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최현우
작품명 : 학사검전
출판사 : 북박스
어제 마침내 고대하던 학사검전 9편을 읽었다.
혹시 이 책도 "보보노노" 처럼 미완결로 끝날까 싶어 안타까웠는데, 일단 완결이다.
좀 더 길어 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일단락 되었다.
마치 용변을 보고 뒤를 닦지 않은 것 같은, 그런 묘한 기분이 드는 아쉬운 결말이다.
내가 이 책을 보고 놀란 점은
첫째, 주인공이 학사란 점이었다.
근 30여 년 동안 무협소설을 읽었지만, 내 기억에 학사가 주인공인 무협소설은 없었다.
작가의 그 기발한 착상에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 이 소설의 백미는 그 유려한 문장이다.
이 작품에는 그 상스러운 욕이나 말투, 행동 따윈 일체 없다.
만약 주인공인 학사가 자기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쌍말이나 욕짓거리, 천한 행동을 했다면 나는 단연코 이 소설을 외면햇을 것이다.
셋째, 전혀 낯선 환경인 무림에 타의로 뛰어든 학자의 노심초사한 의식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점은 또한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왕 낯선 환경인 무림에 뛰어든 이상 그것에 맞은 의식변화와 행동이 뒤따라야 하는데, 주인공은 끝내 무림인으로써의 자각이 안된 상태에서 끝을 낸다.
주인공은 황궁을 나온 이후 많은 무림인과 절정고수를 만나 뜻하지 않는 사건과 사고를 겪지만, 그의 의식변화는 별다른 진전을 느낄 수 없다.
이 점이 많는 성급한 독자들에게 답답하고 지루함을 느끼게 하고 주인공의 인상을 흐리게 하는 요인이 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걸작이다.
어느 누구도 창작하지 못한 독자적인 주인공 상을 창조한 몇 안되는 무협소설이기 때문이다.
Commen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