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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44 만월(滿月)
작성
11.12.17 20:28
조회
782

군시절 초소 근무 설 때 선임과 이런 저런 이야기 하던 중 선임이 한 말이 있습니다. "난 내 부모님을 가장 존경한다. 이 세상에 많은 위인들이 있을지 모르나 나 자신을 위해 가장 애쓴 분들은 그 분들이다. 그렇기에 그 분들을 존경하고 사랑 할 수 밖에 없다."고 말이죠.

그때 그 말을 듣고 전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대개 의레 존경하는 사람 하면 좀 유명한 사람들 혹은 앞선 시대의 위인들을 꼽는 사람들만 보아오던 저로선 세계가 두쪽이 날 정도의 충격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좀 부끄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부끄러운 건 이런 사람과 저 자신을 비교해 보니 저 자신이 한 순간에 불효자가 된 것 같아서이고 그렇게 부모님을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을 만큼 거리가 가깝고 사이가 좋다는 것이 부러웠습니다.

전 솔직히 부모님과 그리 사이가 좋지 못합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 아버지와 사이가 정말 좋지 않습니다. 군대 오기 전 이런 저런 일로 정말 아버지의 아들이란 것이 그렇게 싫고 증오스러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기에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더 저 자신이 나쁜 것 같고 그 선임이 부럽기도 하고 좀 시기어린 맘도 생겼습니다.'난 왜 이런 부모를 만났는데 저 사람은 저런 훌륭한 부모를 만났을까?'하고 말이죠.

나이도 30줄로 들어섰고 시간도 어느 정도 흘러 그 시기만큼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측은함과 고마움, 말로 표현 못할 미묘한 감정을 갖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 옛날 아버지가 제 자존심을 후벼판 이야길 했던 때와 이 선임의 말을 들었던 때, 그리고 펄펄 열이 끓던 저를 한밤에 응급실로 데려 간 젊은 날의 아버지가 생각나 복잡한 기분에 이런 글을 씁니다.

친구를 불러 술을 마시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갑작스레 떠오른 이 감정을 어떻게든 풀어내고 싶어 주절주절 써 내려 봅니다.


Comment ' 8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1.12.17 20:31
    No. 1

    부모가 자식에게 들었을 때 가장 기분 좋은 말이 '존경합니다.'라고 하였죠...
    어느 설문 조사에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셸a
    작성일
    11.12.17 21:10
    No. 2

    어릴 때는 부모님을 왜 사랑해야하는데? 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지금은 한분이라도 안 계시면 너무 삶 자체가 힘들 거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1.12.17 21:50
    No. 3

    으음. 전 말 못합니다.
    가족을 '가장' 사랑하는 말에는 '그렇다.'라 답할 수 있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카레왕
    작성일
    11.12.17 21:56
    No. 4

    저는 말할 수 있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CReal
    작성일
    11.12.17 22:01
    No. 5

    저는 입사면접때 그렇게 말했어요.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그믐달아래
    작성일
    11.12.18 00:14
    No. 6

    전 아버지께 전화로 사랑하는 아버지라고 말씀드리고 아버지도 제게 사랑하는 아들~!
    내가 너 사랑하는거 알지? 하십니다.
    저도 부모님을 가장 존경하지만 사이가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다만 행해온 과정을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을 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2.18 06:43
    No. 7

    입사면접때 부모님 말고 존경하는 사람을 물어보시더군요. 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탈퇴계정]
    작성일
    11.12.18 06:45
    No. 8

    존경할 가치가 있다면 존경하겠지요. 부로라는 이유로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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