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내가 생각하는 양산형 판타지

작성자
Lv.28 EHRGEIZ
작성
05.10.23 23:40
조회
685

책방에 갔더니 일요일이라 신간 나온게 없더군요. 삼류무사도 아직 안들어왔고해서 다른책이나 한번 볼까하고 책장을 뒤적였습니다. 십여분을 이책저책 골라봤는데 정말 비슷비슷한 스토리의 책들이 많고 남한테 권하기 민망한 수준의 책들이 있더군요. 작가분들의 책쓰는 노고야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창작의 고통이라는게 어떤건지는 간접적인 경험으로 힘들다는건 잘 알고있습니다.자식같은 작품들을 내놓았다고 생각하지만 10달을 채우지 못한 칠삭동이 아니 육삭동이도 되지 못해보이는게 사실입니다. 왜 이런 작품들이 많은가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일단 제 나이가 있는지라 젊은(?) 작가들과의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게 우선 첫째 이유겠지만 그보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은 깊이가 없는게 많더군요.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철학이나 주제가 없고 바탕을 이루고있는 문장과 어휘력이 교과서수준에서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고무판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수작으로 꼽는 작품들을 보자면 그분들의 작품은 많은 조사를 해서 그 내용을 기반으로 작품들을 써나가는게 보통입니다.중세를 배경으로 하면서 사실은 중세의 기본사상이나 사회상도 모르고 쓰신분들도 있더군요. 소설에서야 뭔들 창조하지 못하겠느냐 하지만 중세라고 시대상을 정한 배경에는 일단 이해하기 쉽고 친숙한, 조금만 설명해도 사람들이 대충 상상할 수 있기때문에 중세를 배경으로 글을 쓰신다고 봅니다.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 만화가들의 작품들은 엄청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더군요. '엠마'라는 영국 산업시대의 귀족과 메이드의 사랑을 그린 만화책이 있는데 이 만화책의 자료수집을 위해서 작가는 영국까지 직접 가서 자료를 수집해 만화책을 씁니다. 당연히 책 전반에 그 시대의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이정도까지는 현상황에서는 힘들겠죠.하지만 자료수집정도는 하고 책을 쓰느냐 아니냐는 책에 고스란히 보입니다.

그리고 나이어리신 작가분들께 권해드리고자 하는건 국내는 물론 국외의 명작들을 많이 읽어보시라는겁니다. 몇천년묵은 드래곤의 말투가 중고등학생같으면 솔직히 몰입도 제로입니다. 교과서 수준에서 머물고있는 단어와 문장을 조금 더 발전시키는 방법은 많은 책들을 읽어보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 글을 쓰고싶은 마음과 참신한 소재를 가지고있다고 무턱대고 글을 쓰실게 아니라 그 소재를 살릴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하신다면 숙성된 더 좋은 작품으로 태어나리라 생각합니다. 무술의 고수들은 수많은 연습을 해서 머리가 반응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반응할 정도로 형(形)을 연습한다고 합니다.좋은책들을 많이 읽다보면 서술이나 묘사는 당연히 좋아지지 않을까요? 독자로서 조금 더 좋은 글을 보고싶다는 마음에 작가분들이 마음상해할걸 알면서도 쓴소리 올립니다.


Comment ' 15

  • 작성자
    Lv.1 현월(泫月)
    작성일
    05.10.23 23:42
    No. 1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작은태상s
    작성일
    05.10.23 23:46
    No. 2

    몇천년묵은 드래곤의 말투가 중고등학생같으면 솔직히 몰입도 제로입니다.<ㅡ너무 공감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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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1 에이급
    작성일
    05.10.23 23:49
    No. 3

    그렇군요... 아직 깊은 지식을 지니지 못한 저에게는 가슴 한편을 뜨끔거리게 만든 글이네요. 충고 감사드립니다.
    덧붙이자면 저도 EHRGEIZ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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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47 단테
    작성일
    05.10.24 00:02
    No. 4

    근데 굳이 이걸 연담란에서 생각할 필요는 없겟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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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4 超必殺氣
    작성일
    05.10.24 00:02
    No. 5

    음... 하나하나가 주옥 같은 조언 이시네요.

