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작품명 :
출판사 :
요즈음 무협소설을 뽑아들면 겉표지에 써있는 말이 다릅니다. 어떤것은 무협판타지소설 혹은 (신)무협소설, 그리고 오리엔탈판타지라는 용어가 있더군요.
글쎄요...... 제가 오리엔탈판타지라는 용어를 보고서 느낀 생각은 일단 못마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저의 불만일지도 모르겠으나 말이죠....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하나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의문을 통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첫째, 오리엔탈 판타지라는 것은 동양의 판타지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일반 판타지는 모두 서양 것이라는 말이지요. 그렇지 않다면 굳이 판타지에다가 오리엔탈을 붙이지는 않았을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억지성이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판타지 작품이 서양을 배경으로 나오고 있다곤 하지만, 정작 우리의 판타지 소설은 서양의 판타지 소설과 많은 이질성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서양의 판타지이야기 세가지를 들어보죠. 1. 아서왕전설 2. 반지의 제왕 3. 해리포터 4.트와일라잇
아마도 이 네 이야기는 웬만하면 다 아실 작품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서양 판타지에 대한 어느 공통적인 면이 있나요? 아뇨.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네 작품은 우리나라의 판타지 작품과는 매우 다른 면을 보입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시켜먹는 자장면은 좋아하시는 분들도 중국에 가서 현지 자장면을 시켰더니 입맛에 전혀 안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장면 뿐만이 아니지요. 이탈리아 현지의 피자나 스파게티 역시 우리 입맛에 맞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그 음식이 들어와서 우리들이 먹는 입맛에 바뀌어버린 것이지요. 판타지 소설역시 이 범주를 넘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것과 동시에......
두번째, 왜 무협소설이 동양판타지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판되느냐? 라는 겁니다. 중국은 단지 아시아의 한 나라일 뿐입니다. 그런데 현재 쓰이는 말로는 오리엔탈판타지 = 무협소설 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무협이라는 단어가 오리엔탈이라는 단여와 같은 의미였던가요? 아니잖습니까? 제가 사전 몇가지를 뒤져본 결과 무협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대충 기사도를 의미하는 'chivalry' 로 번역될 수 있겠군요. 한마디로 무협지에 나오는 설정은 영어로 마땅히 대체할 단어가 아예 없던 겁니다. 그럼 그냥 무협소설이라 써놓아도 될 것을 굳이 동양의 판타지라는 타이틀을 걸기에는 사족이아닐까 싶습니다.
애초부터 판타지라는 것을 구체화시켜서 생각할 필요 따위는 하등 없습니다. 판타지의 시작은 난롯불 앞에 할머니가 뜨개질을 하면서 손자손녀에게 옛날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 확실한 예시로 1800년대 영국의 국어 대사전에는 오크와 오우거와 고블린이 같은 뜻을 가진 단어로 적혀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일까요? 지금 판타지 소설을 읽는 사람중에는 의아한 사람들도 몇 분 계실겁니다. 하지만 1800년대에서 오크나 고블린이나 오우거나 다 할머니들이 그때그때마다 이야기에 등장시키는 - 공주를 구하는 기사가 나중에 무찌르는 괴물- 이라는 의미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우리처럼 오우거가 신장이 6-7m이고 고블린은 조그맣고 독침을 쓴다는 등의 설정 따위는 없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끝마치는 말을 하겠습니다. 저는 오리엔탈판타지라는 단어를 보고서 판타지의 기본 설정은 서양의 것이고, 동양풍의 이야기는 무협소설이다라는 고정관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도덕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을 한번 인용해 보겠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 가장 부합되는 판타지 작품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네,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너무 쪼잔한 비평을 해대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판타지 작가분들이 고정된 설정에 잡혀있지말고 가끔씩은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기를 바라는 마음 역시 담겨있습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꾸벅~
Commen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