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걸글 같아서 내용 일부 삭제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글쟁이 르웨느입니다.
이번에 개인지를 내게 되었습니다. 구매해주세요, 이런 건 아닙니다. 문피아에서 제 글이 듣보잡임을 아는데 대뜸 책부터 사달라 할까요.
개인지를 드린다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판매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헌데 독자 분들이 이렇게 말씀해주시더군요.
"계좌불러주세요, 현금지원하고 싶어요."
조금 우습습니다. 정말 죽어라 뛰는(쓰는) 필자 위에 나는(읽는) 독자들입니다. 전 팔기 싫습니다. 제 독자들이 제 고객이 되는 거, 그나마 몇 안 되는 독자인데 그들 상대로 장사하는 거 안 하고 싶습니다. 제 독자들, 정말 좋아하고 소중합니다. 글에 20대 걸었으니까, 20대의 저를 인정해주는 사람은 여러분밖에 없습니다.
"책을 구매할 게요." 이건 판매자와 구매자와의 대화입니다.
"현금지원하겠습니다." 이건 독자가 필자에게 후원금을 주겠단 대화입니다.
결국 돈을 주겠다는 내용이긴 합니다. 그래서 저도 혼란스럽습니다. 이걸 받아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감사하지만 거절해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제 독자들의 호의에 나은 답을 드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문의글은 여기까지고 홍보 카테고리 썼으니 홍보는 해야겠죠. 저 문의가 한담에 어울리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아리까리합니다.
요네즈는 침대보에 붙은 제 팔을 들어 거추장스러운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습관적으로 방안을 훑다가 침대에 머지않은 자리에 앉아 있는 요하스를 보았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별로.”
저주의 부작용인지 건강이 나빠진 것인지 몰라도 그녀는 이 세계에 처음 왔을 때에는 없던 저혈압이 생겼다. 칼칼한 목소리가 쑥 튀어나오자 그녀는 마른입을 굴려 침을 삼켰다.
“밤새 내가 안은 게 기집앤지 뭔지 모를 얼굴이라 뭔가 이상해.”
“제가 안긴 겁니까?”
요하스는 그 진녹안을 내리깔았다. 흘겨보는 그를 아랑곳하지도 않은 채 그녀는 헐벗은 가슴에 시트를 감아 상체를 일으켰다. 침대 곁 작은 서랍장 위의 물컵을 들이키고는 다시 요하스가 있는 방향으로 등을 대고 들어 누었다. 그녀는 턱을 젖히며 위에 있는 요하스를 향해 입 꼬리를 들추었다.
“그럼 네가 안았니? 난 모르겠는데. 정말로 기집애가 아닌지 확인도 할 겸 한 번 더 할까?”
그에게로 뻗어오는 손가락에 요하스는 홀린 것처럼 일어서 다가갔다. 손가락과 손가락이 얽히고 입술 위에 입술이 찍혔다. 그는 침대 밑에 무릎 끓는 것도 신경 안 쓰고 그녀의 입술을 탐닉했다.
“그 말이 그 말이라 생각합니다. 당신은, 저를 믿지 않습니다.”
아니라는데 왜 저렇게 고집을 피우는지 모르겠다. 슬슬 짜증이 난다. 추워서 뇌가 얼어붙는 거 같다. 생각하는 게 힘들어.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을 알아줄지 모르겠다. 요하스 역시 사납게 날 노려본다. 그래, 그 눈이야. 너야 말로 날 못 믿잖아.
“저를 의지한다면 하다못해 힘들다 한마디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정곡이다. 생각지도 못한 아니 했어도 바로 묻어버렸던 말에 입이 열 개라도 열 수가 없게 되었다. 시선을 황급히 떨어트렸다. 매번 요하스가 괜찮으냐고 물어 와도 나는 다른 소리를 했다. 그런 말, 그런 말 같은 거 하면 안 되니까. 내가 정말 힘드니까, 힘들다고 하면 힘든 것조차 당연하게 여겨버릴 것 같다. 속으로야 아프다고 천만 번도 더 외칠 수 있지만 입 밖으론 어떻게 말하지. 요하스, 나는 남의 아픔에 무관심한 인간이다. 혹 내 눈앞에서 네가 아프다 한들 나는 걱정하되 수 초 내에 아픈 것은 아픈 것이라고 태연해질 것이다. 내 고통이 남들에겐 당연한 것 별것 아닌 게 된다면 난 너무 공허해질 것 같다. 힘내라고 혹은 잊으라고 금방 흩어지는 말만을 듣게 된다면 눈물도 안 날 거다. 자조하겠지.
“이렇게 떨고 있으면서 춥다는 소리 한 번 하지 않는 당신입니다. 요네즈, 제가 어딜 보고 당신이 절 신뢰한다 믿어야 하는 겁니까.”
틀린 데가 없는 요하스의 말에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다. 저를 믿는다는 걸 보여 달라는 말에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하나뿐이다. 몸이 자꾸 떨린다. 내가 미쳐간다. 아니다. 해선 안 된다. 요하스의 얼굴이 보인다. 내가 또 미쳤나 보다. 모포자락을 쥔 손이 바깥으로 나간다. 차가운 공기에 솜털이 곤두서는데도 모닥불 위를 스쳐 질러 요하스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언젠가 한 번 잡아보고 싶었던 보드라운 뺨. 요하스도 추운 것인지 떨고 있다. 잠시 요하스의 입술을 눈으로 쓸어보고 다시 진녹안과 눈을 맞춘다. 느릿느릿한 내 손길을 요하스가 뿌리치지 않아 좀 더 용기를 내 아이의 어깨를 끌어안아 봤다. 심장이 미친 거 같다. 뛰는지 안 뛰는지 모르겠다. 어깨가 다 노출됐는지 등골이 시리다. 문득 요하스의 손이 떨어진 모포를 다시 어깨 위로 덮어주며 나를 끌어안아 온다. 힘 있게. 내 귀에 속삭인다.
“저도 당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요하스의 뺨이 내 뺨이 부딪쳐 온다. 비비는 듯한 그 행동이 부드럽기 짝이 없다. 온몸이 긴장한 듯한데 요하스의 손길과 몸짓에 녹아드는 것 같다.
“당신이 저를 믿어주신다면 저는 제 모든 걸 걸고 지켜드릴 겁니다.”
머릿속이 비어버린 듯 아니 너무 꽉 찬 듯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아서 그저 요하스를 끌어안고 모포 아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모포 두 장 너머로도 서로의 체온이 교류되는 듯하다. 여전히 난 떨고 있지만 가볍게 말하고 싶지 않지만 온몸이 들끓고 있지만 마음이 멋대로 내 입술을 열어버린다. 이러면 안 되는데. 난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는데. 날 바라보는 진녹안에 홀려버린 것이 틀림없다.
“믿을게, 요하스.”
(*주: 〈Yones In Wonderland〉는 개인지가 나오면 게시판 삭제에 들어갑니다.)
(*주2: 〈Yones In Wonderland〉는 로맨스 판타지를 가장한 환시창입니다. 달달한 것 따윈 본문에 없어요,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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