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일본풍 가지고 뭐라고 하는게 개인적으로 참 웃기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일본풍, 딱 느껴집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못느끼시는 분들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일본 만화나 소설류를 보시면 금방 아시게 될겁니다. 다만 단순히 외국풍과 일본풍을 구별하려면 일본 애니나 만화등을 좀 볼 필요는 있겠지요.(라고는 해도 국내 만화시장이 사실상 일본만화 번역판에 점령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이시점에서 대부분의 장르소설 독자분들은 아마 일본 만화때문에라도 일본풍에 익숙해져 있으실 듯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일본풍 가지고 뭐라고 한다는게 장르소설계에선 좀 웃긴게 사실입니다. 장르소설을 크게 두갈래로 가르면 판타지와 무협이죠. 무협은 아예 시작부터 끝까지 중국 대륙에서 중국식 이름을 가지고 중국 가문에서 자라난 중국인이 나와서 중국 무공을 쓰죠. 물론 종종 한국인이 나온다거나 한국 무공이 실은 중국 무공보다 한수 위라거나 하는 식의 클리셰가 등장하긴 하지만 그 본질이 어디 가진 않습니다.
이렇게 제한된 배경은 무협소설이 판타지소설보다 더 천편일률적인 양상을 보이는데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이 점이 제가 최근의 무협을 보면서 실망하고 피하게 되는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중국 무협지를 베끼던 초창기 시절에서 중국 문체를 탈피한게 신 무협이라면 이제 중국 배경을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네요. 어떤분은 심지어 무협지가 당연히 중국에서만 나와야지 그럼 중국 밖에서 나오는게 어떻게 무협지냐고 따지시던데,,, 무협지에 의미있는 클리셰가 중국 뿐인건 절대로 아니죠. 한자를 쓰는걸 뭐라 할 생각은 없습니다. 한자는 사실상 한글과 같은 무게를 지닌다고 봐도 되니까요. 동양인이 나오고 일반 판타지와 달리 문파나 협, 정사마 등의 클리셰를 살린채 중국 배경만 벗어난 무협지도 언젠가 나왔으면 합니다.
판타지는 무협보다는 좀 낫지만 역시 유럽식 작위체계에 서양에서 가져온 개념들을 상당부분 차용하고 있죠.(다만 판타지는 요새는 여러 갈래로 나뉘면서 독창적이다! 싶은 소설도 많더군요.) 뭐 판타지는 최근에 계속 여러 작품에서 제법 실험이 이뤄지다보니,,,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이 매우 길어졌는데,,, 여하튼 배경이 사실상 고정되서 소설의 상상력까지 열심히 가로막는 중인 무협지와 그보단 낫지만 역시 서양의 영향을 받은 판타지 소설들을 볼때,,, 일본풍은 오히려 사소한 문제라는게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최소한 일본풍이 상상력을 제한시키진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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