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엄청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인도에서 휘적휘적거리며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인도라 그런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걷고 있었던 게 실책일까요.
갑자기 뒤에서 텅! 하는 둔탁한 충격음이 전해지더군요.
그래서 뒤를 바라봤더니 어떤 오토바이를 탄 아저씨가 "미안~"하면서 웃더군요.
그리고 저는 그대로 앞으로 허물어져버렸습니다.
멍하니 있는 사이에 오토바이 아저씨는 사라져 버리고, 그냥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놀라서 그런지 별로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가슴 한구석이 시큰거리더군요.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입술 꾹 깨물고 다리에 힘을 줘서 일어나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당했으니까요.
집에 도착해 문을 열어주는 엄마를 보는 순간 울음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목과 등에서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더군요.
놀란 엄마와 병원으로 향했고, 오늘까지 물리치료를 받으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도였기 때문에 속력을 그다지 내지는 않았습니다.
그 오토바이 아저씨는 살짝 부딪힌 거라고 생각하고 사라진거겠죠.
하지만, 문제는 제 몸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사고로 경추와 척추가 지금까지도 많이 상했습니다. 지금도 후유증이 심합니다. 끔찍한 일이지만,,
지금, 제 마음을 무엇보다도 아프게 하는 것은...
수능 끝났으니 신나게 놀아야지~ 했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도 아니고
이리저리 나가는 치료비를 보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날 바라보는 엄마 아빠의 지친 모습입니다.
내색을 하시지는 않지만,,,
이제까지 일년에 몇 번씩 일어났기 때문에...
벌써 몇 년이 지난 일이지만, 중학교 때 친구가 "같이가~"하며 달려오면서 어깨동무를 했습니다.
전 그대로 고꾸라져 버렸죠. 그리고 바로 병원행.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오지만, 그 친구랑은 그 뒤로 관계가 소원해 졌습니다. 슬픈 일이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놀란 가슴 부여잡고 달려오시는 엄마, 아빠의 모습. 그리고
안타깝게 날 바라보는 모습,,, 이제는 정말 참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파요.
도대체,,,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금 앉아있는 것도 약간은 힘이 듭니다. 침대에 누워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더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오랜만에 컴퓨터를 켰습니다. 그러다 고무림에 들어왔습니다.
너무..너무 마음이 답답해서,,,이렇게 올려봅니다.
무협소설 빌리러 갈 수도 없기 때문에
"강호 입문!" 이라는 원대한 꿈을 아직 펼치지도 못했습니다,,,
도대체가 되는 일이 없군요...
정말 씁쓸합니다.
앞으론..정말 부모님 눈에서 눈물 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 때문에 힘이 드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놀라게 하는 것도 싫고
나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거...정말 싫습니다.
근데 이 놈의 몸으로는,,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모르겠습니다.
너무..말이 길어졌네요. 그저 너무 답답해서 쏟아내고 싶었습니다...
Commen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