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5 노레이션
작성
02.12.08 16:39
조회
6,031

* 내 안의 폐허에 잠들어 있는 나그네의 이야기

  - 만약 당신이 사막을 여행하다가 하늘처럼 맑고 바다처럼 깊은 눈빛을 가진 사내가 혼

자서 방황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오늘의 이 이야기를 기억하기 바란다.

  

  취생몽사(醉生夢死).

  '삶에 취하여 죽음을 꿈꾸는'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 이야기 속을 서성이고 있다.

  나의 두 눈은 지금, 지나가 버린 시절을 찾아 끝없이 이어진 사막의 모래밭을 묵묵히 걸

어가는 한 나그네의 텅 빈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나그네의 뒷모습은 점점 작아져가고 어느새 검어진 하늘위로 소리도 없이 떠오른 몇 개의

별과 야윈 달 하나가 그의 뒷모습을 사막의 모래속에 희석시킨다.

  물기 없는 바람 한 줄기 바람이 목 쉰 울음소리를 흘리며 그가 남긴 발자국을 더듬는데,  

그의 뒷모습은 하염없이 멀어지기만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머리카락 한 올마저도 사막의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버리고..더듬을 자취

잃은 바람은 크게 한 바퀴 허공을 맴돌다가 내 가슴속으로 가만히 스며든다.

  그리고 내 안의 오래된 폐허, 그 녹슬고 닫힌 대문을 조심스레 두드린다.

- 저기 멀어져 가는 사람의 뒷모습과 닮은 누군가가 이 안 어딘가에도 있었을 텐데...

  

  바람의 목소리가 나의 오래된 폐허를 휘감아돈다.

  ......

  백야의 '취생몽사'는 나에게 이렇게 기억되는 소설이다.

  무협의 이미지란 무엇일까?

  나의 경우 그것은 두 개의 영상과 하나의 감정이다.

  쾌도난마(快刀亂麻), 혹은 일도양단(一刀兩斷)의 강렬하고도 장쾌(壯快)한 기세, 그리고 지

친 나그네의 허리춤에서 말없이 흔들리는 한 자루의 녹슨 검이 두 개의 영상이라면, 하나의

감정은 그리움이다.

  쾌도난마의 기세는 남루한 현실이 나를 성가시게 할 때 그것을 단칼에 베어버리고 싶어지

는 나의 욕망을 대리체험하게 하여주고, 지친 나그네의 녹슨 검은 어디로 가든 삶은 그리

쉽지 않다는 체념과 쓸쓸함의 확인이다. 마지막으로 그리움이란..나의 어린 시절이 꾸었던

꿈의 자취를 맛보는 일이다.

  이 셋 중의 하나라도 만나보기 위해 나는 무협을 읽고, 따라서 그것을 만나게 해 준다면

적어도 나에게는 좋은 무협이 된다.

  '취생몽사'는 이런 점에서 나에게 너무나도 좋은 무협소설이었다.

  비록 전체가 아닌 일부로서의 이야기만이 좋았지만 말이다.

  '취생몽사'에는 두 개의 독립적인 이야기가 존재한다.

  현재의 짧은 이야기, 그리고 과거의 긴 이야기.

  긴 이야기는 짧은 이야기의 일부분으로써 존재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분량의 구할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량이 과거의 긴 이야기에 할당되었다 해도, 주가 되는

건 현재의 짧은 이야기이다. 요컨데, '취생몽사'라는 소설 자체가 과거의 긴 이야기보다는 현

재의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씌어졌다는 것이다. 긴 이야기의 구조적 역할이라면 기

껏해야 한 인물의 현재를 설명하기 위한 배경적 의미밖에는 없을 따름이다.

   (물론 이것은 작가로부터 직접 설명들은 바가 아니며, 그럴 필요도 없다 하겠다.

  소설이란 독자에게 보여지기 전 까지만 작가에게 속할 뿐, 한 번이라도 독자에게 읽혀졌

다면 소설을 어떤 식으로 이해하든 그것은 이미 독자의 몫인 까닭이다. 따라서 '취생몽사'의

두 가지 이야기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거의 긴 이야기는 읽을 필요는 있었지만, 굳이 이해

하거나 분석해야 할만한 가치는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독자인 나의 판단이다.)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내가 주로 말하고 싶은 것도 현재의 짧은 이야기에 관해서이다.

