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에서 가장 뜻있고, 가슴 뭉클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바로 이곳에서 아스크 -황혼을 쫓는 늑대-와 인페르노를 연재하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일에 쫓겨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처녀작인 서풍의 진혼곡(조아라 연재당시 붉은 서풍)을 퇴고하는 걸로 만족하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그때처럼 모든 걸 걸고 글을 적고 싶은 마음에 미칠 것 같습니다.
얼마전 일을 하다 문득 '글'이라는 말을 입밖에 꺼낸 적이 있습니다. 뒷골에서부터 싸하게 몰아쳐서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소름에 자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식어버린 줄 알았던 심장도, 얼어붙은 줄 알았던 영혼도 다시 폭발을 향해 가동할 준비가 되어있단 걸 뼈져리게 느꼈으니까요.
역시 난 안되는구나. 굶어죽더라도 글을 쓰며 살아야 할 팔자구나.
그렇게 한탄하며 조금씩 글을 적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렇게 적어선 몇년이 걸릴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약속드리겠습니다.
언젠가는 돌아오겠습니다. 저만의 색깔이 담긴 글, 재미와 감동이 있는 글을 들고 꼭 찾아뵙겠습니다.
못난 글쟁이의 안부를 걱정해주시는 고마우신 독자분들에게 이 글을 남깁니다. 그럼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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