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어둠이 드리워진 카페 안, 향긋한 커피 향만이 아스라히 풍겨오는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몸통만한 첼로를 홀로 연주하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놀라울정도로 편안했지만 현과 활이 만들어내는 멜로디는 그 무엇도 홀릴 수 있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난 그멜로디에 취해 내가 어째서 여기에 왔는지 조차 잊어 버렸다.
"어서오세요."
그녀는 내가 들어 왔다는 것을 알아체고 첼로 연주를 멈추었다. 난 사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조금, 아니 많이 놀랐다. 무엇보다 그녀가 날 보았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신기했을 뿐만 아니라 오랫만에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조금은 설레이기도 했다. 내가 이 모양 이꼴이 된 후로 만난 - 나와 같은 자들- 이들은 이성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원한과 증오에 똘똘 뭉쳐진 광기의 집합체 그 자체였기 대문이다. 그들과 소통하는 것은 불가능 했을 뿐만 아니라 하고 싶지도 않았다.
"음료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네? 전...."
차분하다 못해 싸늘한 그녀의 말에 난 말꼬리를 흐렸다. 사실 무언가 먹고 마신다는 건 육, 즉 몸이 있는 자들에게나 통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난 그녀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쩍게 입꼬리만 올렸다. 그러자 여인은 씽긋 미소를 지으며 내게 따스한 녹차 한잔을 건냈다.
"걱정 마세요. 이곳, 카페 스틱스는 죽은 자와 산자의 경계이 허물어지는 곳. 녹차를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난 그녀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녹차잔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곧 내 목구멍을 타고 따스하고 씁쓸한 녹차가 흘러들어왔다. 아, 얼마나 오랫만에 느껴보는 감촉인가. 여인은 그런 내 모습을 예의 그 싸늘한 눈으로 주시하다가 내게 알 아 들을 수 없는 말을 걸어왔다.
"자, 이제 들려주세요. 당신의 원한을....!
난 그제서야 내가 이 곳에 온 이유, 내가 이렇게 방황하는 이유를 기억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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