  이제는 중년이 되어버린 나(조엽칠)와 나의 상단 일행이 사막을 가로질러 장삿길을 떠나

던 중 한 나그네를 만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지친 나그네였으며, 무예의 고수였고, 하룻밤에 천 명이 죽었

던 지옥을 가슴속에 품고 있는 자였다. 무엇보다도 그는 '나'와 나의 친구들이 오래전의 청

춘에 꾸었던 화려한 꿈의 현신(現身)이었다.

  강호인, 강호고수의 꿈, 그러나 현실에 무릎꿇고 기억 저편의 무덤속에 고이 묻은 채 이른

바 생활을 위해 배 나온 장삿꾼이 되어 한낱 비적따위마저도 두려워하게 되어 버린 그들의

초라한 현재에서, 그 나그네는 그들이 바라 마지않던 꿈의 현신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나그네에게서 과거의 꿈을 되돌려받거나, 그 꿈을 관조할 수 있는 여

유를 얻게된다. 다시 얼마간의 세월이 흐르고 '나'는 꿈을 되돌려 받아 그 꿈속에서 살아가

게 된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그 꿈을 그저 생활의 일부로서 간직한 채 나그네를 만나기 이

전과 다름없이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생각한다.

  그 나그네는 그의 꿈을 보았을까..?

  

  이야기 자체는 짧고 단순하다. 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그 후일담을 간단히 언급하는

게 전부인 것이다. 하지만, 짧고 단순한 만큼 이야기는 강렬하고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짧

은 이야기, 긴 여운. 이는 단편소설을 두고 곧잘 표현되어지는 말이다. 확실히 '취생몽사'는

장편이라기 보다는 단편에 가깝다. 비록 일반의 장편보다 훨씬 긴 3권의 분량으로 씌어졌다

하더라도 '취생몽사' 는 단편의 구성과 강렬함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애초에 '취생몽사' 는 단편으로 구상되었던 작품이 아닐까?

  그리고 단편의 일부로서 존재하는 과거의 긴 이야기는 장편만을 취급하는 장르적 전통을

따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덧붙인 게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분명히 단편의 중요한 등장인물인 나그네(진우천)은 설명될 필요가 있었겠지만, 거의 3권

전부를 할애할 만큼의 분량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몇 가지의 상징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만으로 긴 이야기를 미루어 짐작하게 할 수 있었을텐데. 그랬다면 아마

'취생몽사'는 한 권이 채 되지 않는 분량의 조금 긴 단편소설, 또는 중편소설이 되었을 것이

다.

  혹여 긴 이야기를 너무 박대하는 듯이 들릴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러하다. 나

는 '취생몽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긴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처음으로 백야라는 작가에 마음을 두게 된 것은 그의 전작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읽고 난 이후부터다. 소설 자체에서라기 보다는 소설의 서문에 밝힌 그의 의도가 내 마음에

들었다고 하면 정확할 것이다. 현대의 문법(文法)으로 무협을 쓰고 싶었다, 라는 요지였고

이것이야말로 십수년이 넘도록 무협을 읽어오면서 느꼈던 나의 바램이었던 것이다.

  소설의 문법이란 단순히 단어와 문장의 배열이나 구성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

히려 단어와 문장과 구성 따위의 외면적 요소라기 보다는 소설 자체를 대하는 작가적 자세

를 말한다. 나는 이 소설을 어떤 자세, 어떤 마음가짐으로 쓸 것인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소설의 문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등장인물, 매번 같은 방식으로의 전개, 뻔한 결론,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대

단히 멍청하고도 위험한 세계관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가 정신의 부재...한 때의 전성기를 구

가했던 한국무협이 스스로를 붕괴시켜버리고 말게 되었던 이유들이다. 나는 '귀거래사'의 서

문에서, 이제는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무협소설이 필요하다,는 평소의 내 생각과 일맥상통하

는 바를 발견하고 기뻐했었다.

