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하신 말씀은, 거짓말이네요.
거짓말이 아니라구요? 하아. 아니요, 거짓말이 맞아요. 다만 방금의 거짓말은 자신까지도 속이는 종류였던가보네요. 쉽게 말해서 방금 스스로도 모르는 거짓말을 하신 거에요.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가능하지 못할 것도 없죠. 사실 그런 거짓말은 언제나 일어나요. 어쩌면 의식적인 거짓말보다 더 자주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고.
간단한 예로, '나는 할 수 있다' 같은 거? 자기최면에 성공해서 정말로 난 할 수 있다, 라고 믿는다면 모르겠지만 무의식으론 …아냐, 역시 난 안 될거야. 하고 생각하고 있으면서 입으로는 '나는 할 수 있어. 나니까 할 수 있어.'라고 말한다면, 그건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이죠.
뻔히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알고 있으면서도 도저히 그 일을 하겠다고 결단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몰라, 모르겠어.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는 식으로 도피하는 말들도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 스스로도 모르는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그냥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거짓말이라는 선택지도 있군요.
그러니까, 인사치레 같은 것들 말이에요. '아뇨, 방금 왔어요' 라든지 '전보다 예뻐지셨네요'라든지. 의도가 좋다고는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들은 다 거짓말의 범주에 들어가잖아요. 방금 하신 말씀은 그런 거짓말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어느 쪽이 됐건 간에, 방금의 말씀이 거짓이었던 것만은 틀림없어요.
어째서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거짓말이다, 하고 판정하고 있냐구요?
으음. 이렇게 떠들어대고서 그건 비밀입니다─하면, 씨알도 안 먹히겠죠.
…좋아요.
말씀드릴게요.
대신 자리를 조금 옮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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