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 붓이 하이얀 종이에 진한 먹색의 잎파리를 그어올린다
진한 기둥이 올라가 끝으로 갈수록 먹색의 농도는 흩어지나
풀잎은 농담의 끝이 흐려지기 전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대마다 꺽인 흔적이 있고
바람에 찢어진듯 흐릿하게 그어진 풀잎이나마
그형태는 온건히 그려져 휘영청 거리지만 진한 담색의
그리고 담담하게 올려졋으나 붓선이 선명한 풀잎이다
영웅의 탄생처럼 세상이 놀라고
빛나는 꽃처럼 찬탄하고 아끼는 사람은 없으나
바람처럼 흘러가다 맺을 인연마저 가슴에 품고
뿌리내린 땅 연약하나 꺽이지도 찢어지지도 않은채
버티어선다
문득 잠들기전 늦은 삼경 찾아오는 비처럼
반갑고 쓸쓸하며 옛생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옛 수묵화 처럼 화려한 색채보다 더 깊은
조각을 새우듯 깊은 선과
안개밤 별을 세듯 흐릿하지만 깊은 여백이 가슴을 채워준다
철혈객
바람에 흩날리는 늦은 저녘 일몰의 빛을 받아 상처잎엇으나 꺽이지도 찢어졋으나 부초처럼 날아가지도 않고 버티는 풀잎같은
사내의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담담한 수묵화같은 삼경우님의 글이 가슴을 울리네요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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