  그러나, 정작의 '귀거래사'는 아쉽게도 새롭지 못했다. 굳이 새로운 것을 찾자면 새로움을

위한 시도의 흔적이 보인다는 정도일 뿐, 중반 이후로의 전개는 마치 연어가 바다로 돌아가

기라도 하는 것처럼 과거의 무협형태로 되돌아가 버리고 만 것이다.

  얼마 뒤 '이번에는 어떨까?' 하는 의심에 반쯤 저어하며 읽게 된 소설이 '취생몽사'였다.

  그 때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취생몽사'는 너무나도 좋은 무협소설인 동시에 무협소설답지가 않았다.

  거기에는 내가 무협소설을 읽음으로써 만끽하고 싶었던 '무협적 이미지'가 한가득 담겨져

있었으며, 그런 동시에 감히 소설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느슨했던 구무협의 행태

를 벗어나 이것이야말로 '한 편의 소설'이라고 해도 좋을 소설적 덕목을 훌륭하게 성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차분한 어조의 문장들, 그 문장들이 표현해내는, 마치 나 자신의 경험이었던 것처럼 절실

하게 다가오는 청춘의 낭만과 회한과 관조의 정서,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의 강렬함으

로 선명하게 솟아나는 이미지들..이 모든 것들이 충분히 고려된 뒤에야 비로소 한 편의 소설

로 씌어졌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일관되고 자연스러우며 부드러운 흐름.

  어느새 나는 또 하나의 내가 되어 소설속으로 걸어들어가 혹은 쓸쓸한 나그네가 되고, 혹

은 한 칼을 들어올리매 사위를 물리치는 고수가 되고, 혹은 먼 길을 돌아 마침내 껴안은 청

춘의 꿈속에서 행복해하기도 하였다.

  소설이란 작가의 상상력속으로 독자를 초대하기 위해 씌어진 초청장과도 같다, 라고 생각

하는 나에게 '취생몽사'는 더 이상의 무언가를 바란다는 게 무리일 정도로 고맙기 그지없었

던 소설이었다.

  그 뒤로도 나는 이 작품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었고, 그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참

잘 쓴 무협소설이다' 라고 감탄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를 감탄하게 만드는 건 언제나 '짧은 이야기' 뿐이었다.

  짧은 이야기가 무협의 향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멋지고 새로운 소설적 문법의 가

능성을 연 반면에, 긴 이야기는 어떻게 보아도 과거의 구.태.의.연.한 무협지를 닮아있기 때

문이다. 일일이 그 예를 열거하지는 않겠다. 또한 열거한다 해도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

을테니 말이다. 그래도 굳이 예를 들어보라고 한다면, 나는 용대운도 구무협 작가라고 생각

하고 있다는 정도로 대답하겠다. 과거에도 구무협작가였고, 현재에도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나는 가끔 생각해본다.

  백야가 학창시절 아르바이트 삼아 무협을 쓰지 않았더라면, 권천이라는 유령필명아래 무

협을 쓰지 않았더라면, 최초의 무협을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썼더라면 얼마

나 좋았을까..이런 생각을 해 본다.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창작에서도 마찬가지로, 첫경험이란 이후의 평생을 두고 지워지지

않는 각인(刻印)이게 마련이다. 백야는 안타깝게도 구무협적인 환경에서 구무협적인 가치관

에 따라 구무협을 쓰는 것으로 첫경험을 해 버린 것이다.

  내 안타까움은 그런 상황에서 썼던 작품들조차도 여타의 구무협들과 달리 완성도가 높았

다는 점에서 더욱 커진다. 첫단추를 제대로만 꿰었다면 지금쯤 그는 어떤 의미에서는 독보

적인 무협작가로까지 우뚝 설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는 오늘 다시 한 번 그의 '취생몽사'를 읽으면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가 또 하나의 '취생몽사'를 쓰기를 바라며 글을 맺는다.


Comment ' 17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2.12.08 22:08
    No. 1

    고수의 글을 읽는다는 건 정말 큰 기쁨입니다.

