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겨울
차갑고 잔혹한
그 길을 지새며
그대의 시린 가슴속
푸른 칼날을 새우고
그것을 봉하여
세상에
남으리라
천년의 겨울을 지새고
천년의 설을 맞으며
비로소
거듭나리라
그대의 길에 새하얀
눈을 흩뿌려
너의 발을 묶고
시리디 시린 칼의 바람으로
가슴을 헤집어
너를
굴복시키리라
겨울을 지새는 자여
그 차가운 길에
홀로
비를
기다리며
그대를 적실
아늑한
비를
기다리며
오늘도
그 길을
걸어가리라
- Chriens D. Serid
그를 위한 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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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몇 년이 지났는지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는 세상의 빛을 동경하며 살아 온지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렀는지... 비명과 채찍의 향연이 언제쯤 끝나게 되는지 소년은 알지 못했다.
소년은 세상을 증오했다.
아니 증오하는 방법조차 몰랐다. 소년에게 세상은 이런 것이었다.
노동에 시달리며 그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호된 채찍질이 이어져왔다.
어릴 적부터 소년은 그렇게 자라왔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삶을 이어왔는지는 소년 자신조차 알지 못 했다.
그저 주변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갓난아기시절 외부 시설의 고아원에서 길러져 젖을 떼고 빵을 먹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이곳을 왔다는 채찍을 든 자들의 의미 없는 대화를 들었던 것이다.
소년에게 삶이란 커다란 의미를 가지지 못 했다.
죽지 못 하기에 사는 것
그것이 소년이 살아가는 이유였다. 죽지 못해 살고 살아있기에 살아간다.
억지로 보일지도 모르는 말이나 세상 사람들 중 명확한 목표를 지향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세상이 다르다.
환경이 다르다. 처상황이 다르다.
그의 세상은 살아가기에는 너무 가혹한 세상이 아닌가?
그럼 묻겠다.
당신의 세상은 가혹하지 않은가?
당신의 세상은 잔혹하지 않은가?
당신의 세상은 냉혹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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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겨울의 그림자에 가려 한 줄기의 빛도 바라보지 못한 채 소년은 길을 걸었다.
그 잔혹하고도 차가운...
소년은 그 길을 걸었다.
빛..
소년의 세계에 빛이란 없었다.
단 한줄기의 빛조차
소년은 그림자에 가려 어둡고 잔혹해저만 갔다.
얼마쯤 걸어왔을까..
소년은 결국 겨울의 언덕에 몸을 눕혔다.
의식이 몽롱해져 가며 눈꺼플이 무거워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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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그리 상냥하지 못하다.
소년의 세상은 언제나 어두운 겨울이었다.
새까만 그림자가 드리워진 겨울...
소년은 버릴것도 잃을것도 없는 몸이었다.
소년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비루한 한 몸뚱이뿐..
소년에게는 살고 싶은 의지도..
내일에 대한 희망과 동경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 지에 대한 소망조차도..
없다.
겨울을 지새는 소년...
그대를 적실 한 줄기의 비...
"저기.. 괜찮으세요?"
겨울의 그림자..
제 1 부 겨울의 비...
잔혹하고도 차가운 겨울의 길
그 길에 홀로 비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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