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설에 해당되진 않겠지만 현재 대세인 게임물 회귀물에는 목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독특한 소재로 주인공이 강해지는 거 재밌죠. 근데 강해져서, 혹은 끊임없이 강해지기만 해서 뭘 하나요. RPG가 흔히 그렇듯 레벨업으로 재미보는 건 초반이 답니다. 근데 소설은 게임이 아니잖아요. 끝이 보여야죠.
복수, 세게정복 같은 거창한 주제 아니라도 상관없어요. 조금이라도 구체적인 목표가 있고, 지금 어디쯤 왔으며,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돈 많이 벌겠다. 짱 세질 거다. 그래서 뭐?
회귀했으니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내가 다 해먹음. 그걸로 끝?
여기서 조금이라도 더 들어가야 합니다. 돈 왕창 벌어서 서울을 통째로 사겠다. 좋아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헌터가 되겠다. 나쁘지 않습니다. 짱 세져서 악의 축을 무너뜨리겠다. 진부하지만 뭐 이것도 그런대로. 꼭 주인공의 목표가 아니라도 이 소설은 무엇에 대한 이야기다. 라는 게 있어야죠.
이 소설은 xx하고 xx한 헌터의 이야기다. 이건 작품 소개에 넣을 말이구요. xx한 헌터가 xx를 xx하는 이야기다. 라는 게 독자에게 보여야 합니다. 영화 300과 디워의 차이는 다들 알잖아요.
제 기준에서 초보 작가로 보이는 분들 십중팔구는 그렇습니다. 재밌는 소재로 흥미를 끈 건 좋은데 그냥 계속 세져요. 혹은 회귀물이니까 계속 독식독식합니다. 근데 뭐 그 와중에 이야기가 어디로 가서 어떤 시점에 끝날지, 작가 본인도 모르는 것 같아요. 한 편 한 편을 보면 스피디한 진행인데, 전체로 보면 거의 진행되는 게 없습니다. 작가는 나름대로 생각이 있겠지만 독자에게는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하나하나의 사건은 있지만 소설이 무엇을 위해 진행되는지 방향성이 없습니다. 이래서야 지쳐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
주인공에게 목표를 주세요.
최근에 잘 나가는 글이 50편이 넘었는데 아직도 레벨업만 하고 있는 게 답답해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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