    글을 쓴 백야님도 그걸 평한 가인님도 정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난닝구
    작성일
    02.12.08 23:47
    No. 2

    무협의 제목을 논할때, 언제나 첫번째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취생몽사]가 아닐까 합니다.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제목이
    최소한 이정도는 돼야 무협이 아닐까 하는 멋스러움이 배어 있는
    광양소검 조엽칠의 얘기지요.

    광양소검 조득칠이라고 바락바락 우겨서 끝내 이겼었는데,
    나중에 [목소리만 큰 놈]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었습니다.

    뫼출판사 2000년 경 출판이지요?

    그무렵의 뫼에서 나온 글 중 유일하게 읽은 작품입니다.

    얼굴을 못알아볼 정도로 망가진 천인혈....
    그렇게 끝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 몽환
    작성일
    02.12.09 00:08
    No. 3

    - 취생몽사, 그녀가 가끔 던지던 농담이었다. 잊으려 할 수록 더
    욱 선명하게 기억난다. <동사서독 中>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2 군림동네
    작성일
    02.12.09 03:06
    No. 4

    음...꼭보고 말테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이들처럼
    작성일
    02.12.09 05:24
    No. 5

    뭔말인지.....

    조금 이해가 안가는군요.
    저는 취생몽사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책을 본 입장에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지 않아서작가분에게는 떳떳합니다.

    가인님의 감상글을 읽고 영화 동사서독이 생각나는 것은 님이 동사서독을 많이 본 탓인지 아닌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님이 책을 보지 못한 입장에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은 분명한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님이 백야님의 취생몽사를 읽지도 않고 한 두페이지의 감상글을 보고 동사서독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해 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영화 \'중독\'과 일본영화 비밀의 표절시비는 제가 중독을 보지 못한 관계로 뭐라 말하진 않겠습니다.

    저는 님의 댓글을 오늘 처음으로 읽었습니다. 조금 짜증이 납니다.
    자기가 읽지도 않은 소설을 단지 느낌만으로 쓴 글을 본다는 것이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군요.
    당연히 제 사견입니다. 만약 그런 비판을 하시려면 취생몽사를 보시기를 권합니다.

    .......

    제 기억으로는 취생몽사는 양우생의 백발마녀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작품후기에 말씀한걸로 기억됩니다.

    개인적으로 왕가위의 초중기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열혈남아,아비정전,동사서독,중경삼림 등등.....(특히 열혈남아는 장학우의 쌈마이 정신이 찡하게 다가왔었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벽오금학
    작성일
    02.12.09 09:05
    No. 6

    뭔말인지님, 취생몽사는 동사서독하구 많이 달라요.
    사막, 무사, 회상 때문에 성급하셨든듯...^^

    개인적으로 백야님의 글중에서 가장 잘된 것으로 생각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俠聖怪傑
    작성일
    02.12.09 14:29
    No. 7

    읔 가인님 태클은 아닙니다만.....
    \'취생몽사\'는 \'삶에 취하여 죽음을 꿈꾸는\' 하고는 좀 다른것 같네요 ^^
    \'취한듯 살다가 꿈꾸듯 죽는다\'가 맞는 의미 아닐까요...

    비슷하다고 하실진 몰라도... 상당히 차이가 있는거 같다는....
    죄송합니다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2.12.09 15:06
    No. 8

    정말 간만에 읽은 훌륭한 감평이었는데...

    화룡정점이 아닌 화룡죽이기를 보는 것 같네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暗影 ▦
    작성일
    02.12.09 15:35
    No. 9

    밥상에 올라온 반찬이 맛없어 보이면 안 먹으면 그만입니다.
    씹다가 뱉을 이유는 없는 것이지요. 이야말로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 아닐까요? ^^;
    취생몽사를 보지 못한 저입니다만, 가인님의 유려한 감상문을 보니 꼭 한 번 보고 싶어지는군요. 뛰어난 감상문에 추천 꾸욱~!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 밑돌
    작성일
    02.12.09 15:45
    No. 10

    \"그녀가 내게 이 술(취생몽사)을 주더군... 과거를 잊게 해준다는군.\"
    동사서독에서 동사, 장국영이가 헤롱거리면서 하는 말이죠.

