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내용은 절대로 논픽션임을 밝혀둔다.
새벽3시,,
나는 잠자는 아내를 깨웠다.
"왔십니꺼. 장사 좀 되던교..."
"나 토요일 부산 가기로 결정했다"
거두 절미 난 이말부터 했다..평소 공처가를 넘어 경처가 수준인 나에겐
거의 반란과도 같은 말이었다.
잠이 들깬 아내는 무슨말인가 해서 눈이 끔뻑인다.
"전에 얘기했제 요번 토요일에 부산에서 모임있다고..거기 가봐야겠다고"
아내가 일어나 앉았다.갑자기 긴장이 된다.
"이양반 지금 정신있는 소린교 그게..토요일이 얼매나 바쁜데 놀러간다고 캅니꺼?
쓸데없는소리 말고 잠이나 자입시더."
"머라고 쓸데없는소리? 니한테는 남편이 하는소리가 쓸데없는소리로 밖에 안들리나"
버럭 고함을 쳤다. 도발을 한것이다...
"말꼬리 잡지마이소. 그런뜻으로 한말 아닌거 알잔아요.요새 얼매나 어렵은데 일할
생각 안하고 놀러갈 생각만 하는교. 당신부산가는날 그라마 가계 문닫읍시더.나도
좀 쉬구로...그라고 당분간 좀 조심해야 한다고 안캅니꺼. 거 갔다가 술묵고 상처 덛
나고 하마 우짤라고 캅니꺼 마 담에 가이소.."
"담이 어딧노.이기 첨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암튼 가기로했으니 그래 알아라"
" 니가 뭐라케도 나는 간다. 불끄라 자자"
....
불을끄고 잠자리에 누웟다. 잠이 오질않는다..
한 삼십분 뒤척였을까? 아내가 일어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불이켜졌다.
" 보소 자는교?안자마 일나보소"
"와?"
아내는 한숨부터 쉰다. 드디어 잔소리가 시작되는것이다.
내 아내는 속에 있는말을 못하면 열불이 터져 암것도 못하는 무서운 성격의
소유자이다.
" 당신참 철없소.며칠전부터 말꺼낼때부터 알아봣지..또 어딜가고싶어 저러는구나
하구,,술마시고 손목 다친지가 며칠전인데 벌써 또 그카는교?그라고 온라인에서
만난사람들 그냥 온라인에서 끝내요.(아내는 온라인상의 교제나 챗따위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사람이다.아니 거의 격멸수준이다..물론 거기에 대한 원인제공은
내가 했지만..)만나봤자 다 그렇고 그런사람들 아입니꺼"
"니가 뭘아노.니가 그사람들 알기나하나? 알고 그런소리하나?"
" 안봐도 훤한다 아입니꺼.남자들 만나마 술마시고 이차가고 ..그라다 보마 사고치고
그기 다 쓸데없는짓인기라요."
" 참 내할말이 없네.내 함물어보자? 니는 내 유일한 취미가 뭔지 아나?"
"와예?무협지 얘기할라고에..?만날라 카느사람들 무협지 사이트 사람들인거 나도 압니더"
"그걸 알면서 그래말하나?토요일날 만나는 사람의 절반정도는 다 작가다.
내가 니 신랑이 24년간 읽은 책의 저자들이란 말이다.언제 또 내가 그런작가들을
만날수 있겠노."
"당신은 우째 맨날 그런교?만났다 카마 십년만에 보는 친구고 계추를 가면서도
제일 절친한 친구들이라서 가야되고,뭐를해도 당신한테 안중요한건 없지에.그래
다 챙겨가지고 장사는 언제하고 돈은 언제 법니꺼?나는 친구가 없어 안만나는줄
압니꺼? 놀거 다놀구 할거다하구 우리가 지금 그럴형편입니꺼?"
"내가 머를 얼마나 놀구 그랬다구 카노?나도 할때는 열심히 한다.내가 무슨낙이있노
유일한 취민데 그정도도 내맘대로 못하면 내가 답답해서 우에사노?"
"암튼 난 갈거니깐 말길게 하지마라.고마자자."
아내가 머라고 계속말을한다. 못들은척하고 난 잠을청했다.
....................잠시후........
다시 아내가 흔들어 깨운다.
"안자는거 압니더 일어나 보이소."
"와? 난 할말더없다."
"꼭 그래 가야 되겠는교?그기 그래 중요합니꺼?그것도 하필이면 토요일날"
"그라마 그사람들이 백수가 토요일아이마 시간이 어딧노?"
"아침에 형님댁에 조카들 선물사논거 갔다주고 오이소"
"알았다."
갑자기 아내가 다른소리를 한다.
"그라고 머리좀 깍으소..머리가 그기 뭔교"
"머리는 와? 아직별로 길지도 않은데.."
"첨 만나는 사람들인데 좀 단정하게 해가 가야 안되는교. 볼거하나도 없는사람이
머리나마 좀 다듬고 가야 안되겠는교.그라고 오는길에 역에 가가지고 기차표예매도 하이소.괜히 당일갔다가 차표없으면 서서가야 된다 아입니꺼.기왕이면 새마을로
끈으이소."
..............
"알았다.고맙다."
" 그기 그래 소원라는데 우짭니꺼? 그라마 언제 올라오는데요?"
"내가 술도 못먹고 일요일 장사도 해야 되니까 새벽에 나는 올라 올기다."
"알았심더.인자 속이 편한교..자입시더, 당신땜에 잠도 못자고...."
........새벽 6시 상황종료.....
마누라 만쉐이~~~~~~
후기: 어제 역에 갔다.차표가 매진이당.그래도 난 당연히 갈것이다.
이상 111고지를 정복한 강호랑객의 승전보였습니다.
Commen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