    명작이라 할 수 있는 글을 그대로 따라서 써보는 것도 좋다고 들었습니다.
    예전엔 문학도 들이 글을 잘쓰기 위해'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지으신 조세희 씨의 글을 2~3번 따라서 배껴 썻다고 하더군요. 그 많은 내용을요... 그렇게 함으로써 작문하는 법과 표현하는 법등을 익혔다고 하는데... 판타지나 무림이 비소설이나 수필 등에 비해 낮은 시선(뭐라고 표현할까요... 우습게 보는듯한?) 을 받지 않고 이 들과 대등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작가님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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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3 류화랑
    작성일
    05.10.24 00:16
    No. 6

    절대 공감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소설 책 몇가지 읽었다고..
    모든것을 표현 할수는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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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ㅈㅈ
    작성일
    05.10.24 00:34
    No. 7

    공감입니다......만,
    그래도 전 다행이군요-ㅅ-; 학생이긴 하지만, 쓰는 소설에 나름대로의 철학도 있고 어휘력도 수준까지는 된다고 자부(지맘대로)하고 있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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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비의 칼
    작성일
    05.10.24 01:15
    No. 8

    음, 저야 연륜은 별로지만 가끔 비슷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좀 다른 얘긴데...
    요새 젊은 작가분들은 일본 작품의 영향을 받지 않은 분이 별로 없더군요. 그 영향 받은 글에 다른 사람들이 또 경도되고 하며- 주우욱 이어지는 기껍잖은 명맥.
    이영도님처럼 읽어내린 글들을 자신의 것으로 온전히 소화하고 재창조하는 게 아니라 그저 어쩌다 보게 된 일본 애니메이션의 소재를 무작정 따라하는 글들, 그리고 분위기를 잡아 보고자 개인적인 감동만을 믿고 끌어들인 완연한 일본어투의 문구.
    전 이게 무서워서 요즘 글을 섣불리 잡지 못하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EHRGEIZ
    작성일
    05.10.24 02:29
    No. 9

    토론마당에 지난 토의주제를 보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쓰고있는 일본어식 문법과 어법이 나와있더군요.저도 보고 듣는게 있다보니 은연중에 따라했던 글버릇같은게 그쪽동네 문법이었습니다. 나름대로 고치려고 노력중입니다만 아직 완전히 고치지는 못한것같군요. 비의 칼님 말씀처럼 에니나 만화의 시놉과 플롯을 그대로 차용하는 행태는 작가라는 이름을 가지고는 해서는 안될일이지만 심심치않게 보이는게 현실입니다.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단지 일본의 특정 에니를 보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개그를 한다는건 귀여니양의 소설과 다를게 없다고 봅니다. 장르문학이 비주류가 아니라 주류로, 또 책장에 꼽혀있어도 자랑스럽게 여겨질 날을 위해서 작가님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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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1 폭격
    작성일
    05.10.24 02:45
    No. 10

    엠마...란 만화책이 예로 나왔는데 매우매우 재미있습니다. 부제 그대로 사랑이야기. 단순한 이야기인데 특별할 것도 없는데...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그게 대단한 것이겠지요. 이런 맛을 갖고 출판되는 책을 보고 싶습니다. 아니면 읽다보면 느끼게 되는 철학이 담겨 있던가. 차라리 예전에는 더 많았는데, 지금은 그 홍수 속에서도 잡히는게 별로 없는것 같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낮은데서 높은쪽으로 가려 하지요. 일단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쪽으로 가려하지요. 그런 현상이 장르문학에도 슬슬 나타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면 좀더 '입맛'에 맞는 글들을 찾아 볼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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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1 한천자
    작성일
    05.10.24 06:42
    No. 11

