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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아버지는 구두쇠

작성자
미소창고
작성
04.03.03 12:52
조회
293

우리집 아빠는 구두쇠다.

절대 함부로 돈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집 가전제품들은 몽땅 다 박물관이다...

혹시 아는가? '드르륵' 테레비를?..

80년대 중후반에 태어나신 애들은 잘 모를것이다.

저~~~~~기 연변 시골마을쯤 가면.. 조선족 가정에 한대 있을까 말까한.....

-_-;;; 그런거 있다..

전원일기 응삼이 방에 있던 테레비를 기억하는가?

-_-;;같은 모델이다...

응삼이가 리모콘 달린 새 테레비로

바꾸기전까진 난 꼭 그 드라마를 시청했다.

나: "엄마... 응삼이가 쓰는 테레비 우리꺼랑 똑같은 거지?"

엄마: "시끄러... 옆집에 들릴라-_-;;"

우상단엔 체널을 바꿀수 있는 손잡이가 달려있고

좌하단엔 볼륨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레버가 있다.

-_-그나마있던 체널 조정 손잡이도 3년전 언니가 치밀한 계획하에

실수를 가장해서 부러트렸다.

언니: "어머.. 아빠~~ 죄송해요... 그만 살살 다룬다는게...

아빠: "어쩌다.... 그랬어...."

언니: "죄송해요..."

아빠: "틈 사이로 손넣서... 한번 돌려봐.. 되나..."

언니: "안돼요... 아빠... 죄송해요...

이제 우리 평생 EBS밖엔 못보게 생겼어요...

아빠가 좋아하시는 스포츠 뉴스는 어떻게 보죠... T T"

아빠: "(음...)"

아빠의 표정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를 놓치지 않는 눈치빠른 엄마....

엄마: "여보... 이참에 한대 장만 합시다... 산지도 꽤 됐는데.."

언니: "그래요... '설상가상'이란 말도 있잖아요... 이기회에 한대 사요..."

나: "아빠.. 나 리모콘 만져보는게 소원이야... "

아빠: "음....."

아빠는 잠시 심각하게 고민을 하셨다.

(아 드디어 역사가 벌어지는건가?)

아빠는 언니를 쏘아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아빠: "(에헴...) 아까 너 '설상가상'이라 했냐?"

언니: "(당황) 예?"

아빠: "설상가상이 무슨 뜻이냐?"

언니: "(어색미소) 아이.. 아빠도 참...

저 고3이예요! 그런것도 모르게요?"

아빠: "그래 뭔데?"

잠시 긴 정적...... 고요~~~~~~

언니: "...........(C발..어디서 줏어 들었더라....)"

언니의 입주위에서 갑작이 심하게 경련이 일어났다.

그리고 잠시뒤... 눈동자가 빨개지더니...

쓱 일어나서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아빠: "저 x년이! 니가 고3맞아?!"

엄마: "여보 갑작이 왜그래요....? 쟤가 무슨 잘못을 했다구..."

아빠: "(엄마를 경멸하듯 쳐다봤다..) -_-...."

난 순간 '나한테 물어보면 어쩌지?' 라는 문구가 머리위로

떠올랐고... 나도 조용히 일어났다.

아빠: "야! 설상가상이 뭐야?"

나: "........."

아빠: "너도 몰라?!"

나: "아빠 미워!!!"

난 소리를 꽥 지르고 밖으로 뛰쳐 나왔다.

(역시 사춘기땐 무조건 화내고 도망치는게 짱이야... -_-V)

그리고 하루가 흘렀다..

밥을 먹고 있었다..

저녁 9시....

테레비에선 열역학 제2법칙에 대해 한참을 떠들어 대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조용했다....

엄마: "여보 테레비 끌까...?"

엄마는 견디기 힘든 눈치였다.

아빠: "에헴...."

우리들: "........."

잠시뒤 아빠는 방안에 흐르는 정적을 깼다.

아빠: "설상가상 찾아봤냐?"

언니: "(힘없이) 예...."

아빠: "고3이 되서 그런 기본적인 한자성어도 모르면 되냐?"

언니: "......."

아빠: "그래.. 뜻이 뭐라고 하데...?"

언니: "눈위에 또 눈이 온다는 뜻으로... 함박눈을 뜻해요.."

아빠: "-_-*......."

엄마: "안그래도 피곤한애... 쓸데없는건 물어봐서

귀찮게 해요.... 수능도 몇일 안남았는데...

으이구.. 우리딸 얼마나 고생스러워..."

언니: "괜찮아.....(흐믓)"

아빠의 얼굴은 점점 달아 올랐다...

아빠: "함박눈이 뭐 어쨌는데...?"

언니: ".....예?"

아빠: "함박눈이 내린다며...? 그게 뭐?"

언니: "(아닌가..?) ........"

아빠: "그 한자성어가 주는 교훈이 뭐야?!"

언니: "(제길... "눈위에 눈이 내린다"만 읽었는데.. T T 그뒤로 뭐 있었나?) ........"

아빠: "..... 빨리 대답 안해?!"

콩닥콩닥콩닥콩닥...

언니: "그러니깐.... 함박눈이 내리는 즐거운... 상황을..

묘사한... 누구에게...나 눈은.... 행복을....."

아빠가 갑작이 상을 엎었다.

우탕타탕탕탕탕탕 휘리리리리릭 탁! (젖가락 날라가서 문에 꼽히는 소리)

아빠: "내일부터 우리집은... 무조건 교육방송만 본다!!!!!평생!!!!"

그렇게 해서 우리집은 교육방송만 본다...

언니: "심슨하면 불러.."

나: "응..."

언니: "아.. 심슨도 안했으면... 나 가출했을 지도 몰라..."

나: "나도..."

다행이 심슨이란 사막위의 오아시스를 발견했고......

끝나는 그날까지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됐다. 그리고..

한 5개월 정도.... 흐르뒤

언니가 대학에 떨어지고 아빠 스스로 언니의 뇌가 정상인 보다

심하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자

테레비를 고쳤다... -_-

아빤... 어디서 큼지막한 막도장을 하나 줏어와서

교묘하게 조각을 하신뒤 체널꼽는데에 끼웠다.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결국...

도장을 30바퀴 정도 돌리면 체널 한개가 넘어가는 위업을 달성하셨다.

11번 보고 있다가..

아빠: "버섯아... 6번 틀어라.."

나: "언니 9번틀때도 내가 했잖아.. 이번엔 언니가 해.."

언니: "몰라...."

나: "아이씨..."

막내란 이유만으로 체널을 돌리는 무자비한 노역을 시키는건 너무 가옥했다..

11번에서 6번으로 체널을 바꾸려면.. 도장을 무려 150바퀼 돌려야 한다.

나: "낑낑낑낑 30... 31.. 32..."

아빠: "빨리 돌려라... 스포츠 뉴스 다끝나겠다..!"

나: "언니 나 9번에서 교대해줘..."

언니: "... 몰라....."

아빠: "또 부러트릴려거든... MBC에 맞춰놓고 부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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