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람의 세레나데의 L.Kaiser입니다.
요즘 들어 '다중 아이디 자추'(이하 자추)에 관한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몇몇 회원들께서 아예 추천제를 폐지하자고까지 주장하시기에 이렇게 글을 끄적여 봅니다.
솔직한 심정은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즉, 자추를 생각하시는 분이 없으셨으면 좋겠다는 뜻이죠.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런 유혹을 받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 말씀을 듣고 생각을 고치시기 바랍니다.
먼저 추천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은 추천 -> 인기가 오른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추천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글을 읽은 독자가 '아! 이 글은 정말 좋은 글이구나. 혼자 읽기에는 아깝다. 다른 독자들에게도 이런 글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지~' 라는 마음에서 올리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인기를 얻고 말고를 떠나 애초에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자추를 하게 되면 이런 추천의 고유한 의미를 단순히 인기몰이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켜 버리고 맙니다. 인기를 얻고 싶다면 홍보를 하십시오. 괜히 홍보가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자추를 하는 작가 입장에서는 좀 더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보고자는 단순한 의도였을 것입니다. 작가라면 누구나 자기가 쓴 글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고 일단 조회수가 일정 수준으로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글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깔려있었겠죠. 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의 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 당장은 조회수가 저조하더라도 잠시 참고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좋은 글이라면 굳이 자추같은 파렴치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독자분들이 알아서 추천을 올려주시니까요.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추천이나 조회수가 올라가지 않는다면, 그건 자신이 쓴 글에 문제가 있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자추를 하는 대신 어느 점이 문제인지 반성해야 합니다. 결국 완벽한 글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참으로 나약한 건가 봅니다.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자면 저 자신도 처음 자유연재란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는 '나도 한번?' 이라는 생각이 불쑥 찾아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조회수가 겨우 10을 넘고 댓글 하나가 너무도 반가웠으니까요. 하지만 제 글을 읽어주시는 소중한 독자분들을 우롱하면서까지 인기 따위를 얻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제가 정규연재란에 들어오면서 올린 공지사항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단 한 사람의 독자라도 제 글을 읽어주신다면 그 분을 위해 글을 쓸 것이고, 만약 어느 누구도 제 글을 읽어주지 않는다면 단지 글을 쓰는 게 재미있기 때문에 계속 쓸 것이다' 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꾸준히 연재를 시작한지 아직 두 달이 조금 안된 지금은 1400명이 되시는 독자들께서 선호작을 해주셨고 그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에 힘입어 요즘은 이틀 정도만 지나도 조회수가 네자리수에 진입하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던 신인 베스트 10안에도 들게 되었고요. 물론, 훌륭한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들에 비하면 아직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좀 더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 드리고자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염치없게도 자랑을 늘어놓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만...결국 결론은 진정으로 자기 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 자추는 스스로 삼가해 주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지인 추천도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게도 호주의 멜버른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남동생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동생이 바람의 세레나데를 읽고 있지만 저네들이 앞장 서서 추천해 주겠다는 것을 말렸습니다. 지인추천의 특성상 객관적인 독자의 시점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작가와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빈말만 늘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말이 길어져 이만 줄이겠습니다. 그럼 문피아에 연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으신 신인 작가님들! (사실 저도 그 신인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만...;;)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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