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직장마다 망년회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흥청망청' 분위기는 사라지고 조촐하고 알뜰한 망년회 계획이 여기저기서 짜이고 있다.
불황속 신 풍속도 알뜰 망년회 확산
직장인 김지현(여·28·부산 금정구 장전동)씨는 친구의 원룸에서 대학 동창들과 '도시락 망년회'를 열 계획이다. 김씨는 "각자 준비한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한 뒤 가볍게 와인을 마시면 돈도 절약되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미용대리점을 하고 있는 이영민(41·경남 창원시 팔용동)씨는 '찜질방 망년회'를 갖기로 했다.
이씨는 다음달 중순께 업무가 끝난 뒤 직원들과 함께 가까운 찜질방을 찾아 저녁식사를 한 뒤 차 한 잔을 놓고 대화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제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김영호(33·창원시 상남동)씨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산상 망년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씨는 "산 정상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을 나눠먹으며 동료애를 키우고 산행이 끝난 뒤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경기불황탓에 간단하게 망년회 분위기 확산
밀양에서 제조업을 하고 있는 석도준(44·밀양시 초동면)씨는 직원들과 공장내에서 조촐한 망년회를 계획하고 있다.
석씨는 "한해동안 고생해온 직원들과 준비한 음식과 음료, 맥주 등을 나눠먹으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망년회를 구상하고 있다"며 "또 비밀상자에 '내년에는 이것만은 이루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적은 쪽지를 넣어 내년 망년회 때 이를 지킨 직원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교동창 10명과 계모임을 갖고 있는 윤영준(40·마산시 양덕동)씨는 "지난해에는 특별회비를 거둬 부부동반으로 야외 바비큐 파티를 했으나 올해는 집에서 삼겹살 망년회를 갖기로 했다"며 "대다수 친구들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2차 없이 차분하게 한해를 마무리하자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이밖에 부산 부산진구청 공보과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인근 식당에서 '1시간 망년회'를 갖기로 하는 등 불황이 망년회 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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