    저로서도 이분의 말씀에 동감입니다..
    전에 우연히 어느 신세대 작가의 무협을 봤는데 바로 놨습니다..
    제목은 생각이 않나지만..주인공의 문파가 무당이었는데..이 무당의 시초는 중국에서도 원나라 말기에 세워져서 명나라때 중흥기를 맞이했던것으로 나옵니다..
    아마도 어느정도까지는 실제로 존재했었던 것 같더군요...머 지금 무협소설에 나오는 그런 문파까지는 아니더라도요..
    그런데 이 무당이 그 이전 수 백년전에 존재했었다고 나오더군요..
    무당이전에는 일반적으로 다른 도가의 문파들이 전해져 왔던것으로 아는데요..
    이렇듯 기본적인 참고 자료들도 제대로 않보고 글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 글들이 좀...거시기 합니다...
    본문을 쓰신분 말씀대로 일본의 작가들은 만화나 소설을 쓰기전에 사전조사를 엄청하죠..의학 만화를 보면 실제 의사의 검수를 받아서 거의 실제 상황이나 다름 없게 보입니다
    아무래도 양산형 소설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니까 어쩔수 없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저로썬 조금은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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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노란병아리
    작성일
    05.10.24 08:25
    No. 12

    음음.. 이런 논의가 계속 되면 우리나라 소설도 발전하겠지..
    but,,, 이제 1-2편 써서 전문 작가가 되신 분들도 먹고살만큼 안팔려서 자료 조사할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점점 없어지는 현실.
    이게 걸리네요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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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8 EHRGEIZ
    작성일
    05.10.24 09:13
    No. 13

    폭격님 - 오...어떻게 보면 마이너라고 할 수 있는 '엠마'를 아시다니. 그쪽 계통에서 침좀 뱉으셨군요. ^^; 전 원래 순정만화 취향은 아니었는데 몇년전 '카레카노(그남자 그여자의 사정)' 라는 만화책을 시점으로 그쪽 계통에도 발을 담그기 시작했습니다. - 여주인공(유키노)이 남자주인공(아리마)의 뺨을 때리고 달려갈때, 체육점수 수의 두명이 도주신을 벌이는걸 보고는 박장대소를 했죠. 하여간 남자들이 순정만화 본다고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지 마세요. 이상 본문과 상관없는 잡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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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가네샤
    작성일
    05.10.24 10:02
    No. 14

    절대공감!! 작가들도 공부가 필요해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꿈꾸는하늘
    작성일
    05.10.24 11:13
    No. 15

    무협이 자료면에선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판타지야 모든 설정들은 중세를 기반으로 한다고는 해도 정확히 중세도 아니고 여러면에서 새로운 상상력을 끌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도 한때 환타지를 쓰려다가 무협을 좀 쓰려고 손을 댔었는데 그거 참 난감하더군요. 중국의 전도를 딱 앞에다 놓고 예전의 지역명칭을 조사한다던가 지역과 지역간의 도보 혹은 말이나 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대한 조사도 보통이 아니었죠.
    한데, 요즈음 새로 쓰여지는 소설들에선 이것들도 아주 엉터리로 나오기 일쑤더군요. 무슨 천리마를 탄 것도 아니고 역참마다 말을 갈아타는 것도 아닌데 말을 타고 대륙을 종단하는데 한달도 채 걸리지 않게 나오는 소설도 참 많더군요. 또한 진짜 엄한 현대 지명을 써놓은 것도 많고. 화산파와 무당파를 몇일만에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로 해 놓았다던가 하는 지역 자체가 엉망인 소설도 많죠. 뭐 그래도 다른 것이 재대로라면 그대로 봐주겠습니다만, 보통 조사를 재대로 안한 글은 질도 같이 떨어지기 마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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