    저는 이 취생몽사를 고사성어로 알고 있습니다.
    동사서독에서 언급되었던 취생몽사라는 술과 백야의 책, 취생몽사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까지 썼다 무협이 좋아 님의 글을 읽고 조금 첨가해 봅니다.

    취생몽사의 원 의미는 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만, 백야의 취생몽사에서 가질 수 있는 느낌은 가인님의 해석이 적절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이 취생몽사를 원의(原意) 와는 다르게 척박한 삶에 대한 관조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의 취생몽사라는 술을 예로 들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초우
    작성일
    02.12.09 16:56
    No. 11

    거두절미하고 가인님의 감평이야말로 최생몽사입니다.

    좋은 평은 작가로 하여금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자신의 글을

    돌아보게 하며, 독자로 하여금 그 글을 다시 한번 음미하게 합니다.

    감평란의 글들을 주욱 읽어보며 몇분의 평에 감탄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 가인님의 글에도 큰 애착이 갑니다.

    가인님의 좋은 단편들과 함께 가슴속에 스며오는 평입니다.

    백야님의 취생몽사는 아련한 추억과 가슴을 저미는

    슬픈 사랑을 느끼게 했던 글이었습니다.

    마치 하나의 흑백 사진을 보고 아련한 축억에 잠기는

    그런 이미지의 글이었지요.

    그 글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았던 안 받았던 그것을 떠나

    단편이나 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특히나 그 분위기에

    한번쯤 취할만한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2.12.09 21:04
    No. 12

    좋은 글은 정말 좋네요.. 신독님 말씀대로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박상우
    작성일
    02.12.09 22:44
    No. 13

    볼때마다 여운이 정말 오래가는 그런작품이죠..
    조엽칠이 서두와 끝에 말하는..그 말들은 정말..
    잊혀지지가 않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뭔말인지...
    작성일
    02.12.10 01:35
    No. 14

    먼저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겠습니다.

    다행히 인터넷에 있는 유료 무협싸이트를 통해서 취생몽사를 봤습니다. 글 읽지 못하고 글을 썼던 죄로 읽어본 소감이나 감평을 써올리려고 했지만 별로 할 말은 없군요.

    가인님의 비평이 정확한 평이었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글을 읽은 난 후에 느낌은 제가 어제썼던 글은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것입니다. 우선 작가분에게, 그리고 취생몽사를 좋아하셨던 분들에게, 그리고 영화 동사서독을 좋아하셨던 분들에게도요.

    작품을 읽어보기 전에 그냥 느낌만으로 이야기 한 것은 잘못이었던 것 같군요. 그리고 작가가 글을 처음 어떻게 쓰기 시작했느냐에 관한 가인님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의 뒷부분을 보면서 느끼는 느낌을 취생몽사에서는 몇 장 읽고 느끼겠더군요. 제 느낌이야 또다시 논란의 소지를 만들 필요는 없는 것 같아 그만두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첨가하자면 취생몽사를 좋아하시분과 영화 동사서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로 관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취생몽사의 일부분이 아닌 전체를 좋아하시는 분이 영화 동사서독을 보면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이고 동사서독을 좋아했던 분들이 취생몽사를 보면 끝까지 읽는데 힘들 것 같습니다.

    작품의 질과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문법이 너무 틀린 영화와 소설이니까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혈랑곡주
    작성일
    02.12.11 22:12
    No. 15

    근데 무슨 감평을 이렇게 시적으로 씀으로 인해 자질이 천박한 나와 같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지... 아 역시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군요. 소설은 물론이고 감평까지... 암튼 가인님의 감평을 보면 누구라도 취생몽사를 읽고 싶은 욕구가 뭉실뭉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約鮮
    작성일
    06.05.09 04:56
    No. 16

    아.. 너무 멋진 감상글이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바람소
    작성일
    06.08.26 00:40
    No. 17

