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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꿈일
작성
09.02.10 16:45
조회
2,850

작가명 : 황규영

작품명 : 참마전기

출판사 : 드림북스

요즘 아주 말 많고 탈 많은 황규영 작가님의 신작, 참마전기입니다. 이 작품은 연재하면서도 아주 재밌게 봤는데, 황규영 작가님의 작품 몇 개 보셨다면 대충 코드가 정해져 있는 걸 아시겠죠? 엄청나게 센 사람이 어떤 이유에서든 본 실력을 숨기고 소소한 일을 하다가 어쩌다 큰일에 휘말리는..대충 이렇습니다만, 그 세세한 부분은 조금씩 변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엄청나게 센 주인공이 엄청나게 센 이유도 다 다르고요. 이번에도 약간은 다릅니다.

동네에서 미친개라 불리던 유난극, 8년 정도 어딘가 떠돌아다니다 약 잘못먹고 기억상실에 걸려 어쩌다 고향에 오게 되면서 쌀집 일꾼으로 일하게 됩니다. 그런데 보는 사람마다 무서운 미친개 나타났다고 하면서 놀라지만, 정작 주인공은 너무나도 착한 사람인 겁니다. 사람들은 새사람이 되었다면서 점차 주인공에게 마음을 열면서 인심을 얻고, 그러다 갖가지 일을 해결해주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이어집니다.

작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참마전기는 아주 훈훈합니다. 주인공 유난극은 기억상실 전에는 미친개로 불릴 만큼 망나니였으나 기억상실한 뒤에는 너무나 착한 청년이 되어서 돈 욕심도 없고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고, 나쁜 사람들 혼내주고 합니다. 돈 없어 가난하고 병든 아가씨 구해주고, 나쁜 일하던 악당들 혼내주고, 아버지가 없어진 한 가정집에 아버지 데려다 주어 딸과 엄마 기쁘게 해주고..정말로 훈훈한 에피소드들이 줄을 잇습니다. 피가 튀기고 살이 썰리는 무협 속에서 이런 게 꽃피고 있으니, 즐겁지 않습니까?

1,2권 내용은 정말 이런 소소하고 훈훈한 에피소드들로 이어져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2권 말미에 이제 한 옆 마을 정도로 스케일이 커진 것 같긴 합니다만, 이대로 계속 훈훈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어떻든 재밌을 것 같습니다.

황규영 작가님이 가장 비판을 많이 듣는 것은 자기복제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잠룡전설, 천하제일협객, 금룡진천하, 이것이 나의 복수다, 천년용왕, 그리고 참마전기.. 세세한 설정 및 스토리 진행이 전부 다르지만(!), 느낌이 비슷하다는 거죠. 시작부터 아주 강하지만 자신을 숨기는 주인공(이건 표사도), 약간 바보 같은 듯하면서도 머리는 잘 돌아가고 훈훈한 성격을 가진 주인공, 아주 착한 아가씨들, 좀 바보같이 그려내는 조연들..이런 게 비슷해서 작품마다 느끼는 필이 똑같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 황규영 작가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첫째, 이제는 대단히 안정된 필력. 참마전기에 와서는 아주 무르익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짧은 단문, 그러나 딱딱 들어오는 내용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문장과 글 내용 흐름. 의성어, 의태어로 줄 채우지 않는 상황 묘사. 자기만의 스타일을 확고히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키퍼의 진부동 작가님과 비슷하죠. 이러한 스타일은 굉장한 이점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두 번째 이유입니다.

둘째, 바로 빠른 출간속도죠. 군살 없는 문장으로 핵심만 뽑지만, 너무 건조하지 않은, 이런 스타일을 만듦으로써 표현하는 데에 고민할 필요없이 이야기만 정해져 있다면 죽 쓸 수 있게 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빠른 출간속도에도 불구하고..

셋째, 일정 선을 유지하는 퀄리티입니다. 위의 필력과 연계되지만, 꾸준하게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작품을 뽑아냅니다. 적어도 황규영 작가님 이름보고 책을 고르면, 이 정도 재미는 준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 이상은 모르지만, 그 이하는 없다고 할 수 있죠.

넷째, 편하게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가슴 답답하게 하는 주인공도 아니고, 치가 떨리는 악독한 악당도 없고, 피가 튀고 사지가 절단 나는 무시무시한 내용도 아니고. 정말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청바지와 티셔츠,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그대로죠.

그렇다고 마냥 이 코드도 아닙니다. 이것이 나의 복수다 처럼 약간 중간을 달리는 작품도 쓰십니다. 또 더타이거라는 단권짜리 현대소설도 쓰셨고요.

그럼에도 이렇게 말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황규영이라는 이름에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거죠^^? 저는 표사도 재밌고, 잠룡전설도 재밌고, 금룡진천하, 참마전기, 등등 다 재밌습니다. 이번 작이 끝나고 한 번쯤 이런 불만을 잠재울 수 있게 제대로 찐한 소설, 한 편 써주시면 안 될까요? 작가님 팬으로서 속상합니다ㅠㅠ

물론 계속 참마전기 같은 글 쓰셔도 좋습니다~

3권이 기다려지는 참마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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