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11시경..
개밥을 주기위해 마당으로 나간뒤 진돗개(꽃순이)에게 개밥그릇을 내려놓을 때 개줄이 풀린 말라뮤트(썰매개 아시죠^^ 써니)가 자기도 밥 먹으려고 머리를 들이대는 순간!!
그야말로 마당이 피터지는 투견장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1라운드는 덩치에서 거의 두배를 자랑하는 써니의 "천봉압정" 선제공격이 적중하는가 싶더니 진돗개 특유의 "칠성보"와 "물고 흔들기" 초식으로 순식간에 역전!
이어지는 써니의 반격... 서로 치고받고 아니 물고 흔들고..
뜨거운 물 붓고 작대기로 내리치고, 밀대걸레로 후려도 떨어지지 않더군요..
"아! 둘중에 한마리는 골로 가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저 큰 개 시신(?)을 어떻게 수습하지? 부골산으로 녹여버려?' 라는 엉뚱한 상상도 나더군요.
마루에선 우리 아들냄이가 무섭다고 울고.. 현관앞에 있는 다른 진돗개(진순이 - 꽃순이와 자매지간임)는 줄이 끊어질정도로 흥분하고..
정말 당해본 사람만이 알 정도로 살떨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두운 밤... 공간이 찢어질정도로 짖어대고 으르릉거리고 헉헉거리는 짐승소리...
결국 둘다 저한테 개맞듯이(음.. 진짜로 개가 맞았군) 얻어터지고 난 후에야 떨어졌습니다. 솔직히 저도 물릴까 싶어 겁도 무지 났어요. ㅠ.ㅠ
그럼 이 견투의 승리자는?
당연히 진돗개의 TKO승입니다. 상처거의 없는 꽃순이.. 얼굴부터 발까지 피투성이인 써니... 그러나 그 영광은 써니에게 돌아갔습니다. 개값이 더 나간단 이유만으로 뜨거운 우유먹고 약바르고 카스테라 먹고 마루에서 이불덥고 잔 써니.. "넌 자전거면 써니는 마티즈야"라는 이유로 식은밥먹고 또 얻어맞고 차가운 마당에서 잔 꽃순이..
개싸움에도 몸값차이가 절실히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PS : 우리 가족이 알면 큰일인데 써니의 상처가 꽃순이한테 물린건지 아님 제가 내리친 밀대걸레에 의한건지는 나도 모름..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하느님만 알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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