    취생몽사... 글을 읽고 나서도 한동안 그 기이한 기분에 취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작가님 나이가 저랑 비슷하니 취생몽사를 쓸 당시가 서른 중반쯤 됏겠죠.
    좋은 글이라는 것이 약간은 나이랑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20대에 저런 글이 나오기가 어려울 겁니다.
    젊음이 살짝 지나갈 즈음에야 젊은 시절을 돌아볼 수 있을 테니까요.
    조엽칠의 젊은 시절 또한 주인공 못지않게 빛나는 시절이었겠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77 기타장르 [비평] 청룡장-청룡맹 +6 성유야천 02.12.15 2,364 1
276 기타장르 [감상]go武林 +6 Lv.1 유이 02.12.13 1,630 0
275 기타장르 [감상] 좌백 - 천마군림 +18 거웃 02.12.13 3,889 3
274 기타장르 [비평]철혈전기를 읽고 +7 Lv.1 남승욱 02.12.12 1,587 1
273 기타장르 [추천]표사 사군명 +6 Lv.99 혈랑곡주 02.12.12 3,849 4
272 기타장르 [추천] 청룡맹 +4 도피(逃避) 02.12.12 1,843 1
271 기타장르 [감상]촌검무인 +3 Lv.6 이동휘 02.12.12 1,523 2
270 기타장르 [요청] 작가님들 전상서 +8 Lv.19 黑旋風 02.12.11 1,409 0
269 기타장르 [감상] 일반연재실 녹목목목님의 \'청룡만... +11 Lv.1 신독 02.12.11 1,958 4
268 기타장르 [감상] 일반연재 무존자님의 \'천도비화수(... +2 暗影 ▦ 02.12.11 1,350 1
267 기타장르 [추천]노자물어 +5 Lv.99 혈랑곡주 02.12.11 1,463 0
266 기타장르 [추천] 초우님의 \"호위무사\"는.... +6 섬뢰옹 02.12.10 2,120 6
265 기타장르 [추천]일반연재실의 녹목목목님의 청룡만리 +8 Lv.1 색중협 02.12.10 1,624 1
264 기타장르 [추천]아아~ 드디어 쟁선계가 출판되었구나... +2 Lv.99 혈랑곡주 02.12.10 1,302 0
263 기타장르 [감상] 촌검무인 +4 굿떡 02.12.09 1,891 3
262 기타장르 [감상] 촌검무인 +8 Lv.1 열혈 02.12.09 1,721 0
261 기타장르 [추천] 곤룡유기 Lv.1 Dinguri 02.12.08 1,547 4
» 기타장르 [감상] 백야, \'취생몽사(醉生夢死)\' +17 Lv.15 노레이션 02.12.08 6,031 19
259 기타장르 [추천] 나는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를 추... +4 天狼 02.12.08 1,770 2
258 기타장르 [감상 및 추천] 피리님의 모인 +7 진소백▦ 02.12.07 1,379 5
257 기타장르 [감상] 비정소옥-모든 것이 소옥이 때문이... +2 Lv.1 박정현 02.12.07 3,301 1
256 기타장르 [추천] 무적렵부 +3 Lv.1 잘생긴님 02.12.07 1,688 3
255 기타장르 [추천] 내가 꼽는 무협작가 무협소설 +7 김영목 02.12.06 4,585 1
254 기타장르 [감상]송진용님의 \'귀도(鬼刀)\' +5 暗影 ▦ 02.12.06 2,090 10
253 기타장르 [추천] 가인- 유정세월변자지영(有情歲月變... +1 닭날개 02.12.06 1,218 1
252 기타장르 [감상]보보노노 를 한숨에 다보고.... +9 Lv.63 진짜무협광 02.12.06 3,227 2
251 기타장르 [감상]설봉님의 \"사신\" 장편의 한계인가? +4 래강조 02.12.06 2,478 1
250 기타장르 [감상] 사마외도를 읽고서.. +4 Lv.8 hyolgiri.. 02.12.05 1,466 2
249 기타장르 [단상] 내가 온라인상 연재 무협을 좋아하... +2 Lv.1 열혈 02.12.05 1,626 2
248 기타장르 [단상] 쟁선계 / 성라대연 2권 +4 Lv.1 열혈 02.12.05 1,800 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