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소환사의 협곡에서 본 일이다. 늙은 마이 하나가 넥서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백도(刀)를 한 자루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백도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넥서스에 있던 미드의 입을 쳐다본다.
미드 이블린은 마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백도를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백도를 받아서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라이너를 찾아 들어갔다.
그 백도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백도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원딜러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백도, 쉔 거지?" 마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트페 거라도 된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글로벌한 궁을 가져 옵니까? 어서 도로 주십시오."
마이는 손을 내밀었다. 베인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자기 라인으로 갔다.
그는 얼른 백도를 집어들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연기를 폴폴 품으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백도에 날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그 백도를 어루만질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라인을 다 밀어제끼며 지나가다가, 타워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퍼져버린 백도를 정비하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큰 백도를 양산하더이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부쉬 속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백도를 들고 궁도 없이 힘들게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백도 금지시키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라인용이 아닙니다. 실전 투입도 여의치 않습니다. 이런 한타가 있는데 어떻게 백도어를 가겠습니까? 바깥 타워 하나 제대로 밀기도 어렵습니다. 정글을 다 돌면서 골드를 모았습니다. 그렇게 모은 골드로 어렵게 만든 팬댐으로 이 귀한 백도 한 자루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백도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백도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그저 백도어를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체셔냐옹 - 백도 한 자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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