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연중이나 먹튀에 대한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독자들의 불만이나 작품에 대한 개입이 도를 넘지 않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작품 내용에 대한 감정적인 시비도 말이 안되거니와 결제 비용 안에 재미보장, 성실연재, 완결 같은 것에 대한 이행 보증금이 들어있는 것처럼 표현할 때에는 독자로서 제가 다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지리산 메뚜기쌀'이라는 국내산 햅쌀 백미 20kg을 이번주에 온라인으로 구매했는데 3.3만원대였습니다. "비싸지 않아서 좋네", 이 정도가 아니라 "쌀 값이 싸도 너무 싸구나" 하는 생각과 "이런 식으로 가면 국내 주곡농 기반이 완전히 붕괴되지 않을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1회 유료 연재글이 5천자 기준인 듯한데, 실제로는 5.5~6천자 정도일 겁니다. 이걸 아래한글에서 눈이 불편하지 않는 수준으로 편집하고 A4 용지로 출력하면 대략 5페이지 정도.
A4용지로 5장 정도에 이르는 창작 컨텐츠가 100원이라면 이걸 책값으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마치 쌀값처럼, 싸도 너무 싸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농사지어 큰 돈 만지는 소수 부농이 있는 것처럼 이 100원으로도 월 수천만원을 챙기는 부자 작가가 생기는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만, 다수의 빈곤작가를 생각하면 A4 용지 5장 분량의 창작 컨텐츠 값 100원은 싸도 너무 싸다고 생각합니다. 절대소수 부자 작가, 절대다수 빈곤작가. 이건 마치 카진호(금칙어때문) 같지 않습니까?
무료작가이긴 하지만 저 또한 동시에 유료지불 독자인데, 글 읽으면서 한 번도 돈이 아깝다던가 그런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검에 비친 달을 보다> 같은 경우 재미와 다음 회를 유인하는 악마적인 드라마식 편집에 회당 200원이어도 벗어날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고 감탄하고는 합니다. 물론 저도 읽다가 궁합이 맞지 않아 하차하는 경우가 있지만, 하차하기 전까지 한 때 즐겁게 읽었던 걸 감안하면 도중하차지만 지불한 돈에 대한 즐거움은 넘치도록 받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신의 노래>가 그랬죠. 참 재밌게 보고 추천까지 했는데, 어느 날부터 몰입이 흐트러졌고 그냥 하차했지만 돈이 아까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열방전> 같은 건 회당 500원이어도 보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는데(무료작-장기 연중상태), 마지막 4회물이 매우 이질적이었고 유료였다면 하차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이전까지의 행복감을 만끽했으므로 회당 500원이었더도 아깝다는 생각은 안했을 것 같습니다.
스토리나 캐릭터, 서사의 전개 방식 등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나 불만 노출은 독자들이 정말로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유료 구매 비용 100원에는 재미보장, 성실연재, 완결 등에 대한 강제이행 보증금 따위는 결코 들어있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A4 용지 5장 분량의 창작 컨텐츠 유료 결제 비용 100원은 내가 재미있게 읽는 부분까지의 비용일 뿐이라고 편하게 생각하면 안될까요?
추신) 작가들도 막장드라마에 말이 많은 법이라는 걸 감안하고, 좋은 작품에는 시비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연재분량과 발생 수입 보다는 완성도 자체를 목적으로 하고 수입은 글자에 대한 댓가가 아니라 작품성에 대한 댓가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작가들은, 자극적인 포르노 영상 팔아서 돈 버는 사람들과는 달라야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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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아유, 그만 좀 하셨으면...
“나의 주장”이라거나 논리적인 글도 아니고, 게시글 제목처럼 말 그대로 단상인데...
생각이 짧을 수도 있고, 다른 분들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도 마찬가지로 깊은 사유 없는 단상과 단상이 충돌하는 건 보기 안좋습니다.
거듭 분란성 게시글을 올려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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