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왓위민원트]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멜 깁슨이 주연을 한 영화였는데요, 샤워하다가 전기에 감전된 주인공은 여자의 속마음을 그대로 아는 텔레파시 능력이 생깁니다. 이 능력을 활용해서 어떤 여성과 성교하면서 ‘섹스갓’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여성이 원하는 것을 멜 깁슨이 해 주니, 이런 말까지 듣게 된 거였죠. 그러나 평범한 우리는 이런 텔레파시 능력이 없으므로, 여성이 말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야 상대방 남성이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인간에게는 텔레파시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거나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려고 하려면 말을 해야 합니다. 말 외에도 글로 할 수 있죠. 그런 점에서 말과 글이 발달했다는 점,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달했다는 점은 큰 축복입니다.
그러나 말과 글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도 어렵고,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얼마나 어려운지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자동차’
화자가 이 단어를 말하면, 듣는 사람들은 각자 가진 이미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보통의 세단 승용차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트럭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스포츠카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린아이라면 장난감 자동차 모형을 떠올릴 수도 있겠죠. 화자가 정확히 무엇을 떠올리면서 ‘자동차’라는 말을 사용했는지는 말의 맥락을 통해서 추측할 수 있습니다만, 이 추측이 100% 맞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면, 단어가 여러 가지 뜻을 가진 경우가 있고, 문장도 여러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화자와 청자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청자는 자신이 화자의 생각을 정확히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글을 써 오면서 여러 가지 오해를 받아왔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많이 있을 겁니다. ^ ^ 오해를 받을 때마다 저는 화가 나기도 하면서 우습기도 하더군요.
저는 가능한 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공돌이 타입으로 건조하게 글을 쓰는 편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자주 받습니다. 텔레파시 능력이 인간에게 생기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일이죠.
제 글을 읽고 오해를 하는 사람들 중에 제일 귀찮은 사람이 누구냐 하면,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철썩같이 믿고 반론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여러 번 해명해도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이런 사람들은 글을 읽는 능력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귀찮은 사람은 아마도 문단의 주제를 정확하게 캐치하지 못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문단에는 여러 단어가 들어있는데, 특정 단어에 꽂혀서, 문단의 주제를 오해해 버립니다. 어제도 이런 오해를 하는 사람이 있었지요.... 쩝...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문단의 주제를 볼드체로 강조할까 생각해 본 적도 있습니다. 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궁리한 방법입니다.
자, 명백하게 이 글의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간에게는 텔레파시 능력이 없으므로 말과 글로 생각을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과 글은 오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 화자도 청자도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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