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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철혈전기를 읽고

작성자
Lv.1 남승욱
작성
02.12.12 22:57
조회
1,587

벌써 고 무림에 즐겨 들린 지 꽤 된 거 같습니다.

원래 글솜씨가 없는 놈인지라 글은 잘 안 쓰는데 황기록 님의 철혈전기에 대해 한 마디 하고 싶어서 키보드를 한 번 두드려 봅니다.

철혈전기..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나 제가 지금부터 들게 될 것은 꽃이 아닌 칼이기에 미리 말씀드립니다. 어설픈 독자로서 또한 개인적인 시점에서 하는 지적이기에 작가님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꼭 해드리고 싶은 말들입니다.....너무 기분 나빠하시진 마시길...

철혈전기는 탄탄한 구성과 유려한 문체를 바탕으로 한 작가님의 필력을 잘 드러내 주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일단 구성과 문체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철혈전기의 조회수는 1000을 넘지 못한 게 태반입니다.(11월 이후에 쓰신 것들을 말하는 겁니다.비록 그 전에 글들은 1000이 넘었다고는 하지만 작가님의 필력에 비해 한 참 못미치는 횟수입니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크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독자와 등장 인물의 밀착 정도입니다.

철혈전기의 주인공 독고향(제가 생각하기에 그렇습니다 ㅡ_ㅡa)은 처음에 봤을 때 너무도 낯선 인물입니다. 보편적인 인간 군상과 상당히 다른 독특한 인물이지만 이는 오히려 독자와 독고향과의 동일감을 훼손시킵니다. 즉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겁니다. 작가님은 독고향과 독자간의 연결 고리를 최대한 작게 하여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습니다만 설혹 알지 못하더라고 알고 싶지 않다면 독자는 그냥 아 그런가 혹은 머 저런 놈이 다 있어 하면서 넘어가 버립니다. 작가님께서는 독고향의 독자들이 친해질 수 있는 계기 즉 독고향의 과거 이야기를 다는 아니더라도 조금 내놓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독자와 독고향을 친하게 만들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금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포금율의 죽음이 이르기까지 제가 확실히 알고 있었던 건 포금율이 이상한 신공을 익혔었구나 하는 것 한가지입니다. 결국 저는 포금율의 죽음을 슬퍼하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가슴을 아릿하게 하는 약간의 자극은 받았지만 그것 뿐입니다. 제가 독고향이 느끼는 만큼 포금율을 좋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포금율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는 포금율과는 별로 친분 관계가 없었기 때문이죠 ^^;;

독자는 등장 인물과 자신의 동의 속에서 등장인물과 하나가 됩니다. 즉 아...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나는 저렇게 했겠지라는 것을 근거로 틀리면 궁금해하면서 맞다면 그럼 그렇지라는 뿌듯함 속에서 등장인물과 같이 호흡합니다.  독자가 등장인물과 동일시되고 싶다는 욕망을 무시한다면 출판물로서는 크게 미숙한 글이 될 것입니다. ( 물론 문학적 가치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두번째로 글의 호흡입니다.

철혈전기는 전반적으로 모호함 속에서 사건이 진행됩니다. 누가 아군인지 적군이지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 의미가 무언지는 아마 글의 상당부분을 읽어야만 알 수 있습니다. 즉 독자들의 긴장감을 너무 오랫동안 유지시켜 오히려 그 강도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처음에 무척 궁금해 하다가도 계속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궁금해 했었던 것을 잊어 버립니다. 궁금증에 또 다른 궁금증이 보태지기 때문이죠. 위태로운 순간의 연속도 그렇습니다. 세가령의 위험 속에서 상황은 점점 최악으로 치닫는데 그 것 뿐입니다. 반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위험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죠.이 또한 독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의 작은 부분에서도 '반전의 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미의 반전도 중요하지만 곳곳의 살아있는 작은 즐거움을 독자들도 맛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작가님이 이미 심어 놓았지만 제가 아둔하여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세번째로 글의 분위기입니다.

철혈전기는 전반적으로 장중하고 무거우며 치열합니다. 허나 많은 독자들은 통쾌함과 감동 인간애 그리고 웃음 그리고 사랑 등의 즐거움을 바라며 무협을 읽지요.( 저 또한 마찬가지랍니다..)...비극적인 사건의 전개 치열한 삶의 투쟁 등은 위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장치입니다. 독자들은 누구나 각자의 이상적인 결말을 위해 치닫고 있으며 그 과정은 마지막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일종의 고생입니다.(물론 과정까지 즐거울 수도 있습니다만...) 설혹 비극적인 결말로 끝난다 할지라도 정말 안타까워하는 하는 심정으로 결말까지의 여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여 독자들을 달리게 만들 수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즉 최소한 과정이 즐겁거나 또는 결말이 독자들의 보편적인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철혈전기에서 아직까지 제가 바라는 엔딩이라든지 또는 마지막까지의 여정 중에서 얻을 즐거움이 보이질 않습니다. 당연히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요....

지금까지 미욱한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황기록 님의 글을 풀어가는 능력은 정말 존경합니다. 정말 막히는 부분이 거의 없이 부드럽고 당당하게 글이 흐르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작가가 되시리라는 믿음과 함께 저는 또  N 자가 출현한 철혈전기를 읽으러 이만 ~~~~ㄴ(-.-)ㄱ

  


Comment ' 7

  • 작성자
    Lv.1 남승욱
    작성일
    02.12.12 23:43
    No. 1

    흠...얼마전 귀역을 구입했습니다....야금야금 아껴 먹고 있는 중이기는 한데 휴....곧 떨어질 것 같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2.12.13 08:23
    No. 2

    날카롭다...
    두번째 줄은 100%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첫번째는 탈고 때 추가 되어야 하구요..
    역시 두번째가 발목을 잡는 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글의 분위기상 어쩔수 없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무거운글에 애매 모호..의 신비감이 너무 오래가는 느낌..
    그래서 성질 급한 분들은 벌써 빠져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점 가만하시길..^^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진소백▦
    작성일
    02.12.13 13:20
    No. 3

    이글의 카테고리는 [비평] 이라고 해야겠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남승욱
    작성일
    02.12.13 13:52
    No. 4

    맞습니다....비평으로 얼른 바꿨습니다...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유리
    작성일
    02.12.13 14:26
    No. 5

    전 목마름이라고 철혈전기를 생각합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
    그리고 계속 견디며 앞으로 나가는 모습...

    철혈전기에 그려진 사람들은 그런 모습입니다
    그래서 더욱 독자들이 힘들어하는지도 모릅니다....
    스스로가 괴롭기는 싫으니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유리
    작성일
    02.12.13 14:36
    No. 6

    저랑 손잡고 작가 황기록 난도질 하기 한번 하실랍니까?
    의향 있으신분 거수!!!!!!
    장소는 조룡회가 어떠신지^^

    모두모두 거수해 주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2.12.15 13:10
    No. 7

    난도질???
    그럼.. 죽이기...
    싫어요..너무 잔인해요.... 유리님 무서버요..ㅡㅡ;;
    .
    .
    .
    쩝...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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