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살생...
최근까지만 해도 자취방에는 모기 한마리가 돌아다녔다...
여름 내내 참고있었는데 그 웽웽거리는 소리가 얼마나 신경에 거슬리던지...
'허허... 그래 너희들이 얼마나 먹으면 얼마나 먹겠는가.. 나 하나 참으면 되지...'
하던 마음가짐을 깨고 손바닥을 날렵하게 후려쳐서 잡아버렸다...ㅡ.ㅡ;;
아침에 일어나 보니 벽에 반경 3센티는 되어 봄직한 모기의 시체와 핏자국에 약간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ㅡㅡ;;;
그 안쓰러웠던 마음을 점심 식사 후까지 유지하는데 성공하여...
친구에게 전화로 장장 5분에 걸쳐 이야기해 주었다...
잠시 뒤...
친구는 고맙게도 내 이야기를 다 들은 후...
절제된 한마디로 내게 술 먹을 기회를 주었다...
"미(친) 놈...~ 담부턴 술 쏘면서 말 해라..."
2. 바퀴벌레
자취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그 자잘한 쫑바퀴가 얼마나 심심치 않게 돌아다니던지...
바퀴약을 군데군데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돌아다니는 바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해 먹는 것도 없는데 왜 바퀴가 있을까...?
방이 습해서인가...(바퀴 뿐만 아니라 쥐며느리도 가끔씩 발견 할 수 있었으므로...)
청소를 안해서 지저분해서인가...(거의 이불 깔아 놓고 들어갔다 나왔다만 한다는...)
별별 생각을 다 하다가 바퀴박멸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수명이 다 된 바퀴 약을 다 떼어서 버린 뒤로 희안하게 바퀴를 볼 수가 없었다...
이 얼마나 기이한 일인가...
바퀴들이 다 이사를 가다니...ㅡ.ㅡ;;(낸 딴에 그렇게 생각함...)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는데...
오늘 아침 정말 몇개월만에 처음으로 밥을 해먹기 위해 싱크대 찬장을 여는 순간...
내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난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곳에는 바퀴 10여마리가 집단적으로 배를 내밀고 죽어 있었고...
나는 그제서야 한가지 사실을 알았다...
그 놈들은 그동안 바퀴약을 먹고 살았으나...
약이 떨어지자 집단 약물 중독을 일으켜 이렇게 죽게 된 것이었다...
결국 이러한 광경이 시사하는 바는...ㅡ_ㅡ;;
사람이나 곤충이나 약물중독은 무섭다는 것...
정말 나를 일깨우는 광경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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