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생물이 아니다.
당신은 내 엉덩이를 날마다 두드려 준다.
틈틈이 내 엉덩이 사이를 문지르기도 한다.
당신은 날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닌다.
당신이 나에게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은 내 머리에 손을 올려두는 것이다.
난 당신의 손길에 반응해야만 한다. 내가 반응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날 버린다.
난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같은 대우를 받으며 같은 반응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당신의 아들이든 아버지든 할아버지든…. 혹은 여성이든….
날 부드러운 이불 위에 올려두는 주인도 있지만, 그냥 맨바닥에 두거나…. 탁자 위에 날 알몸으로 올려둔다.
난 속박되어 있다. 개처럼 줄에 묶여 내가 행동할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화나거나 잘 풀리지 않는 일이 생기면 날 집어던지는 주인들도 있다.
엉덩이의 탄력이 줄어들거나…. 아니면 엉덩이 사이를 문질렀을 때 조금이라도 잘 미끄러지지 않으면 혹은 반응하지 못하면 당신은 날 가차없이 버린다. 물론 그렇지 않고 내가 좀 다쳐도 오랫동안 사용해주는 고마운 주인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내가 바닥을 질질 끌릴 때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절대적으로 나에게 죽음을 의미한다.
난 언제나 엎드려 있다. 똑바로 눕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를 똑바로 두고 사용하는 주인은 없다. 내 배를 보고 싶지 않은가 보다.
난 태어나면서 목욕을 해본 적이 없다. 매일 날 사용하는 주인도 낼 제대로 씻겨주는 일은 없다. 그저 가끔 휴지나 물티슈로 닦아주는 주인을 만나는 것도 행운이다. 어떤 주인은 날 걸레로 닦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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