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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1.03 08:19
조회
877

제목 : 흑거미 클럽Tales of The Black Widowers, 1974

저자 :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

역자 : 강영길

출판 : 동서문화사

작성 : 2005.01.17.

급사 給仕

[식사의] a waiter; a waitress (여자);

[사무실의] an office boy;

[여관의] a bellboy;

[일반적] a bellhop; a page (여자)

―한영사전―

  원래는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이라는 작품을 읽고 싶었지만, 아직도 구하지 못한 체 그보다 먼저 구하게 된 ‘흑거미 클럽’을 읽게 되었습니다. SF의 거장으로 더 알려지신 고故 아이작 아시모프 님의 추리소설작품. 일단은 이전까지 읽은 그분의 SF적 작품에 대해 마음을 비우며, 오랜만에 추리소설의 세계에 빠져 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가져지는 모임. ‘흑거미 클럽’이라 이름 지어진 모임에는 여섯 명의 멤버―특허변호사 제프리 애벌론, 암호전문가 토머스 트램블, 작가 임마누엘 루빈, 유기화학자 제임스 드레이크, 화가 마리오 곤잘로, 수학자 로저 홀스테드―와 헨리라는 이름의 급사 한 명. 그리고 그 날의 호스트가 초대하는 게스트 한 명이 자리에 모이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특이한 점은 이 정기 모임에는 여자가 없다는 것.

  “당신은 무엇으로써 당신의 존재를 정당하다고 느끼십니까?”

  이 질문과 함께 시작되는 게스트를 향한 ‘신문’은 농담 가득한 잡담의 자리를 ‘추리’를 위한 토론의 자리로 만들어버립니다.

  초대된 게스트는 자신에게 던져지는 질문을 받으며, 또한 자신에게 있는 어떤 문제되는 이야기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아 물론 이 자리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절대 밖으로 누설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있군요.

  각 멤버들은 게스트가 가진 문제의 이야기에 나름대로의 해석과 답을 제시하며 추리를 하게 되지만 이렇다 할 답은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조용히 그들의 식사 등의 뒷바라지를 해주던 헨리가, 그들의 대화에 조용히 참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답은 이야기의 핵심을 찌르게 되는데…….

  어디서 읽었던 내용인지 기억이 불분명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인간은 어떤 것의 진실이 간단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 복잡한 이론과 설명의 과정을 통해 어려운 답을 찾아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각 멤버들은 자신의 직업적 특성을 십분 발휘해 각 사건을 추리해나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막연하게 시작된 이야기는 어떤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체 제자리걸음을 합니다. 그때 모든 것을 듣기만 하던 헨리가 입을 열시 시작하고, 게스트는 나름대로의 답을 얻게 됩니다.

  12편의 짧은 이야기가 모여 하나로 묶인 연작집. 새롭게 등장하는 게스트와 사건들. 조용히 숨은 주인공 헨리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듯한 미스터리를 너무나도 간간한, 아니 다른 멤버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풀어버립니다. 아직 셜록 홈즈 시리즈만 접했던 저로서는 이야기만 들어본 회색 뇌세포 에르큘 포와로를 떠올리게 됩니다. 의뢰인의 이야기를 의자에 앉아 조용히 듣고 있는 것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기회가 되면 수많은 작가들이 탄생시킨 명탐정들의 이야기를 접해봐야겠습니다.

  로봇 시리즈가 SF와 추리물을 섞은 듯한 작품이었고, 이전에 읽은 존 그리샴의 ‘거리의 변호사The Street Lawyer’가 법정 스릴러와 추리물을 섞은 듯한 작품이었다면, 이번에 접한 이 작품은 오랜만에 접해보는 순수한 추리 문학 장르인 듯 해 기분이 좋았습니다. 특히 현 사회에서 워낙에 ‘퓨전’장르가 판을 치고 있다 보니 오랜만에 독립된 하나의 장르 문학 작품을 접한 것이 기쁜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웃음)

  ‘흑거미 클럽’은 그 후속작으로 12개의 이야기가 더 묶여 ‘흑거미 클럽 Ⅱ’라는 제목으로 외국에서는 출간되었다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만일 나온다면 꼭 접해보고 싶군요.

  처음에는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짧아 캐릭터의 개성이 잘 잡히지 않았는데, 한 권의 책이 다 끝날 때 즘 되어서 각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버린 저. 특히 사건을 확대 분석하는 과정 속에서 발견되는 모순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난해한 사건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의 핵심을 집어내는 헨리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그럼 후속작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감상 기록을 종료합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93 파왕치우
    작성일
    08.01.05 20:37
    No. 1

    음 나의 존재의 정당함이라.. 그 말에 추천 한방
    무플 방지 위원회에서 나왔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노수
    작성일
    08.01.06 14:53
    No. 2

    저도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작가가 서문에서 애거서 크리스티를 언급했듯이 헨리는 회색 뇌색포(?) 타입으로 이 작품과 같은 단편 소설에서도 나름의 묘미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책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화요일 클럽의 살인(혹은 미스 마플 13 수수께끼)"와 구조가 비슷한데요.
    "화요일 클럽의 살인"도 화요일에 모임을 갖는 일종의 사교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과거에 목격한 사건을 이야기하는 형식입니다. 여기서도 참석자들의 예상 외로 전형적인 시골 할머니인 미스 마플이 미스터리를 쉽게 풀어내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데 읽어보셔도 후회는 없을 듯 합니다.
    흑거미 클럽 II는 저도 찾아봤었는데 역시 출판이 안 되었나보네요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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