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국어사전을 씹어 먹어봅시다.

작성자
Lv.1 마젠타 L
작성
08.10.24 10:37
조회
695

국어사전을 진짜 우걱우걱 씹어먹자는 뜻은 아닙니다. 헐헐

어떤 분께서 올리신 글 중에 작가분이 지금까지 총 5개의 국어사전을 너덜너덜해질정도로 사용했다는 글을 보고 너무도 마음에 와닿아 이렇게 글을 올려보네요.

요즘 전자사전의 진화를 거쳐 핸드폰 으로도 사전이 가능하지요?

집집마다 영한사전 한영사전 옥편 등등 각종 사전이 있어 어떤 식으로든 찾아보게 되지만 과연 국어사전을 거들떠 보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당연히 없습니다, 허허. 이 곳으로 올때 가져올껄 하는 후회가 요즘 막심합니다만.

요즘 글을 쓰면서 내가 이렇게 우리나라 언어에 능력이 떨어졌나 라는 고민이 들더군요.

부푼 꿈을 가지고 막상 노트패드를 열고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필요한 단어들은 빨리 빨리 나와주질 않고 입에서 맴돌고 귀에서 맴돌고 머리에서 맴돌기만 하더군요. 이런 표현이 뭐였더라? 저런 표현이 뭐였더라? 머리를 쥐여짜매고 몇 십분을 고생해야 단어가 나왔습니다.

이 시점에서 내가 필요한 것은 영어사전도 아니고 일어사전도 아니고 한자사전도 아닌 국어사전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은건 며칠이 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수려한 글을 쓰시는 작가분들이 계십니다. 보고 있자면 저게 바로 연륜이다! 라는 걸 느끼고 존경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을 요즘 장르소설계에서 자주 찾기란 힘든 일입니다.

같은 단어의 반복, 같은 문장의 반복이 스토리가 좋아서 읽고 싶어지는 소설을 방해하고 지루하게 만듭니다.

좋은 소설은 다양한 단어와 다양한 표현이 중복되지 않고 미끄러지듯 넘어가지는 소설인 것 같아요.

예전에 영어사전을 한장씩 외우고 찢어서 씹어 먹는 일이 많았습니다. 기필코 외우겠다! 다시 볼 필요가 없게 아예 외우고 없애 버리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위가 안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서도 ㅎㅎ

작가님들 우리도 국어사전을 한장씩 마음에 담고 찢어서 먹어보면 어떨까요?

단순히 철자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말이죠.

장르소설은 한번 읽고 버리는 소설, 사고 싶지는 않은 소설이라는 소리는 장르소설을 13년넘게 사랑해온 독자로서 그리고 이제 글쓰기 시작한 초짜글쟁이로서 듣기 너무 가슴 아픕니다.

물론 국어사전을 다먹었다고 글 솜씨가 늘어나는 건 아니겠지만 이미 머리 속에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신 작가분들께 쓰시고자 하는 소설을 2배 3배로 멋지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바로 멋들어진 언어니까요.

국어사전 한권을 다 먹어버린 그때 진정한 장르소설의 앞날이 열리지 않을까 그런 조심스러운 바램을 가져보며 저도 이제 국어사전 주문하러 가보렵니다 허허. 다 먹고 나면 소가 될지도..흠흠


Comment ' 4

  • 작성자
    Lv.22 학대파
    작성일
    08.10.24 12:15
    No. 1

    하.. 많이 와닿는군요. 제 소설에서는 매 화마다 같은 표현이 한두번 이상 안나오면 그게 이상할정돈데 (...)

    확실히, 가끔가다 새로운 표현을 쓰면 쓰는 저 자신도 즐거운~
    (문제는 그게 쉽지 않다는 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시시포스
    작성일
    08.10.24 19:09
    No. 2

    마젠타 L 님!
    정말 죄송합니다. '마진타' 라니... 맞춤법 검사기가 걸러줬어야 했는데...^^
    빨간 '사과' 하나 살며시 보냅니다. 한국산 무농약 청정재배의 사과로, 더욱이 제 깨씃한 손바닥으로 '뿌드득', 아니 '뽀드득', 아- 아니 '싹싹' 비빈 것이니 그냥 드셔도 건강에는...

    국어사전 읽기... 제 경우 무작위로 사전을 펼쳐서, 마치 기독교 분들이 성경책을 읽듯, 하루에 2쪽씩 가볍게 읽은 지 2달 정도 되었는데, 나름대로 참 재미있더군요. 이따금 눈앞에서 톡톡 튀는 요주의 아해들이 있어, 형광펜으로 고놈들 표시해놓습니다. 혹 언젠가는 그 녀석들이 제 머릿속에서, 제 손끝에서 맘껏 뛰놀기를 바라면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인할라
    작성일
    08.10.24 20:15
    No. 3

    예전에 글을 써보겠다고.. 삽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이런 뜻을 표현하려고 하는데
    그 적당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한페이지를 쓰려고 해도 사전을 수 없이 뒤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삽을 분질렀는데요..

    흠 그 당시부터 사전을 읽기 시작했더라면
    지금쯤은 다채로운 어휘력을 갖은채로 다시 한번
    삽질에 도전해 볼 수 있었을텐데.. 하고
    아쉬움이 남네요...


    음.. 위궤양을 각오하고 한번 사전 맛 한번 봐 볼까요? 흐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마젠타 L
    작성일
    08.10.25 00:51
    No. 4

    시시포스님//
    하하 안주셔도 되는데.. 근데 주신 사과 정말 맛있어요! 역시 무공해가 짱!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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