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미국게임을 했었는데 그 게임 특성상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어찌나 그 게임이 특이했는지 온갖 직종과 온갖 인종의 사람들이 많았는데-
프로그래머는 그 게임 로그파일을 모두 분석해서 그래프를 그려서 분석 레포트를 써서 올리지 않나, 바드를 하던 음악가는 실제로 음악을 작곡해서 게임송을 만들질 않나-
결국 그 게임 하던 길드의 운영진들은 전부 다른 게임 회사의 메인 프로젝트 팀장으로 스카웃되갔는데- 그 게임회사가 블리자드라죠 아마-
제가 이 게임을 했다고 했더니 국내 최고 대기업 게임회사에서 바로 채용해서 저한테 뭘 계속 물어보던데- 저는 아무 생각없이 대답해주다가 계속 쏟아지는 업무에 치여서 결국 그만뒀지만요-(적당히 모른다고 했어야 했는데-)
그 바드가 이 게임을 하며 만든 노래의 가사가 진짜 예술이에요-
가사는 이랬어요.
이건 진짜 슬픈 얘기에요. 들어보세요.
우리 길마는 정치를 배우러 갔어-
우린 사람을 모아서 경험치를 하러 갔지-
바드가 풀링을 하는데 몹이 몰려왔어-
스페인인인 클러릭은 마냐냐!라고 외쳤어-
마나가 없다는 뜻이지만 아무도 그 말을 못알아들었어-
결국 우리는 몬스터에게 둘러싸여 죽었고-
맨몸으로 시작지점에 나타나서 시체를 찾기 위해 죽어라 뛰었찌-
내가 얘기했잖아. 이건 슬픈 얘기라고.
배고프고 물없다는 메시지에 우린 앞에 보이는 사람에게 구걸을 했어-
저한테 물을 좀 주세요. 음식은 없나요?
그 앞에서 몇 번 죽고나서야 우린 그게 NPC라는 걸 알았어-
그리고 우린 음식과 물을 사가지고 다시 뛰었어-
누가 내 시체 보셨나요?
누가 내 시체 보셨나요?
독뱀한테 물리고 스켈레톤한테 쫓기고-
온 게임 안을 누볐어-
누가 내 시체 보셨나요?
누가 내 시체 보셨나요?
현실은 쓰레기야.
하지만 난 이 게임에서 영웅이 될거야.
아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
누가 내 시체 보셨나요?
누가 내 시체 보셨나요?
난 이 게임 안에서 영웅이 될거야.
아마 내일은 그럴 수 있을거야.
황혼이 머무는 그곳에서 클러릭이 외쳤어.
"찾았다!"
시작하자마자 도시 출구를 못찾아서 헤매다가 반은 포기하고, 결국 초고레벨 NPC 경비병한테 덤벼서 죽은 다음에야 입구 사냥터에 패널티 없이 부활해서 게임을 시작하던 바로 그 게임이 제가 제일 처음한 게임입니다.
아마 그래서 그 게임소설 이야기가 나온 모양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게임'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중에 미국 길드에 들어갔는데 그 길마가 서버탑 길드를 운영하다가 2년 쉬다가 돌아왔는데 길드원을 모아서 그 길드를 다시 서버탑까지 끌어올렸었죠. 그러기위해 음모와 협잡과 M&A와 헤드헌팅과 언론 플레이를 불사했습니다.
결국 그 길드와 싸우던 다른 길드는 쪼개지고 없어지고 다른 서버로 옮기고 길드원들을 모두 최고 기어로 다 맞춰준 다음에 그 길마는 홀연히 사라져서 다른 게임으로 옮겨갔죠.
길마가 사라진 다음에 그 길드는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 길마가 없으면 길드 이름은 의미가 없다고요-
전설처럼 남은 게임 이야기였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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