순간, 이렇게 그리면 더 잘 그려지는데, 왜 난 여태까지 이런 식으로 그렸을까? 싶은 적이 2~3번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림도 전보다는 훨씬 개념이 더 잘 잡히게 되었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Dainz
    작성일
    13.11.09 14:15
    No. 3

    그리는 기능은 늘 수 있지만, 예술적 자질과 창조성은 타고나는게 있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7 새벽고양이
    작성일
    13.11.09 14:25
    No. 4

    넵 저도 그게 맞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데이토스
    작성일
    13.11.09 14:26
    No. 5

    다른 것도 실력이 늘면서 어느정도 충족이 됩니다. 제가 아직 그런 높은곳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다른 분들 보면 어느 순간 확 달라집니다. 그림이. 그러면서 전에 없었던 무언가도 충족이 된 느낌을 받은 적이 많이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3.11.09 14:28
    No. 6

    양영순 작가(현재 덴마)가 대학교 강의하면서 남긴 명언이 있죠...
    "다음주까지 인체 크로키 100장 그려오세요. 싫어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그림을 못 그리는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9 14:31
    No. 7

    공부도 재능입니다.

    좀 더 잘하는 방법이야 있겠지만, 어차피 재능이죠.
    자는시간, 먹는시간 빼고 하루종일 좋은 방법으로 공부해봐야...서너시간 공부하는 머리좋은 애한테 안됩니다.

    노력은 거짓말 안한다는 생각으로...
    아이가 재능도 없는데 밀어붙여서 아이 망가뜨리는 부모들 많죠.
    노력하면 조금씩 느는건 당연합니다만...조금씩 늘어봐야 그냥 평균치입니다. 재능있는 애들은 훅훅 늘어요 -ㅅ-;
    뭐든지 노력하면 된다고 시키는 것보다...잘할수 있는걸 찾게 하는게 맞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9 14:34
    No. 8

    제 경우에는 안 되었다는 거지요.
    몇 번 찝쩍거려보고 안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당시 처음으로 글 쓰기 다음으로 뒈질듯이 원장님과 같이 노력했는데도 안 되었기에 가르치는 원장님도 답 ㄴㄴ 이러고 저도 포기했던 거구요.전 글의 댓글에서도 말했지만 이틀전에 들어온 놈이 나보다 잘했다니까요 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NaNunDa
    작성일
    13.11.09 15:09
    No. 9

    동생이 저랑 거의 동급으로 그림 못그렸었는데... 어릴때지만 졸라맨수준? 정말 못그렸는데 어느순간 저와는 급이 다르더군요 꾸준히 그리면 늘기는 늘겠죠 근데 그림도 결국 재능이 있는것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라휄
    작성일
    13.11.09 15:10
    No. 10

    어떤 분야든 노력하면 되죠 당연히... 그러나 재능이 있는 사람은 더 빨리 할수 있다는건 부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림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아자씨
    작성일
    13.11.09 15:16
    No. 11

    성취도가 다른걸 재능이라하죠. 얘는 백장그려서 되는걸 쟤는 천장 그리니 되더라 그러니 재능없는 너도 언젠가 그리다보면 되는거니 넌 만장이라도 그려라 라고 말하는건 가혹하죠.
    열심히 그리다보니 나도 이제 잘 그린다는 소리 듣는다면 그것도 재능 있는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v마늘오리v
    작성일
    13.11.09 15:55
    No. 12

    그러니까 그런 관찰도 다 재능이란 겁니다. 노력도 결국은 재능이구요.
    뇌에 백지가 낀 것처럼 안 보여요. 안 되는 사람들은.
    제가 수학이 전공인데....
    배울 때 보면 하나 가르쳐주면 열 아는 애들이 진짜 있어요 단순 논리적 확장만으로 그게 가능한 애들이. 옆에서 그걸 볼때 미치도록 부러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칼두자루
    작성일
    13.11.10 00:48
    No. 13

    공부도 재능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문리라고 해서 공부머리가 따로 있다고 했습니다.
    노력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따라 갈수 있지만 그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재능이 필요로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백수k
    작성일
    13.11.10 01:40
    No. 14

    모든게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집중력, 관찰 문학도 관찰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다른 말로하면 집중력이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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