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림. 그림체나 그런 것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구도를 비판해보고 싶습니다. 덴마는 많은 경우 배경을 그리지 않으며, 거의 대부분의 경우 캐릭터의 모습이 컷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냉장고를 예로 들자면, 냉장고 안에서만 제법 많은 화를 보냈는대 전 아직까지 냉장고 안쪽이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냉장고의 스케일이 어마어마한 것 같은대 그것을 전혀 느낄 수가 없어요. 안 보이거든요. 단 한번이라도 주인공들을 그림의 중심으로 잡지 않고 냉장고의 모습을 적절하게 그려냈다면 그 후에는 저절로 냉장고 안의 모습이 상상이 될 것 같은대 그런 씬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게 냉장고에서만 있는 일이냐면 그것은 아니고 제법 자주 있는 일인대다가, 대다수의 컷은 배경은 그냥 무시하고 캐릭터만 그려두다보니 만화의 분위기에 빠져들기 힘듭니다. 솔직히 말해 양영순 작가가 광신도같은 팬층을 뒤에 업고 게으름 부리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이제는 매주 3화 다 합쳐도 분량이 그리 많지는 않은대, 거기다가 배경까지 대다수의 경우 완전 스킵하고 캐릭터만 그립니다. 게다가 그런 컷이 분량의 대다수입니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대단하냐면, 솔직히 말해 그리 신적으로 대단한 스토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안좋은 스토리는 아니죠. 하지만 스케일과 정교한 설정의 면모에선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에 밀리고 세력간의 정치싸움의 면모에선 얼음과 불의 노래에 밀리고 캐릭터 면에선 닥터 후에 밀립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라 인정받는 명작들과 덴마를 비교해서 덴마가 부족하다고 하는 말에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분들도 있을텐데, 덴마가 그리 신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면 각 분야에서 최고인 것들과 비교를 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뭐, 그냥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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